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원제지·팬택·삼보컴퓨터·미래산업·대상사료 상위 차지…미래산업, 흑자 전환후 성장세

대원제지공업대원제지공업은 지난 61년 설립된 이후 줄곧 시멘트 포대 종이를 생산한 제지업체다. 그러나 생산설비의 노후화와 경영자의 경영능력 부족으로 97년 관리종목으로 격하됐고 급기야 기존 사장이 퇴출됐으며 제지생산은 중단됐다.이같은 업체가 이번 조사에서 상장업체 중 가장 ‘젊은 기업’으로 선정된 데는 경영진과 공장설비의 급격한 변화가 있어서다.이 업체는 90년 들어 건설경기가 나빠지면서 영업에 막대한 타격을 받았다. 시멘트 포대의 수요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IMF 이후 노사간 분쟁이 끊이지 않아 종이 생산을 중단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상장종목에서 관리종목으로 떨어졌고 퇴출이라는 막다른 골목으로 몰렸다.채권단에선 4백억원에 달하는 빚을 갚으라고 끊임없이 요구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자 대원제지공업 전 사장인 김영직씨는 회사를 다시 일으켜볼 엄두를 내지 못했다. 부채는 충남 공주 공장 부지를 팔아 충당했고 2백70명 직원도 전원 사퇴시켰지만 주력 사업을 다시 시작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소액주주들은 회사가 상장폐지까지 가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구했으나 기존 경영진에서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그러자 소액주주들은 독자 행동에 들어갔다. 99년 4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소액주주 대표인 김인선씨가 전임 사장 불신임을 물었고 표 대결로 이어져 결국 전임 김영직 사장은 퇴출됐다. 이후 소액주주들은 김인선씨를 대표이사로 선임했고 99년 말 제지업종에서 무역업종으로 업종을 전환하기에 이르렀다.이후 김사장은 네트워크 장비 판매 사업을 시작했다. 삼성전자 콤텍시스템 쌍용정보통신 등과 네트워크장비 납품을 위한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고 외국제품을 들여와 판매하기도 했다.이를 통해 이 업체는 지난해 1백62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9억원의 적자가 발생했지만 외형성장은 이룬 셈이다. 97년부터 99년까지 20억원 안팎의 매출을 올렸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한 성장이다. 그러나 올해는 IT시장의 침체로 1백억원대의 매출을 전망한다.또 사업다각화와 성장사업 아이템을 찾기 위해 벤처업체에 투자했다. 인터넷비즈니스 컨설팅업체인 이비즈그룹, 육아 포털서비스, 온라인 유아전문 쇼핑몰업체, 그리고 ISP전용회선서비스 및 IDC 및 인터넷솔루션 개발 회사 등에 4억~5억원을 투자했다. 김사장은 “앞으로 정보통신분야의 고객들이 효율적으로 네트워크 환경에 접속할 수 있는 시스템을 판매하는 회사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내년 초에는 대원제지공업이 진출한 새로운 사업이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이지만 현재로선 영업실적 호전에 대해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경기 변동 등 외부적 변수가 많고 새 비즈니스가 시장에서 어떤 평가를 받을 지 예측하기 힘들기 때문이다.팬택상장회사별 연령 순위에서 2위를 차지한 업체는 이동전화 단말기 제조업체 ‘팬택’이다. 지난해 이 업체는 모토로라와 대규모 계약을 체결하면서 2천8백71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는 등 98년 이후 꾸준히 매출을 늘렸다. 지난해 내수시장의 침체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해외시장 확대에 노력을 집중한 결과다.모토로라와 계약을 계기로 북미지역 수출을 시작했고 이를 통해 지난 99년과 비교해 26.7% 성장했다. 다만 금융비용 등 영업외비용이 많아 지난해 22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또 영업환경의 악화에도 연구개발과 제조기술, 그리고 생산능력 부문에 계속 투자해 월 40만대 생산능력을 갖췄다. 지난해 말에는 자체개발한 GSM 단말기의 국제규격인증을 획득했고, CDMA 부문에서도 지난 상반기 신제품을 출시했다.또 이 업체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으로부터 비동기방식 사업 참여업체로 선정돼 삼성전자 현대전자와 공동으로 개발을 진행 중이다.삼보컴퓨터상장회사 연령순위에서 3위는 삼보컴퓨터가 차지했다. 세계 PC시장이 위축되고 있지만 이 업체는 유럽과 중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이고, 안산 2공장을 새로 가동하면서 인터넷 단말기를 생산하기 시작했다. 저가 데스크톱 위주에서 노트북 인터넷 단말기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내놓았다. 지난해 매출은 4조원을 기록했지만 1백59억원의 손실을 나타냈다.미래산업4위는 반도체 검사장비 제조기업인 미래산업. 정문술 전 사장이 직원들에게 경영권을 내놓고 퇴임해 화제가 됐던 업체다. 99년 4백억원대 매출이 지난해 1천3백59억원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이 때문에 20억원의 적자 재무구조에서 49억원의 흑자구조로 전환됐다. 반도체 검사장비의 매출호조와 SMD 마운터에 새롭게 진출한 것이 성장의 동력이 됐다.대상사료5위는 배합사료를 생산하는 대상사료다. 대상그룹 계열사인 이 업체는 99년 설립됐고 그해 상장한 회사다. 설립 이후 매출이 늘었다. 99년 4백54억원 매출에서 2000년 1천6백94억원으로 대폭 늘어났다.CEO 인터뷰 / 김인선 대원제지공업 사장“내년 초 인터넷 서비스 회사로 재탄생”“지난 2년 동안 회사가 다시 출발하기 위한 토대를 다졌습니다. 최근 유상증자에 성공해 71억원의 신규자금도 들어왔습니다. 내년 초에는 인터넷 기반의 서비스 회사로 다시 태어날 것입니다.”김인선 사장은 공인회계사 출신이다. 안진회계법인에서 10년간 회계사로 일하다가 창업투자회사를 설립했다. 이곳에서 김사장은 대원제지공업이 부채가 없고 비업무용 토지 등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투자처를 물색하던 김사장은 이 회사의 지분을 인수하기 시작했고 소액주주들에게 위임장을 받아 주총장에서 표 대결을 벌였다. 그 결과 99년부터 대표이사로 선임됐다.“제일 어려웠던 점은 전 대표이사와 경영권 갈등이었어요. 사업 목적을 바꾸려면 3분의2 이상의 지지가 필요한 데 전 사장이 자꾸 발목을 잡았죠. 결국 지금은 경영에 관여하지 않습니다. 대안사업을 구상하는 것도 힘들었습니다. 정보통신쪽으로 사업의 방향을 정했지만 지난해 이 분야 경기가 좋지 않아 다시 정해야 했습니다.”김사장은 “내년에는 기업 이름도 바꾸고 새로운 사업분야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기술력있는 회사를 인수하고 필요하다면 전문 경영인도 영입할 생각”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