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잉사 등 미국 MD계획 지지업체 4인방 호황 예상 … DVR시장도 ‘꿈틀’

미국의 대형테러는 순식간에 모든 경제지표를 끌어내렸다. 하지만 세상이 궤멸되는 극한상황이 아닌 이상 ‘불황 중에도 호황’을 누리는 업종은 반드시 있는 법이다. 최근 미국에서 테러를 딛고 서서히 떠오르는 업종은 군수산업과 보안산업.군수산업은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전쟁선언으로 모처럼만의 ‘호황’을 누릴 태세다. 군수산업은 90년대 들어 국방 수요가 크게 줄어들자 많은 적자로 허덕여왔다. 때문에 일부 군수업체들은 생존을 위해 자신의 첨단 기술을 일상 생활에 활용이라도 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기도 했다. 이와 함께 미 군수업체들은 미사일 방어망(MD) 체제 구축을 위해 의회 등에 지속적인 로비와 입김을 작용해왔다. 이들은 이같은 군사비 지출을 정당화하기 위해 어디서든 분쟁이 일어나기를 은근히 바래왔다. 이런 차에 테러사건이 터졌으니 미 군수업체들이 소리없이 환호성칠 것은 당연한 일이다.이번 테러사건의 최대 수혜자는 부시 대통령의 MD계획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온 보잉사를 비롯해 록히드 마틴, 래이톤, TRW사 등 군수산업 ‘4인방’이다. 군수 재고물자를 이번 기회에 소진할 수 있음은 물론 MD계획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수 있기 때문이다.보잉사는 지난해 12월 미 국방부와 새로 6년 동안 5백20억달러 규모의 계약을 체결해 전반적인 MD설치를 주도해 오고 있다. 그리고 래이톤사는 MD계획 가운데 요격탄두 개발을 맡아 지난해 7월까지 모두 2번의 실험실패에도 불구하고 부시 행정부로부터 2천4백40억달러 예산을 지원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래이톤사는 또 록히드 마틴사와 함께 해상용 미사일 본체와 레이더, 컨트롤 시스템분야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이 분야의 예산은 적게 잡아도 55억달러 규모다.항공기 미사일 요격시스템은 보잉사와 TRW, 그리고 록히드 마틴사가 협력해 추진할 계획이다. 보잉 747-400, 즉 점보제트기를 개조한 항공기에 레이저 장치를 탑재해 적의 미사일을 찾아 요격하게 한다는 계획인 데 개발비용으로 무려 64억달러가 쏟아 부어진다. 이렇게 보면 미국 테러사건은 이들 4개사에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인 셈이다.보안산업도 벌써부터 꿈틀대고 있다. 수요가 크게 늘 것으로 예측되는 것은 DVR(디지털 영상 저장장치) 시장이다. DVR는 카메라에 잡히는 영상을 비디오 테이프 없이 디지털화시켜 하드디스크(HDD)에 압축 저장하는 차세대 영상 저장장치다. 이는 경보장치 등을 원격으로 조정해 침입자를 몰아낼 수 있고 범인추적은 물론 영상과 음성 데이터를 증거로 보관할 수도 있다. DVR는 현재 한국이 세계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대표적인 한국기업은 3R. 이회사는 지난 99년 세계 최대의 보안 전문 전시회인 뉴욕 국제보안시스템 전시회(ISC EXPO)에서 미국 보안산업협회가 주는 CCTV분야의 최우수 신제품상 등을 받아 일찌감치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미국 IT리서치업체인 프로스트 앤드 쉘리번은 미국 테러사건이 있기 전 2003년 이후부터는 16억달러 규모에 달해 전체 CCTV 시장의 50% 이상이 DVR로 교체될 것으로 전망했다. 따라서 이 시장은 테러사건으로 가파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추측된다.해커 등으로부터의 피해를 막기 위한 솔루션 산업도 뜰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즈는 최근 미국에 대한 물리적인 테러직후 미국 금융기관 등을 마비시키기 위한 사이버 테러가 집중될 것으로 우려했다. 이에 따라 이를 방지하기 위한 정부기관 및 기업들의 솔루션 수요가 빠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