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브스지가 올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페이에즈 새러핌(Fayez Sarofim, 사진)은 재산이 20억달러로서 세계에서 2백34번째 부자다. 이집트에서 태어난 그는 40년대 초 미국으로 이민와서 캘리포니아대학과 하버드 비즈니스스쿨을 졸업했다. 면방회사에 취직해 일하다가 58년 30세 때 자산운용회사를 차렸다. 자본금은 10만달러였는 데 이 돈은 이집트에서 목화를 재배하는 부친으로부터 받았다.새러핌이 현재 운용하고 있는 자금은 4백50억달러에 달한다. 여기에는 포드 모빌 제너럴일렉트릭의 기업연금과 라이스대학의 기부금, 휴스턴의 미술관기금, 드레이푸스뮤추얼펀드 등이 포함된다.그는 워런 버핏과 마찬가지로 월마트 질레트 코카콜라 머크와 같은 성장하는 대형기업에 장기 투자해 성공했다. 주식을 한번 사면 수십년간 보유해 펀드의 연간 회전율이 5%에 불과하다. 워런 버핏은 기술주를 완전히 배제했지만 새러핌은 컴팩 시스코 휴렛패커드 마이크로소프트 등의 기술주에도 투자했다.현재 포트폴리오에서 비중이 가장 높은 종목은 코카콜라다. 81년부터 투자했는데 지금은 발행주식의 2%를 보유하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올해 들어 20% 하락했지만 그는 장기 주가전망에 대해 낙관하고 있다. “코카콜라의 순이익은 앞으로 10년간 두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경영진이 유능하고 프랜차이즈가 강력하며 세계 탄산음료시장의 절반을 점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코카콜라의 현재 PER(주가수익률)는 48배로서 주가가 결코 싸다고 할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규 자금이 들어오면 이 주식을 계속 사고 있다고 한다.“주식투자할 때 흔히 범하기 쉬운 실수는 너무 싼 주식만을 찾는 것이다. 그런데 주식이 싼 것은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기 때문이다. 주가가 비싸더라도 계속 성장할 수 있는 기업주를 사야 한다”고 강조한다.성장주가 중소형주에서 나온다고 보는 피터 린치와는 달리 가장 훌륭한 성장주는 대형주 중에서 찾아야 한다고 믿는다. 업계 1~3위 기업이 그 산업에서 창출되는 이익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는 것이 그 이유다.그는 마이크로프로세서 업체인 인텔도 좋게 보고 있다. 공모전에 헐값에 사기 시작, 80년에 발행주식의 5%까지 매입해서 85년에 매도했다. 그러나 팔고 나서도 주가는 계속 올랐다. 수십억달러의 이익을 놓친 다음 결국 95년에 다시 샀다. 그는 인텔 주식을 너무 일찍 판 것을 두고두고 후회하고 있다. “다시는 이런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다. 가장 큰 실수는 좋은 주식을 너무 일찍 파는 것이다. 잘 오르는 우량 주식은 그대로 두고 주가가 못 오르는 불량 주식을 팔아야 한다. 대부분의 투자자들은 이와 반대로 하기 때문에 실패한다”고 충고한다.“좋은 주식 너무 일찍 팔지 말라”어떻게 해야 주식투자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가를 자기 취미인 미술품 투자를 예로 들어 설명한다. 그는 아주 오래전에 무명 화가가 그린 그림을 3백달러에 샀다. 그런데 지금도 시세가 3백달러밖에 안 한다. 그런가 하면 아랍의 왕족이 그린 그림을 1천1백달러에 사서 2만5천달러에 판 적이 있다. 그러나 이 작품은 현재 40만달러에 거래된다고 한다.그가 미술품에 투자한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는 간단하다. “우량기업 주식을 사라. 그런 다음 결코 팔지 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