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년 전 뉴욕에서 있었던 일이다. 함께 일하게 된 미국인과 점심 약속을 하고 어떤 음식을 좋아하느냐고 물었더니 일본 음식인 스시를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것이었다. 그의 말인 즉 자기는 아직 한번도 스시를 먹어 본 일이 없지만 주위 친구들로부터 맛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고 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지난70년대만 해도 스시를 먹는 사람을 야만인 정도로 취급하던 자기 친구들이 요즘엔 아직도 스시를 먹어보지 못했느냐면서 바보취급을 한다는 것이다. 그의 말대로 이제 스시는 미국인들에게 특히 비즈니스맨들에게는 별다른 거부감없이 먹게 되는 맛있는 별식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전통적으로 날생선을 좋아하지 않는 미국인들이 스시를 좋아하게 된 것은 우리가 지금 겪고 있는 세계화의 한 특징적 현상으로 설명될 수 있다.세계화는 바로 지금까지 우리가 잘 알고 익숙했던 것과는 아주 다른 세계를 인정하고 이를 수용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를 우리에게 안겨주고 있다. 많은 미국인들이 처음에는 스시가 자기들의 전통 음식과 크게 다를 뿐 아니라 아주 비위생적이고 매우 위험한 음식이란 인식 때문에 거부감을 나타내다 일본과의 상호관계가 깊어지고 상호이해가 넓어지면서 이제는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의 하나로 받아들이기 시작한 것이다.세계화가 진전되면서 여기저기서 충돌과 마찰이 일어나고 일부 국가간 또는 민족간에 미움과 증오가 증폭되고 있는 것은 바로 자기들과 다른 것에 대한 거부감과 두려움에 큰 원인이 있다고 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기에게 익숙했던 것과 다른 것에 대해 거부감을 보이고 두려움을 느낀다. 그러나 세계화는 지금까지 우리가 알고 익숙했던 것과는 아주 다른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는 환경속으로 우리를 몰아가고 있다.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세계화에 두려움을 느끼고 세계화에 반대하거나 저항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상하게도 사람들은 자기 생각이나 가치관과 다른 것은 자기에게 나쁜 것이며 자기에게 위협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는 습성이 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느끼는 세계화에 대한 두려움은 바로 자기와 다른 것에 대한 두려움의 연장이라고 볼 수 있다.세계화의 시대에 우리가 명심해야 할 것은 이런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는 점이다. 자기와 다른 남의 문화와 가치관, 나와 다른 남의 생각이나 주장은 잘못되고 나쁜 것이란 생각에서 벗어나 다른 것을 인정하고 자기 것과 조화를 이루며 수용하는 자세가 필요하다.특히 기업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지금까지와 다른 여러가지 것들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세계가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돼 어느 때보다 넓은 시장에서 다양한 소비자를 대상으로 비즈니스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비즈니스맨들은 더 넓은 세계관을 가지고 변화하는 환경에 더욱 기민하게 대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여기서 더넓은 세계관이란 지금까지 자기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세계에 대해 아는 것을 의미하며 지금까지와는 다른 생각과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자세를 말한다.여러가지 이질적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져 하나의 시장으로 통합되는 세계화의 물결을 헤쳐 나가기 위해선 다른 세계에 대해 보다 더 잘 알고 또 지금까지와 다른 새로운 것을 수용하고 활용하는 자세가 긴요하다. 지금 우리 앞에는 그동안 익숙하게 여겨왔던 것과는 아주 다른 세계가 숨가쁘게 펼쳐지고 있다. 이 새로운 환경에 효율적으로 적응하는 비결은 다른 것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버리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