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 노장 동양화학 등 3곳…5대 그룹에선 현대차 가장 젊어

21세기 한국을 이끌 30대 그룹(2001년 9월2일 현재). 이들은 지난해 3백58조6백1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국내 총생산(GDP) 5백17조6천4백22억원의 69%를 차지했다.이번에 조사된 30대 그룹은 4년전과 확연하게 다르다. 한라 진로 대상 해태 한보 기아 벽산 동아 우성건설 삼미 대우 한일 극동건설 등 14개 그룹이 현대자동차 포항제철 금호 현대정유 한솔 제일제당 현대산업개발 하나로통신 신세계 영풍 현대백화점 동양화학 대우전자 태광산업 등으로 교체됐기 때문이다.30대 그룹의 평균 기업연령은 46.98세(지난해말 기준)로 4년전(96년) 42.38세에 비해 4.6세를 먹었다. 경과년수와 연령증가분이 비슷한 만큼 연륜이 쌓였다고 보는 게 무난할 것이다.이들 30대 그룹 중 가장 젊은 그룹은 지난 97년 설립된 하나로통신으로 21.27세인 반면 가장 나이든 그룹은 63.88세인 포항제철인 것으로 나타났다.5대 그룹삼성 현대 LG SK 현대자동차 등 5대 그룹의 총매출액(44개 상장계열사)은 2백76억8천6백55억원으로 30대 그룹 총매출(3백58조6백1억원)의 77.3%를 차지했다. 이는 국내 총생산(GDP)의 53.5%에 해당하는 수치다.5대 그룹의 평균 기업연령은 44.84세. 지난 96년 39.79세보다 5.05세를 먹었지만 30대 그룹 평균연령 46.1세보다는 1.26세가 젊다.연령순위로 보면 현대자동차그룹이 40.94세로 가장 젊고 SK(42.64세) 현대(46.03세) LG(47.21세) 삼성(47.39세) 순이다. 현대자동차그룹은 4년전보다 2.68세가 젊어진 반면 삼성은 9.15세, LG 9.16세, 현대 5.04세, SK 4.56세가 늙었다.먼저 삼성을 보자. 삼성은 현대의 계열분리 등으로 부동의 1위 그룹에 올랐다. 지난해 12개 상장계열사가 92조5천6백4억원의 매출액을 올렸다. 삼성은 현대나 SK에 비해 노화가 심했다.이는 삼성물산(49.08세) 삼성SDI(49.64세) 삼성엔지니어링(55.02세) 등 3개사가 96년에 비해 각 9.9세, 11.28세, 16.16세를 먹는 등 노화를 주도했기 때문이었다. 삼성중공업(44.53세)과 삼성테크윈(45.81세)도 4년전보다 각 8.31세, 8.5세를 먹은 것으로 나타났다.현대는 지난해 현대자동차 현대백화점 현대산업개발 등의 그룹분리로 몸집이 상당히 가벼워졌지만 남은 계열사들이 유동성문제에 부딪혀 고전하고 있다. 현대의 7개 상장계열사들은 회춘한 미포조선(39.99세)을 제외하고는 기업연령이 평균증가세를 유지했다. 미포조선은 지난해 매출액증가율이 업계평균(4.7%)을 크게 웃도는 21.4%를 기록하는 등 놀라운 성과를 보였다.LG, 성장·안정성 두루 갖춰 ‘40대 초반’LG의 상장 및 코스닥계열사는 모두 11개. 이들중 LG애드(57.41세) LG산전(49.34세) LGCI(60.19세) 등 3개사는 LG의 노화를 부추겼다. 이들을 빼면 모두 성장과 안정을 두루 갖춘 40대 초반이다.SK는 주력기업인 SK텔레콤의 노화만 제외하면 안정적이다. SK텔레콤은 지난 55.4세로 지난 96년의 35.62세보다 19.78세를 더 먹었다.현대자동차그룹은 모기업 현대자동차와 INI스틸(옛 인천제철)의 현격한 회춘으로 젊어졌다. 현대자동차는 40.29세로 96년 51.25세보다 10.96세가 젊어졌다. 지난해 현대그룹으로부터 분리된 데 이어 매출액증가율이 28%로 업계평균(16%)을 크게 뛰어넘은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보인다. INI스틸은 96년 53.39세에서 45.16세로 8.23세가 젊어졌다. 이 회사도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이 59.9%로 업계평균(8.1%)보다 무려 7배가량 뛰었다.6~30위 그룹5대 그룹을 제외한 30대 그룹 중 지난 96년에 비해 평균연령 증가분(4.6세)을 넘는 그룹은 포항제철(증가분 9.47세) 롯데(8.83세) 한화(4.63세) 쌍용(5.69세) 한솔(6.91세) 대림(8.95세) 제일제당(10.03세) 코오롱(6.29세) 현대산업개발(23.46세) 동양화학(21.67세) 등 10개 그룹이다.이들 중 노화 정도가 심한 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건설경기 부진에 따른 수주난과 주택분양난 등으로 매출액이 8.3%가 감소했고 이같은 사업환경 악화로 현금흐름이 둔화된 것이 노화의 큰 원인으로 풀이된다. 제일제당도 매출액 감소와 투자 등과 관련한 부채증가로 몸집이 무거워진 것이 노화를 심화시킨 것으로 분석된다.반면 한진 두산 동부 효성 태광산업 등 5개사는 각 1.98 2.19 2.55 0.44 11.11세가 줄어 96년보다 젊어진 것으로 나타났다.신윤식 하나로통신 사장가장 ‘탱탱’한 그룹의 ‘백전노장’하나로통신의 기업연령은 21.27세로 사람으로 볼 때 가장 왕성한 나이다. 30대 그룹에서 가장 젊어 막내나 다름없는 그룹이다. 총사령관은 회갑을 넘긴 신윤식(65) 사장이다. 하지만 신사장은 20~30대 젊은이 이상의 의지와 실천력으로 회사를 젊게 만든 주인공이다.신사장의 경영스타일은 가끔 ‘돈키호테’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공격적이다. 하지만 신사장은 39년간 통신분야에서 일해 남들보다 직관력이 앞선 것 뿐이라고 강변한다. 아울러 경쟁사들과 똑같이 했다면 생존자체에 어려움을 겪었을 지 모른다는 이유있는 얘기도 덧붙인다.신사장은 이같은 직관력을 통한 공격경영으로 ‘브로드밴드 영웅’이라는 애칭을 듣는다. 이는 신사장이 ADSL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했기 때문이다. 브로드밴드(광대역)란 하나로통신의 사업영역인 초고속인터넷을 뜻한다.하나로통신은 ADSL이 히트치면서 지난 98년 1억원에 불과한 매출액이 99년 2백31억2천만원, 지난해 3천3백61억9천만원으로 불어났다. 올해는 매출액이 9천억원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문제는 적자다. 지난 99년 7백9억원이던 적자폭이 지난해 2천9백91억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부채는 1조5천억원에 달한다. 때문에 주위에선 부실기업이라는 비판의 소리도 나온다.하지만 신사장은 “통신사업 속성상 서비스 개시 후 3년안에 흑자를 낼 수 없다”며 “감가상각 부담이 커서 적자일 뿐 내년 후반께면 흑자로 돌아서고 내후년에는 당기순이익을 낼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