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탄한 재무구조·고부가가치 제품 개발, 매출 신장 한몫 … ERP 도입, 품질 안정화도 성공

대덕GDS는 원판구입업체를 다변화해 매출원가에서 60%나 차지하던 워판가격을 45%까지 낮췄다.유영훈 대덕GDS 사장은 지난 96년 대표이사로 부임한 뒤 원판생산업체와 싸우는 일부터 시작했다. 대덕GDS는 TV와 VCR, 컴퓨터 모니터 등에 들어가는 회로기판(PCB)을 생산하는 업체. 회로기판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재료에 해당하는 원판을 구입해야 한다.유사장이 원료를 공급하는 원판업체와 싸운 이유는 가격을 낮추기 위해서였다. 제조업체는 원자재 가격을 가능한 싸게 구입해야 수익을 많이 낼 수 있다. 그는 원자재 가격이 매출원가의 60%나 차지하는 구조로는 수익을 낼 수 없다고 판단, 무조건 원판생산업체에서 공급하는 제품의 가격을 낮춰야 했다.그러나 싸운다고 될 일이 아니었다. 원판업체도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지위를 이용해 최대한 가격을 높여 받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유사장은 무작정 매달려서는 한계가 있다고 생각, 구입업체를 다변화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제품 구입업체를 2~3곳 더 둔다면 업체들간에 경쟁관계가 생겨 원판가격을 좀 더 낮출 수 있다고 생각했다.쉬운 일이 아니었다. 이런 전략은 원판생산업체도 똑같이 적용할 수 있는 전략일 수 있기 때문. 원판업체가 대덕GDS처럼 회로기판을 생산하는 또 다른 업체들을 발굴해 공급물량을 조절한다면 가격은 오히려 올라갈 수 있어서다. 게다가 원판업체가 대덕GDS에 ‘괘씸죄’를 물어 공급 물량을 줄인다면 상황은 역전된다.원판 구입업체 해외로까지 확장하지만 운이 좋았는지 대덕GDS 쪽으로 상황이 유리하게 돌아갔다. 우선 회로기판을 생산하는 경쟁사들이 수지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페놀 회로기판 생산을 포기하기 시작했다. 회로기판은 페놀용과 에폭시용 등 두 가지가 있는데 에폭시용 제품이 수요가 많아 수지가 좋았다. 이런 이유로 경쟁업체들이 이 제품 생산을 중단하자 당연히 원판 구입의 주거래선은 대덕GDS가 됐다. 원판생산업체로서는 대덕GDS를 잡지 않으면 원판을 팔 수 없게 되자 가격을 낮추기 시작했다.그러나 유사장은 이에 만족하지 않고 중국에서도 원판생산업체를 찾아 구입업체를 해외로까지 확장했다. 특히 중국쪽은 인건비가 싸서 국내 원판가격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었다.이런 노력으로 유사장은 매출원가에서 60%나 차지하던 원판가격을 45%까지 낮추는 데 성공했다. 경쟁업체의 퇴진과 구입업체의 다변화로 원가 절감에 성공한 유사장은 회로기판 시장을 장악하고 수익을 높이는 등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것이다.대덕GDS가 우량한 재무구조를 유지한 비결은 이처럼 생산에 들어가는 비용을 절감한 것 뿐 아니라 고부가가치 제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한 데서도 찾아볼 수 있다.이 회사가 주력 생산하는 페놀 회로기판 사업은 단가가 하락하고 물량이 감소돼 수익성이 점차 감소되는 추세에 있다. 이에 대비하기 위해 회사는 특수 회로기판(STH, CPTH 등)을 95년 국내 처음으로 생산했다. 이는 경쟁업체가 공급하는 제품과 기능 품질은 같으면서도 가격은 30% 가량 저렴하기 때문에 매출 확대의 효자노릇을 하고 있다.고객 요구 맞춰 생산·개발 계획또 디지털 가전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 지난해부터 디지털 가전용 회로기판(MLB)을 개발했고 이 역시 매출 신장에 기여했다. 이를 바탕으로 이 회사는 지난 97년부터 해마다 매출과 순익 성장률이 1백% 이상을 기록했다.97년 매출과 순익이 각각 1천1백억원과 86억원이었지만 지난해 1천6백억원의 매출에순익은 2백20억원을 넘었다. 올해는 1천8백억원의 매출과 3백억원의 순익을 예상한다. 제품의 경쟁력 강화, 회로기판 분야의 외길 투자, 그리고 연간 1백30억원의 이자소득을 올리는 탄탄한 재무구조로 성장세를 지속시키고 있는 것이다.고객의 변화를 따라잡는 것에도 신경을 썼다. 매주 1회씩 팀장 모임에서 한 주 동안 고객 불만과 움직임에 관한 정보를 주고 받으면서 생산과 개발계획에 이를 이용한다. 이 회의를 통해 국내 최초로 특수 회로기판을 생산했다. 고객의 요구를 맞췄다기 보다는 오히려 없던 시장을 창출한 것이었는데 97년 이후 회사 매출이 급성장한 이유도 바로 이 제품을 생산해서다.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다 보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한다는 교훈을 얻은 사례다. 고객의 눈높이를 맞추는 노력 때문에 회사 매출에 큰 도움을 줬던 제품 중에 MLB도 한몫했다.세계적으로 회로기판 시장의 50%를 점유하고 있는 이 회사는 10여년 전부터 전사적자원관리시스템(ERP)을 도입해 제품의 품질을 균일하고 안정화하는 데 성공했다.CEO탐구유영훈 사장수익 높이기 위해 비용 관리 ‘꼼꼼히’유영훈 대덕GDS 사장은 회계분야 출신답게 숫자에 꼼꼼하다. 관리가 치밀한 스타일이다. 회사의 수익을 높이기 위해서는 영업 못지 않게 내부 비용 관리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이 그의 경영철학이다. 치밀한 관리뿐 아니라 고객의 소리를 듣는 데에도 남다른 관심을 보이고 있다. 외부에서 고객이 오면, 대리급 실무자라도 꼭 만나서 업계 현황에 대해 청취한다.유사장이 기대하는 회사의 미래는 매출의 급성장을 이룩하는 것보다는 내실 있는 회사의 모습이다. 지속적으로 성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경영 목표다. 그가 자랑하는 회사의 다른 모습은 1백50억원에 달하는 직원복지기금이다. 은행에 현금만 이 정도가 예치돼 있으며 이를 통해 직원들에게 연리 1.5%로 4천만원까지 주택구입자금을 제공한다.전 직원의 90% 이상이 자기 집을 갖고 있다는 것은 아마 대덕GDS처럼 이익을 착실히 내는 기업이 아니고서는 이룩할 수 없을 것이다.약력: 46년 충북 청원 출생. 81년 연세대 경영대학원. 92년 대덕전자 전무이사. 99년 대덕GDS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