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법인 21개 운영 “초일류경영 신화 다시한번” … LG·SK·현대차도 ‘특공대’ 투입 시장선점 나서
사업현황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 중 중국투자사업이 가장 활발한 곳은 단연 삼성이다. 삼성의 중국투자법인은 생산법인 19개, 판매법인 2개 등 모두 21개다. 이들에 대한 삼성의 투자금액(대만 홍콩 포함)은 지난해말 기준으로 23억달러에 이른다. 매출액은 50억달러(중국 본토)에 달했다. 이중 삼성전자만 지난해 30억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36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전자의 컬러모니터와 MP3플레이어는 지난해 각 1백24만대, 8만대가 팔려 중국 내수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LG전자의 대중국 투자는 10억달러로 올해 37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CD-ROM의 경우 중국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고 모니터와 전자레인지는 각 2위에 오를 것으로 점치고 있다. TV를 생산하는 썬양법인은 지난해 중국에서 TV를 가장 많이 수출한 기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LG전자의 중국내 투자법인은 중국지주회사 1개, 생산법인 14개, 판매법인 6개 등 모두 21개다. LG화학은 닝보와 텐진 공장에서 올해 2억7천만달러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SK는 지난해말 현재 29개 법인에 2억달러를 투자했다. SK는 올해 중국과의 교역량이 22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현대자동차그룹은 중국 위에다-기아자동차 전체주식의 20%를 인수하는 등 3억달러 상당의 현물과 소요자금으로 연산 5만대 생산설비를 내년까지 30만대로 끌어올릴 예정이다. 위에다-기아자동차는 지난해 6백97대의 차량을 팔았고 올해는 1만1천대를 팔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삼성 LG SK 현대자동차 등 4대 그룹의 중국사업 전략은 내용면에서 대동소이하다.삼성의 ‘제2 삼성그룹’, LG의 ‘제2 내수시장화’, SK의 ‘베스트 중국기업’, 현대자동차의 ‘세계 5대 메이커 진입’ 등은 한마디로 향후 세계 최대시장으로 커질 중국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겠다는 얘기다. 다만 사업부문 및 방향에서 차이가 있을 뿐이다.삼성은 통신장비와 고부가 전자제품 등 첨단산업 쪽으로 무게 중심을 옮긴다는 구상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2005년 중국내 3대 전자업체로 올라선다는 야심찬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LG그룹은 전자와 화학이라는 쌍두마차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투자를 벌여 나간다는 전략이다. 이에 따라 전자부문과 화학부문은 2005년 중국에서의 매출을 지금보다 두배가 많은 각 89억달러, 20억달러로 늘려잡고 있다.SK그룹의 중국사업 전략은 사업방식에서 삼성 및 LG와 다르다. SK의 ‘베스트 기업전략’은 국내 기업문화와 비즈니스 모델은 공유하지만 철저하게 현지에서 만들어져 현지인들에 의해 운영되는 완벽한 중국기업을 뜻한다. SK는 이를 위해 ‘베스트 중국기업’의 시드 컴퍼니인 SK차이나 대표에 중국인 셰청씨를 임명했다. SK는 통신 및 IT에 주력하고 있다.현대자동차는 중국에서 30만대 규모의 생산체제를 구축해 세계 7위에서 5대 자동차 메이커로 발돋움하겠다는 구상이다.사업전략삼성의 중국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곳은 삼성그룹 중국본사다. 95년 출범한 이 조직은 법인형태가 아닌 임시조직이다. 하지만 중국내에서 삼성그룹을 대표하는 공식 통로다. 총인원은 주재원 7명과 현지채용인 31명(임시직 포함시 40여명) 등 모두 38명이다. 주재원들은 21개의 현지 삼성투자법인들에서 파견된 직원들이다. 김유진 삼성물산 부사장이 대표를 맡고 있고 정충기 삼성전자 상무는 스탭장의 역할을 한다.삼성 중국본사는 임시조직인 만큼 현지의 산업 경제 등 기업경영과 관련된 환경조사와 중국 진출에 따른 기본전략 및 자료제공, 현지법인 및 현지 주요인맥들을 관리하는 단순한 역할만 하고 있다. 삼성은 향후 중국본사를 법인형태(가칭 삼성 차이나)로 발전시킬 것으로 보인다. 그렇게 되면 삼성재팬처럼 연구개발 및 인사 자금 등 모든 경영기능이 추가된다.중국사업 지휘부LG의 중국사업은 LG전자중국지주회사(전자부문), LG DAGU(화학부문) 등 두 회사가 주축으로 이끈다. 이중 LG그룹의 중국사업을 대표하는 곳은 LG전자 중국지주회사(대표 노용악 전자부회장)다. 92년 만들어진 이 회사는 주요 중국인맥 관리 및 조사기능을 맡아오고 있다. 