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중국통’ 8백60명 최고로 많아 … SK, 현지인 대표 영입 ‘현지화 전략’ 추진 박차
김유진 삼성중국본사사장, 노용악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대표, 셰청 SK차이나 대표, 남광호 현대차 중국총괄사업 본부장(왼쪽부터)삼성 LG SK 현대자동차그룹 등 4대그룹은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사업을 시작해온 만큼 그룹내 자체적인 중국 전문가들을 많이 두고 있다. 이들은 중국어는 기본이며 중국문화도 어느 정도 몸에 밴 ‘반 중국인’들이다.삼성삼성을 대표하는 중국 전문가는 김유진(61) 삼성 중국본사 사장이다. 서울대 정치학과를 나와 중앙일보 기자로 일하다 삼성물산에 입사해 자카르타 랭군 제다 지점장을 잇따라 맡았다. 김사장은 88년 삼성물산 중국지역총괄 전무로 중국과 인연을 맺었고 99년 중국본사 사장에 부임했다. 김사장은 중국내 CDMA 장비공급 등에 일조했다는 후문이다.정충기(44) 삼성전자 중국본사 상무는 한양대 경영학과 졸업 후 전자에서 관리 및 통상업무를 맡다가 올해 초 중국 본사로 옮겼다. 정상무는 중국본사에서 기획을 총괄하고 있다.김재경(46) 삼성물산 베이징 지사장(부장)은 한국외대 중국어과 졸업 후 대만 국립정치대 국제무역연구소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당시의 석사학위 논문은 한국 종합상사와 대만 대무역상의 경영성과를 분석한 것이었다. 김지사장은 84년 중국 전문 경력사원으로 삼성에 입사, 각 영업부서들이 중국에 진출할 때 첨병 역할을 맡았다.한때 중앙일보 베이징 특파원이었던 문일현씨는 중국의 고위층 인맥이 두터워 삼성의 중국사업에 상당한 기여를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삼성은 현재 중국그룹 주재원 4백명, 중국 주재원 출신 1백30여명, 중국지역 전문가 출신 3백30여명 등 총 8백60명의 중국 전문가들을 확보해 놓고 있다. 삼성은 중국 전문가들을 대폭 늘리기 위해 2~3년 전부터 연간 지역전문가 배출인원(1백명)의 40%를 중국으로 확대 배당했다.LG노용악(61) LG전자 중국지주회사 대표(부회장)는 94년부터 LG전자의 중국사업을 진두지휘하며 13개 현지법인을 총괄하고 있다. 노부회장은 철저한 현지화 전략으로 중국시장을 뚫는 데 일조를 했다. 길거리 농구대회를 통해 청소년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를 심어줬고 1천3백여명의 판매 도우미를 선발, 전국 주요 매장에 배치해 LG 제품의 특징과 우수성을 소비자들에게 직접 설명하는 밀착 마케팅도 효과를 봤다.노부회장 자신도 틈만 나면 베이징의 시장이나 박물관을 찾아다니며 중국인의 삶과 문화를 익히려 노력했다고 한다.중국 현지 PVC생산 LGDAGU법인장 권풍조(59) 부사장은 PVC사업부장으로 재직시 중국시장 진출을 결심하고 사업성 검토에서부터 파견인원의 선발, J/V설립, 공장건설 현재의 LGDAGU가 있기까지의 모든 업무처리를 진두지휘했다. 권부사장은 대외관공서 업무경험으로 중국 시정부와 파트너의 원활한 협력 및 지원체제를 이끌어 낸 주역이다.천진환(62) LG상사 고문은 중국 전문가들 중에서도 최고 전문가로 꼽힌다. 천고문은 84년 처음 중국을 찾은 이래 4백80여 회나 중국 출장을 다녀왔다. 연세대에서 정치학을 공부한 후 대만 국립정치대에서 석사학위를 받은 천고문은 미국 네브래스카대에서 중국정치를 전공, 박사과정을 마친 후 동양시멘트 상무로 기업에서 첫발을 내디뎠다가 84년 LG상사 상무로 옮겨 중국본부장(사장), 그룹 중국지역본부장을 거치며 줄곧 중국 관련 업무를 맡았다.LG그룹은 현재 3백여명의 중국전문가들을 확보해 놓고 있다. LG는 향후 중국 전문가 확보를 위해 지역전문가 제도를 보다 활성화시킨다는 구상이다.SKSK차이나의 셰청(41) 대표는 미국 시민권을 가진 중국인이다. 셰청 대표는 SK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에 따라 공개채용됐다. 