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트리샤 던(Patricia Dunn, 사진)은 올해 48세로서 미국 바클레이즈 글로벌 인베스터즈(Barclays Global Investors)사 회장이다. 이 회사는 운용자산 규모가 8천억달러로 세계에서 두번째로 많으며 특히 인덱스펀드에서 앞서가고 있다. 그녀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쇼걸을 하던 어머니와 단막극 배우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다. 버클리대학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한 후 가족들의 생계를 위해 처음에 임시직 비서로 취직했다. 그후 마케팅 보조원, 트레이더, 포트폴리오 매니저 등을 거쳐 입사 25년만에 최고경영자가 됐다. 인간승리의 표본인 셈이다.“ETF 펀드가 투자자들에게 가장 유리”그녀는 인덱스펀드야말로 최선의 투자방법이라는 소신을 갖고 있다. 이 점에서 뱅가드의 창업자인 존 보글과 비슷하다. “투자에 필요한 것은 직관이 아니라 공학이다. 그래서 우리는 개인의 재능보다는 과학이 최선이라는 전제 아래 상품을 설계하고 판매한다. 인덱스펀드에 주력하는 것은 이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녀는 머니매니저들이 높은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는 특별한 재능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뮤추얼펀드의 운용 수수료가 너무 비싸다고 비난한다. “머니매니저들은 무명의 작가가 그린 평범한 그림을 피카소 작품 값으로 팔고 있다”고 비꼰다.인덱스펀드에는 뮤추얼펀드와 ETF(상장지수펀드, Exchange Traded Fund) 두 가지가 있다. 던여사는 ETF가 다른 일반 펀드보다 투자자들에게 더 유리하다며 지난해부터 이 상품을 적극적으로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ETF는 자산운용회사가 자금을 모아 특정 주가지수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짠 다음 시장에서 일반 주식처럼 거래되게 하는 금융상품으로 우리나라에서도 내년부터 도입하기로 발표됐다. 미국에서 ETF의 운용수수료는 평균 0.1% 미만으로 뮤추얼펀드 중에서 가장 수수료가 낮다는 뱅가드 인덱스펀드 수수료의 절반을 조금 넘고 있다.미국의 ETF 판매잔고는 현재 5백억달러에서 5년 후에는 6천억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아이쉐어즈(iShares)’라는 브랜드로 판매하고 있다. 벤치마크하는 지수는 S&P, 다우존스, 러셀, 나스닥, MSCI 등이며 펀드 종류만도 50여개에 달한다. 최우선 공략 대상은 시장을 초과하는 수익을 내기 위해 적극적으로 운용하는 일반 뮤추얼펀드들이다. 그녀는 이들 펀드가 포트폴리오의 구성과 운용과정을 공개하지 않음으로써 투자자들로 하여금 제대로 투자하고 있는 지 알 수 없게 만들고 있다면서 “자산운용업계는 별 것 아닌 운용기술에 대한 대가로 너무 많은 돈을 거둬들이고 있다. 미국에서 연간 운용 수수료로 받는 돈이 1천3백억달러에 달한다”고 말한다.7조달러에 이르는 미국의 뮤추얼펀드 시장에서 인덱스펀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10%에 불과하다. 인덱스펀드가 유리한 데도 불구하고 시장초과 수익률을 노리는 일반 펀드들의 인기가 여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녀의 대답은 이렇다. “다른 펀드 수익률을 앞설 수 있는 천재적인 머니매니저를 만날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수년 동안 계속해서 시장수익률을 상회하는 성과를 내는 펀드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것은 단지 운이 좋았기 때문이다. 천재적인 매니저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돈을 맡기기 전에 사전적으로 이들을 찾아내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패트리샤 던의 투자 노하우- 성공투자의 바탕은 직관이 아니라 엔지니어링이다.- 재능보다는 과학에 의존한 투자가 성공을 보장한다.- 계속해서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천재는 없다.- 인덱스펀드, 그 중에서도 ETF가 최선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