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무교동 일대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5.2.13 /사진=한경 이솔 기자
서울 무교동 일대에서 점심식사를 마친 직장인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25.2.13 /사진=한경 이솔 기자
중산층에 해당하는 소득 3분위(상위 40∼60%)가구의 소득 증가율이 지난해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저소득층과 고소득층의 격차가 확대되는 상황에 경제의 중심축인 중산층마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0일 국가데이터처의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해 소득 3분위 가구의 평균 소득은 5805만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이는 2017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낮은 증가율이다.

전체 5개 소득 분위 중에서도 증가율이 가장 낮다. 같은 기간 고소득층(5분위)은 4.4%, 저소득층(1분위)은 3.1% 소득이 늘어 중산층 증가세가 가장 부진했다.

소득 증가세 둔화 배경에는 근로소득 증가율 축소와 사업소득 감소가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전체 소득의 60%를 차지하는 근로소득은 3483만원으로 1.5% 증가하는 데 그쳤으며 이는 2020년(1.3%)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사업소득은 1172만원으로 0.1% 줄어 2020년(-3.3%) 이후 처음으로 감소 전환했다. 경기둔화, 취업 환경 악화, 내수 부진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된다.

자산과 부채에서도 중산층의 어려움이 드러났다. 소득 3분위 가구의 올해 평균 자산은 4억2516만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지만 전체 가구 평균 증가율(4.9%)에는 미치지 못했다.

부채는 859만원으로 9.9% 급증하며 자산 증가율의 두배를 넘었다.

이에 따라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액은 3억4456만원으로 2.2% 늘어나는 데 그쳤으며 이는 전 가구 평균 순자산 증가율(5.0%) 절반 수준 이다.

중산층의 소득·자산 여력이 약해지면서 양극화가 더 심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소득 상하위 20% 가구 간 평균 소득 격차는 11.2배에 달했고 근로소득 격차는 30배 수준까지 벌어졌다.

자산 역시 상위 20%가 하위 20%의 8.4배에 달하며 차이가 크게 났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산층 소득 증가 둔화는 경기 둔화 흐름이 반영된 결과로 장기적으로는 양극화 심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중산층이 정부 지원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유진 기자 jin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