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경기 연내 회복 힘들고 소비둔화 위험 …‘주가 이미 크게 하락됐다’ 등은 호재

테러쇼크를 빌미로 주가가 한때 500P 밑으로 떨어졌고 우울한 전망이 난무한다. 과연 주식시장은 비관 일색일까. 앞으로 시장을 변화시킬 수 있는 대표적 호재 세 가지를 꼽아보자.첫째, 현재까지 각국 중앙은행이 적절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점이다. 1950년 이후 경기의 호·불황을 결정짓는 것은 인플레였다. 인플레가 심해지면 각국 중앙은행은 이를 막기 위해 통화 긴축 금리 인상 정책을 사용했고 이런 금융정책은 수요 감소를 초래해 경기둔화를 가져왔다.하지만 현재 경기둔화는 과거와 달리 인플레보다 IT 공급과잉에서 발생하고 있다. 원인이 다른 만큼 처방도 달라야 하는 데 현재까지 공급과잉에 대응한 정책은 적절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 연초 이후 선진국 중앙은행은 ‘금리 인하-유동성 공급’에 초점을 맞춘 정책을 폈다. 공급과잉으로 가격이 떨어질 때 강력한 금융완화 정책은 유효수요를 늘려줄 수 있는 방법이 된다.물론 금융긴축정책에 의해 발생한 경기둔화 때보다 이번 금융완화의 효과가 약한 것이 사실이지만 금융완화는 수요를 적정수준으로 유지하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경기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다.둘째, 주가가 이미 크게 하락했다는 점이 호재다. 1900년 이후 1백년 동안 S&P 500지수는 9차례 큰 폭 하락을 겪었다. 30년대 대공황 때에는 80% 이상, 74년 제1차 오일쇼크 때에는 50% 정도 주가가 떨어지기도 했지만 일반적 경기침체기 때의 하락률은 30~40%였다. 지난해 고점 이후 현재까지 S&P 500 지수 하락률은 35.7%다. 이미 과거 평균적인 하락 수준까지 떨어진 것이다. 나스닥의 경우 하락률은 더 커 지난해 고점 대비 70%에 달하고 있다.물론 현재 경기둔화가 IT 공급과잉에 의해 발생하고 있어 실물부문에서 공급-수요의 균형이 맞는 시간까지 주가 조정기간도 길어질 수 있다. 그러나 이미 주가가 과거 평균수준까지 하락했고 특히 공급과잉의 핵심인 IT주가가 70% 이상 떨어졌기 때문에 큰 폭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미 소비둔화 영향, IT주 하락 때보다는 줄어비록 미국의 소비가 둔화되고 이것이 주식시장에 IT에 이어 두 번째 충격을 준다해도 우리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IT주가 하락 때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 것이란 점이 세 번째 호재다.우리나라와 미국의 소비관련주는 같이 움직이지 않는다. 내수관련 기업들은 영업 범위가 국내인 만큼 영업상황이 각 국가의 내부 요인에 의해 결정된다. 따라서 미국의 소비 둔화가 국내 소비재 관련 기업의 주가에 어느 정도 영향은 미칠 수는 있지만 IT와 같이 결정적인 요인은 아닐 것이다.국내 내수관련기업 주가가 미국기업에 비해 먼저 하락했다는 점도 이같은 예측을 뒷받침한다. S&P 500 소비재 관련주가는 99년 초 주가를 중심으로 30% 범위내에서 등락했다. 이에 비해 국내 음식료, 제약 등 7개 내수업종 주가는 고점 대비 70% 이상 하락했다.이처럼 시장이 긍정적인 변화를 안고 있지만 당분간 주식시장은 약세를 면치 못할 것이다. 1차 경기둔화를 가져왔던 IT경기가 연내에 회복되기 힘들고 소비 또한 상당히 위험한 상황에 있다. 이런 점에서 주가가 추가 하락할 수도 있다. 기술적으로 1년간 지지선이던 500P가 붕괴된 이상 450P 이하로 주가가 내려갈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