올해부터는 북경대와 청화대 등 중국 명문대학 출신의 한족 12명으로 구성된 ‘별동대’가 중국 소비자 동향 조사와 상품개발기획 업무를 진행하고 있다.올해 설립된 SK차이나는 다른 그룹들보다 한단계 발전된 중국 총괄사업본부다. SK 차이나는 현지 투자법인에 대한 지원은 물론 앞으로 중국 신규사업을 이끌어간다. SK는 ‘중국인에 의한, 중국인을 위한, 중국인의’ 베스트 중국기업을 만들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SK차이나 대표에 중국인 셰청씨를 앉혔다. 셰청 대표는 지난 7월 한달에 걸쳐 SK 최고경영자들을 만나 향후 중국사업을 논의하고 돌아갔다. SK차이나의 총인원은 1백30여명. 이중 주재원은 10명 정도에 불과하고 나머지가 현지 채용인이다. SK차이나는 조직을 확대하기 위해 11월 중 40여명의 현지채용인을 추가로 뽑는다.현대자동차그룹은 지난해말 상하이에 중국본부를 만들었다. 이 본부는 그동안 각 분야별로 흩어져 있는 중국관련 모든 조직과 기능을 통합해 만들어졌다. 현재는 총괄조정기능만을 수행하는 6명의 조직구성원을 국내와 중국으로 이원화하고 국내 30여명의 중국사업전담팀 인력을 중심으로 북경과 상하이 등 중국현지 지사를 지원토록 하는 시스템을 갖췄다. 현대차그룹은 향후 중국에 현지 자회사를 세워 모든 중국지사를 통합운영하는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현대차는 지난 5월 이후 업무경력 3년 이상, 영어 및 중국어에 능통한 중국 전문가들을 뽑고 있다.브랜드 마케팅가장 활발한 마케팅을 펼치는 곳은 역시 삼성전자와 LG전자다. 이들은 제품보다는 기업의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브랜드 가치가 올라가면 당연 제품 이미지도 뒤따르기 때문이다.두 회사가 공히 펼치는 것은 문화 및 스포츠마케팅. 삼성의 ‘베이징 2008년 올림픽 유치기원 중·한 슈퍼음악회’ 후원, LG의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 대장정’ 후원 등이 대표적 사례다. 이밖에 삼성은 중국 젊은이들을 상대로 ‘디지털맨 선발대회’ ‘삼성지력쾌차(중국판 장학퀴즈)’ ‘디지털 로드쇼’ 등 활발한 브랜드 마케팅을 벌이고 있다. LG도 중국 B-TV 중국판 ‘칭찬합시다’ ‘길거리 농구대회’ 등을 후원 내지 개최했다.이와 함께 삼성은 ‘마라톤 서비스 활동’이라는 순회서비스로 중국인들을 감동시켰고 LG는 99년부터 중국의 낙후된 학교나 부락에 현대화를 지원, ‘LG 소학교’ ‘LG촌’ 등의 명칭을 얻는 등 지역민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 특히 LG는 중국의 고소득층 및 전문직 종사자를 타깃으로 21명의 테스크 포스팀을 구성, 중국인 정서에 맞는 토착 마케팅을 펼쳤다.SK는 베이징 TV와 공동으로 중국판 장학퀴즈를 제작 방영하고 있고 한국판 PC방을 만들어 큰 호응을 얻고 있다.현대자동차는 기업이미지 개선을 위해 올해 1천만달러의 광고비를 책정, 6월부터 전면적인 광고에 들어갔다. 현대는 매년 10%씩 광고비를 늘려 제품 인지도를 높여갈 계획이다. 특히 현대는 올 연말까지 대리점과 정비소를 각 1백18개와 1백20개로 늘려가고 있다.총수들의 움직임이건희 삼성회장은 10월25일 2주간의 일정으로 중국 출장길에 올랐다. 상하이 베이징 등 산업현장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윤종용 전자 부회장, 이형도 전기 부회장, 김순택 SDI 사장, 김홍기 SDS사장, 이윤우 반도체총괄사장, 진대제 디지털미디어부문 사장, 임형규 비메모리부문 사장, 황창규 메모리부문 사장 등 전자부문 최고경영자들도 뒤따라 방중해 이회장과 중국사업에 대한 재점검에 들어갔다.이에 앞서 구본무 LG회장은 10월22일 전자부문 및 화학부문 최고경영자 30여명과 함께 중국 방문길에 올랐다. 구회장 및 일행은 중국에서 가전 및 석유화학 1위 업체들을 방문하고 ‘중국 현지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한 전략회의’를 가졌다.삼성과 LG의 이같은 대규모 중국방문 뒤 중국사업에 대한 후속조치가 기대된다.손길승 SK회장과 최태원 (주)SK회장은 계열사 사장단들과 함께 11월 대거 중국 출장길에 오른다. 특히 손회장은 삼성의 이회장이 중국 출장길에 올랐던 그날 서울대 경영대학이 개최한 학술행사에 참석, ‘SK그룹의 과거, 현재 및 미래’라는 주제 강연을 통해 “1단계로 2010년까지는 에너지 화학 IT를 핵심 주력사업으로 삼아 생명과학 사업의 기반을 확충하는 한편 ‘중국 속의 SK’ 건설 등 해외사업을 아시아권에 집중키로 했다”고 설명, 다음달 있을 계열사 사장단 회의에서 중국사업에 대한 심도있는 논의가 있을 것으로 점쳐진다.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은 당장 중국 방문일정은 없지만 올해만 벌써 중국을 3번 다녀왔다. 정회장은 평균 1년에 한번 정도 중국 방문 길에 올랐던 것에 비하면 올 출장횟수는 많은 편이다. 그만큼 중국시장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얘기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