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에 경제의 중심축인 중산층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국가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3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은 5805만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이는 2017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전체 5개 소득 분위 중에서도 증가율이 가장 낮다. 같은 기간 고소득층(5분위)은 4.4%, 저소득층(1분위)은 3.1% 소득이 늘어 중산층 증가세가 가장 부진했다.
소득 증가세 둔화 배경에는 근로소득 증가율 축소와 사업소득 감소가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소득의 60%를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3483만원으로 1.5%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이는 2020년(1.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사업소득은 1172만원으로 0.1% 줄어 2020년(-3.3%)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경기둔화, 취업 환경 악화, 내수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자산과 부채에서도 중산층의 어려움이 드러났다. 소득 3분위 가구의 올해 평균 자산은 4억2516만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지만 전체 가구 평균 증가율(4.9%)에는 미치지 못했다.
부채는 859만원으로 9.9% 급증하며 자산 증가율의 두배를 넘었다.
이에 따라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액은 3억4456만원으로 2.2% 늘어나는 데 그쳤으며 이는 전 가구 평균 순자산 증가율(5.0%) 절반 수준 이다.
중산층의 소득·자산 여력이 약해지면서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소득 상하위 20% 가구 간 평균 소득 격차는 11.2배에 달했고 근로소득 격차는 30배 수준까지 벌어졌다.
자산 역시 상위 20%가 하위 20%의 8.4배에 달하며 차이가 크게 났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산층 소득 증가 둔화는 경기 둔화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장기적으로는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산층이 정부 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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