“무료였던 인터넷 콘텐츠가 유료로 바뀌고 있지만 과금 시스템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공급하는 업체와 이를 인터넷에 제공하는 포털사이트, 그리고 이용자들간 삼각 관계에서 진행되는 돈의 흐름을 관리하는 빌링 전문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안병철(31) 글로벌카이스 사장은 콘텐츠 유료화가 진행되면 자연스럽게 이를 결제해주는 빌링(Billing)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생각, 지난해 5월 글로벌카이스를 설립했다. 빌링 시스템이란 가상 은행 결제 시스템으로 인터넷의 유료 콘텐츠를 이용하는 고객들이 핸드폰 신용카드 ‘700서비스’ 등 다양한 방법으로 사용요금을 결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시스템을 말한다.예컨대 영화배급업체가 인터넷을 통해 영화 한 편을 제공한다고 치자. 인터넷 이용자들은 신용카드나 핸드폰을 통해 1천원을 내고 접속한다. 1천원 중 영화배급자에게 9백원, 포털사이트에 50원 그리고 나머지 50원은 과금 솔루션을 지원한 글로벌카이스에 분배된다. 콘텐츠 제공업체와 이용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글로벌카이스의 수수료 수입은 늘어난다.이 회사는 이미 세계적 포털업체 알타비스타, 데이콤 한국통신 그리고 한국후지쯔 등과 빌링 솔루션 공급 계약과 운영지원 계약을 맺었다. 또 콘텐츠 유료화가 가속화되고 있는 학원 사이트와 게임 사이트에 영업력을 집중, 새 고객들을 발굴하고 있다. 이처럼 설립된 지 1년만에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는 이유는 솔루션을 무료로 지원하고 수수료로 이익을 나누는 비즈니스 모델, 그리고 카이스트 출신의 고급 개발 인력에 힘입어서다. 이를 바탕으로 안사장은 올해 매출 1백50억원과 순이익 7억원을 달성하는 야심찬 목표를 세웠다.특허 에이전트 사업 통해 인맥 넓혀그는 30대 초반의 젊은 나이지만 사업 경력은 햇수로 5년이 넘는다. 고려대 전산과 학생시절부터 스티커자판기 사업, 특허 에이전트 사업 등을 벌였다. 스티커 자판기는 아이템은 좋았는데 너무 시장에 빨리 나와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그러나 특허중개 사업은 달랐다. 그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특허권을 보유하고 있는 카이스트에 살다시피 하면서 이들 연구진과 어울리는 한편 중소기업 사장들을 닥치는 대로 만나 서로에게 필요한 특허를 연결시켜 주고 수수료를 받았다. 이를 통해 안사장은 ‘특허권의 자산화’를 촉진시킨 사람으로 알려졌고 여기저기서 도와주는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를 좋게 본 최덕인 카이스트 원장은 지난해 안사장의 결혼식 주례를 서주기도 했다. 지금 글로벌카이스의 개발인력도 이때 친분을 다진 사람들이다.“사업하는 이유요? 성취욕 때문이죠. 물론 사업하다보면 실패할 때도 있고 분 할 때도 많아요. 실력으로나 가격으로나 내가 앞섰는데 무슨 이유인지 경쟁자가 프로젝트를 따내면 비참해져요. 이럴 땐 울기도 합니다.”안사장은 이렇듯 우울한 날이면 만화책을 본다. 그러나 단순히 기분 전환용이 아니다. 경영과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기업만화를 읽고 세부지식이 필요하면 전문만화를 읽는다. 그가 개인적인 관심을 갖고 있는 군사학이나 고고학 지식도 만화를 통해 배웠다. 머릿속이 복잡할 때면 그냥 ‘탁’ 방에 드러누워 무협만화를 읽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