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20대 젊은 부부가 찾아왔다. 사연인즉 연애 결혼을 했고 귀여운 아기도 낳았지만 남편의 갑작스런 실직으로 생계가 막막해졌다는 것. 궁리 끝에 창업을 결심하고 컨설팅을 요청하러 방문한 것이었다. 창업자금은 1천만원 이하로 잡고 있었다.이 부부에게 오토바이를 이용한 소호아이템 하나를 추천해 줬다. 이른바 ‘오토바이를 탄 수퍼맨’ 사업이다. 이 사업은 일손이 달리거나 여유시간이 모자란 재래시장 또는 상가 밀집지 업주를 대상으로 한다. 사업내용은 말 그대로 오토바이로 할 수 있는 모든 서비스를 포함한다. 업주들 입장에선 손쉽게 부릴 수 있는 전천후 심부름꾼을 채용하는 셈이다.대표적으로 장보기 대행업을 꼽을 수 있다. 식당 운영에 필요한 각종 식자재 목록을 받아 구매를 대행해주는 일이다. 이른 아침 농수산물시장에 나가 업주가 원하는 신선한 재료를 사다가 배달해 준다면 업주로선 시간과 발품을 아낄 수 있어 편리하다. 장보기 외에도 공과금 납부나 잔심부름도 맡을 수 있다.이 사업은 몇 년전 주목을 받았던 ‘쇼핑대행업’의 연장이다. 한때 큰 인기를 끌었지만 요즘 자취를 감춰버린 그 아이템을 응용, 재도전해 보는 것이다. 과거에는 타깃이 불분명해 실패했던 반면 이 사업은 상가 업주라는 분명한 타깃을 설정하기 때문에 수요가 그만큼 확보된다. 또 활동 반경을 제한하면 훨씬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음식 배달 서비스도 사업의 일부분이다. 어느 동네든 손님이 넘치지만 배달은 미처 하지 못하는 식당이 있기 마련이다. 배달 주문이 많지 않거나 배달하기엔 적당치 않은 음식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각종 죽 종류나 칼국수, 찌개나 탕 종류가 이에 해당된다. 이런 식당을 위해 주문이 있을 때마다 출동해 배달 서비스를 해 주면 된다.이 사업은 무자본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점이 매력이다. 성능좋은 오토바이 한 대만 있으면 사업 준비는 끝. 하지만 전문화하기 위해선 상당한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활동반경 제한시켜야 유리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선 서비스의 장점을 충분히 부각시켜야 한다. 일종의 ‘아웃소싱 비즈니스’로 설정, 효율적인 점포 운영을 돕는다는 취지를 설명하는 게 관건이다. 행동반경은 2~3개 동네로 한정하도록 한다. 중구난방으로 고객층을 확보하면 이동 시간이 길어지고 서비스 질도 낮아지기 마련이다.남다른 사업인 만큼 차별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복장의 차별화가 좋은 예다. 사업 의미에 맞는 수퍼맨 복장은 어떨까.서비스 수수료는 책정하기 나름이다. 일의 내용에 따라 한달 5만~10만원을 받는다면 고객 입장에서도 큰 부담이 없을 것이다. 제휴 식당을 20군데로 잡을 경우 월 평균 수입은 1백50만원 선. 물론 고객이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수입은 많아진다.다소 단조롭고 가볍게 느껴질 수 있는 사업이지만 20대의 젊음이라면 얼마든지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토바이 휴대폰으로 무장하면 무일푼으로도 노다지를 캘 수 있다. (02)571-88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