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지더라도 아시아 주식시장은 회복될 것이다.”마크 모비우스(사진)는 지난 8월말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이런 전망은 아시아 증시가 미국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라는 통념과는 달라 주목받고 있다. 그는 아시아 주가가 내년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회복될 것이며 인도네시아와 태국이 가장 높은 주가상승을 보일 것으로 예측한다.전문가들은 대부분 미국 경제가 아시아 경제 회복의 관건이라 보고 있다. 미국은 아시아 국가들의 가장 큰 수출대상국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모비우스는 내년부터 중국이 아시아의 가장 큰 수출대상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렇게 되면 미국에 대한 수출의존도는 낮아진다. 아시아의 대미 수출은 감소 추세인 대신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아시아 국가들의 내년 경제성장은 내수에 의해 주도될 것으로 그는 예상한다. 미국 의존도는 더욱 낮아질 것이다.모비우스는 최근 수년간 펀드의 수익률 부진으로 자신의 명예가 실추됐다고 생각한다. 운용규모가 13억달러인 템플턴 개발도상국 펀드(Templeton Developing Markets Fund)는 지난해 31.8%의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S&P지수 하락률 9.1%와 비교해도 매우 저조한 성과다. 최근 5년간 연평균 수익률도 마이너스 4.6%인 반면 같은 기간 S&P500 지수는 연평균 14.0% 상승했다. 다행히 금년 들어 8월까지의 수익률은 마이너스 5.4%로 시장지수 하락률의 절반에 그치고 있다.그는 수익률 부진의 원인을 투자기업들의 지배구조(Corporate Governance)에 문제가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그후 기업지배구조를 고쳐보려 노력하고 있다. “성장잠재력이 높은 기업을 매수한다 해도 의심나는 사업거래와 어설픈 경영관리, 주주에 대한 홀대로 골탕을 먹곤 한다. 기업지배구조가 조정되면 이머징마켓에서 큰 폭의 주가 상승이 나타날 것이다.”“아시아 주가 내년 중반부터 본격 회복”그는 이머징마켓의 기업들이 주주들을 대하는 방식을 개선하기 위해 강수를 두고 있다. “과거에는 존 템플턴의 방식대로 시장이 비관적일 때 가치가 있는 기업을 사면 성공한다고 믿었으나 지금은 다르다. 그동안 내가 너무 순진했던 것 같다. 예전에는 주가가 떨어지면 주식을 샀다. 그러나 이제는 기업을 자세히 들여다 보려고 한다.”이렇게 바뀌게 된 계기는 95년에 있었다. 당시 13%의 지분을 가지고 있던 브라질의 한 소매체인회사가 부도났다. 투자하기 전에 기업을 방문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 데 어느 날 갑자기 자산 일부가 증발해 버렸다고 한다. 모비우스는 회사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지만 결국 패소해서 소송비용 7만달러만 날렸다.그 때부터 기업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해 구체적인 행동에 들어갔다. 우선 지난 몇 년간에 걸쳐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기업의 수를 6백50개에서 1백60개로 대폭 줄였다. 투자기업을 보다 자세히 관찰하기 위해서다. 이에 더해 가능하면 이사회 멤버로서 회사의 경영에 직접 참여하려고 한다.이런 노력들이 효과를 보고 있느냐는 질문에 “조금 있다고 본다. 그러나 대주주의 이해관계 등으로 기업지배구조가 무시되기 일쑤여서 아직은 효과가 적다”고 고백한다.마크 모비우스의 투자조언- 가장 훌륭한 보호막은 분산투자다.- 위험을 감수한 만큼 돈을 벌게 된다.- 높은 변동성은 모든 주식시장의 속성이다.- 감정을 배제하고 장기 수익성에 근거해서 투자하라.- 비관적인 전망이 팽배할 때가 매수 적기다.- 낙관적인 전망이 극에 달할 때가 매도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