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을 집에서도 편안하게 쓸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휴대폰 이용이 확산되면서 집에서도 일반 유선전화를 설치하지 않고 휴대폰만 사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주택가에서는 휴대폰이 잘 터지지 않는 경우가 많고 전화를 걸거나 받을 때 ‘SEND’ 버튼을 눌러야 하는 불편도 있다. 이런 불편을 겪지 않고 휴대폰을 일반 전화처럼 사용할 수 있게 해주는 제품이 선보였다. ‘통신기술의 메카’로 불리는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에 자리잡은 시맥스 와이어리스가 선보인 ‘홈키트(Home Kit)’가 바로 그것이다. 이 회사는 한국인 이주은씨(46)가 창업했다.이 제품은 겉모양은 무선가입자망(WLL) 단말장치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휴대폰과 일반 유선전화 기능을 함께 지니고 있다. 가정에 설치해두면 외부와의 통신은 기존 이동통신망을 이용해 처리한다. 집안에서는 기존 전화선에 연결해 사용한다. 일반 전화처럼 여러대의 전화기를 연결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팩시밀리나 PC도 연결할 수 있다.“홈키트의 시장성은 아주 좋습니다. 미국의 통신 환경에 딱 맞아 떨어지는 제품이기 때문입니다.” 이사장은 미국의 이동통신 서비스 사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이 제품이 일반 개인은 물론 통신서비스 사업자에도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미국에서는 이동전화 기지국이 많지 않아 주거지역의 경우 통화가 잘 안되는 곳이 많습니다.” 이사장은 홈키트는 고성능 안테나를 사용, 전파가 약해 휴대폰이 잘 안걸리는 지역에서도 전화가 잘 걸리게 해주고 통화감도를 높여준다고 설명했다. 또 집에서 여러 대의 일반 전화기를 연결해 놓을 수 있어 편리하다고 덧붙였다. 물론 기존의 유선전화를 사용하지 않아 통신비를 줄일 수 있다.특히 이 제품은 모뎀을 통해 컴퓨터를 연결할 수 있는 기능이 있어 가정에서 인터넷을이용하는 일반인들에게 인기를 끌 것이라고 내다봤다. 별도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도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게 해주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의 이동전화 요금제도 때문에 가능하다. 미국에서는 이동전화 가입자가 대부분 월 일정액을 내고 정해진 시간만큼 통화하는 방식의 요금제도를 채택하고 있다. 이 경우 야간 통화는 무제한 또는 1천시간 정도여서 밤에 아무리 오랫동안 인터넷을 사용해도 별도로 요금 부담이 늘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동전화 서비스 업체로서는 기지국을 더 세우지 않고도 통화 지역을 넓히는 한편 가입자의 통화시간을 늘려 주고 기존 고객의 이탈을 방지하는 일석삼조의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이사장은 설명했다.시맥스는 리프 올텔 넥스텔 등 이동전화사업만 전문으로 하는 업체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이 제품을 공급하는 방안을 협의 중이다. 특히 이들은 대부분 최근에 설립돼 아직 기지국을 충분히 설치하지 못해 이 제품을 활용, 통화 지역을 확대하는 데 상당한 관심을 갖고 있다.“이 제품은 기본적으로 기존 가입자가 추가로 가입하는 형태로 사용하게 됩니다. 이 경우 이용료는 월 10달러 선에 불과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사장은 따라서 이 제품이 학생이나 독신 직장인 등 젊은 층에서 큰 인기를 끌 것이라고 말했다.이 회사는 무선통신분야에서 20년의 경험을 가진 스테판 쉐이너트 리틀피트 창업자를 최고기술담당임원(CTO)으로 영입한 것을 비롯해 마케팅 등 주요 핵심 인력 대부분을 현지인을 채용,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준비를 갖췄다. 이와 함께 제품 생산 및 영업에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1차 펀딩에 나섰다.이사장은 연세대 전자공학과와 남가주대(USC)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으며 LG소프트 현대정보기술 등에서 근무하다 세원텔레콤 창립멤버로 부사장을 지낸 뒤 지난해 12월 이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이 회사가 세원텔레콤의 자본과 맥슨전자의 기술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