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란콜라, 초록사이다, 빨간라면, 녹색케첩’. 식·음료 시장에도 컬러 물결이 넘실거리고 있다. 콜라=검정, 사이다=투명, 면발=흰색, 케첩=빨강이라는 기존 등식을 거부하면서 컬러를 무기로 도전장을 내밀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대표적 업체가 ‘콤비옐로콜라’의 해태음료다. 해태음료는 지난해 ‘콤비콜라’를 통해 탄산음료 시장에 뛰어들었으나 결과는 참패였다. 시장 점유율이 2%를 넘지 못하면서 기존업체의 아성에 부닥친 해태음료는 지난해 10월 ‘파격적인’ 결단을 내렸다. 바로 콜라 원액의 컬러를 바꾸는 것. 해태음료 상품기획팀 최홍국 팀장은 “차별화 전략으로 컬러 마케팅을 생각했다”며 “노란색을 선택한 이유는 당시 청소년 사이에 유행하던 컬러가 노란색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올 3월 출시된 콤비옐로콜라는 고등학생 이하 청소년 중심 틈새시장을 집중 공략해 출시 초기 2개월 동안 월 30만 박스씩 팔려나가는 인기를 누렸다. 하지만 6월 들어 8월말까지는 월 15만 박스씩 팔리면서 매출이 줄었다. 이에 대해 최팀장은 “같은 시기에 경쟁사들의 서비스 물량이 많았던 것에 비하면 괜찮은 실적”이라고 설명했다. 해태음료의 전략적 컬러 마케팅을 통해 나온 제품은 콤비옐로콜라 외에도 참매실 모과 다래 등 ‘참’ 시리즈와 어린이용 음료수가 있다. 특히 곰인형을 닮은 용기에 파랑 빨강 노란색 음료를 넣은 어린이용 음료수 ‘헬로 팬돌이’는 다양한 색상과 이색적인 용기로 어린이 음료 시장을 ‘싹쓸이’했다. 컬러 마케팅으로 무장하고 올 2월 출시된 ‘헬로 팬돌이’는 최근까지 월 25만 박스씩 3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웅진식품, 초록사이다로 매실음료 여세 몰아탄산음료 시장에 컬러를 무기로 등장한 또 다른 업체는 ‘초록 사이다’의 웅진식품이다. 초록 매실로 음료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한 웅진식품은 여세를 몰아 초록이라는 컬러를 통한 새로운 사이다를 선보였다. 웅진식품 마케팅팀 조광현 과장은 “초록매실과 초록사이다는 초록이라는 컬러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라며 “초록사이다는 기존 사이다와 차별화 전략으로 기획됐다”고 말했다. 올 7월 출시된 초록사이다는 첫 달에 2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8월은 25억원어치를 파는 등 매출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이미 초록 마케팅으로 탄생한 초록매실은 99년 12월 출시돼 2000년 한햇동안 1천1백70억원치가 팔려나가는 등 매출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조과장은 “사이다는 맑고 깨끗하다는 이미지가 있는 데 초록은 이런 이미지에 잘 맞는다”며 “처음엔 재료가 매실이라 매실사이다로 지으려고 했지만 초록색을 강조하는 것이 좋다는 판단에 초록사이다로 했다”고 설명했다.파격적 컬러로 신규 수요 발굴에 나선 곳도 있다. 하얀 면발로 대표되던 라면시장에 컬러 라면이 등장한 것과 불문율처럼 여겨졌던 빨간색 케첩이 녹색으로 바뀐 것이 그 대표적 사례다. 뒤늦게 라면시장에 진출한 오뚜기식품은 지난해 말 고추의 매운 맛 성분인 캡사이신을 사용한 붉은색 라면 ‘빨개면’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파격적인 컬러 덕에 올 2월 출시 이후 월 평균 25만에서 30만 박스가 팔리는 효자 품목으로 자리잡았다. 이 회사 라면즉석면 기획팀 강경돈씨는 “빨개면이 나온 이후 경쟁업체에서도 비슷한 제품이 나오는 등 라면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국내 이야기는 아니지만 미국에선 녹색 케첩이 등장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전세계 케첩 시장의 51%를 점유하고 있는 하인즈는 최근 녹색케첩을 출시했다. 하지만 국내엔 수입이 금지된 색소가 있어 당분간 접하기 어려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