셰청 대표는 중국 최고 공과대인 칭화대 졸업 후 미국 퍼듀대에서 전기공학을 공부했고 최근까지 인텔차이나 부사장을 맡아 인텔사의 중국진출을 성공적으로 이끌어낸 것으로 전해진다.SK차이나의 김상국(49) 상무는 한국외국어대학 중국어과를 나와 78년 SKDP 입사했다. 김상무는 99년 SK텔레콤 해외사업부 중국TFT장(상무)을 맡았다.심화섭(47) SK텔레콤 중국사업팀장(부장)은 고려대 중문과를 나와 79년 국제상사 특수지역팀에 입사했다. 심부장은 특수지역팀에서 중국 업무를 담당하다 휴직하고 대만의 중국문제 전문 대학원인 대륙문제연구소에 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심부장은 84년에는 금성사로 옮겨 대중 TV수출 업무를 맡았고 86년에는 SK상사 중국 데스크로 옮겼다.심부장은 91년 베이징 지사에 부임해 99년까지 근무하면서 선전 정유공장 플랜트 등 SK의 핵심 중국 프로젝트에 관여했으며 중국기술수출공사와 손잡고 중국의 3개 합자무역회사 중 하나인 CNSK 트레이딩 컴퍼니를 만들기도 했다.심부장은 중앙정부 지방정부 각종 단체 연구소 등 중국 인맥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SK는 중국전문가들을 가급적 현지채용인으로 채우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SK는 11월 중 40명의 현지 채용인을 추가로 뽑아 현재 1백20명에서 1백6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SK는 현지 채용인들의 연봉초임을 국내 신입사원과 비슷한 2만달러로 책정하는 등 파격적인 대우를 해줄 예정이다.현대자동차그룹현대자동차그룹의 중국사업본부는 연세대 출신의 남광호(48) 상무가 총괄책임자다. 하지만 현대정공(현재 모비스) 시절부터 정몽구 회장을 보좌해온 설영흥 고문이 중국사업에 관한 한 현대차그룹의 큰 버팀목으로 자리잡고 있다. 현대차그룹이 설고문의 신상공개를 꺼려 그에 대해 알려진 것은 거의 없다. 부산화교고등학교와 대만성공대 경영학과를 나온 화교출신이라는 것 정도가 알려져 있을 뿐이다. 현대차그룹은 중국에 20여명의 주재원을 두고 있다.중국지역 전문가 연수기정일태 LG화학 ABS사업부 아시아팀 차장“3개월여 5만km 대륙기행 큰 도움”LG화학 정일태(39) ABS사업부 아시아팀 차장은 지난해까지만 해도 중국 시장에서 영업황제로 정평이 난 중국 전문가였다. 정차장은 중국 현지법인의 ABS영업부 과장으로 일하면서 국내 동료들보다 10배 이상의 매출을 올렸던 것.정차장은 95년 그룹 중국지역 전문가 프로그램 1기 출신이다. 정차장은 89년부터 틈틈히 중국어를 공부해 간단한 의사소통은 이뤄질 정도였다고 한다. 나름대로 준비를 해왔던 것이다.정차장은 95년 프로그램에 따라 중국으로 건너가 처음 6개월 동안은 중국어 마스터에만 전념했다고 한다. 낮에는 대학에 다니고 저녁에는 사설학원에서 별도로 공부를 했다. 6개월이 지나자 이제 웬만한 중국어 대화는 가능해졌다. 이때부터 정차장은 본격적인 중국문화 배우기에 나섰다. 대학에 나가 공부도 하고 베이징 인근의 중국기업체에 다니며 중국인들과 어울렸다. 그리고 정차장은 중국 현지대학의 교수를 통해 각 지방 관공서에 나가 있는 제자들을 소개받아 인맥도 쌓고 자료도 구했다.정차장에겐 3개월 동안의 5만km 중국기행이 잊지 못할 추억이자 소중한 경험이다. 정차장은 이때 다양한 중국인들을 만나고 그들로부터 많은 정보와 지식을 얻었다는 것.정차장은 중국 연수를 마치자마자 곧바로 닝보의 LG화학 ABS 생산법인에 투입됐다. 정차장은 통역은 물론 공장 설립과정에 큰 역할을 했고 영업에서도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정차장은 “중국 비즈니스는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거듭 확인하는 자세로 진행하면별 탈이 없다”고 조언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