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한국시리즈 MVP 타이론 우즈. 그의 올해 연봉은 21만달러(약 2억1천만원)다. 이에 비해 우즈를 스카우트 하려고 일본 주니치가 제시한 금액은 3배가 넘는 70만달러. 두산 구단은 우즈를 붙잡기 위한 당근으로 어떤 인센티브를 제시할까.프로선수들 연봉협상은 인센티브 세계의 극명함을 보여주는 사례다. 대졸 초임에도 못미치는 프로야구 선수가 있는가 하면 우즈 이상을 받는 수억원대의 프로선수도 있다.인센티브의 달콤함인센티브는 쉽게 성과급으로 인식되고 있지만 고액 연봉과 함께 혼재된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즉 인센티브를 많이 받는 사람이 고액 연봉자로 통한다. 대표적인 케이스가 영업직원들. 인센티브를 많이 받는 사람이 연봉도 높다는 식이다. 예컨대 영업대표로 알려진 세일즈맨들은 기본 목표를 초과할 경우 일정 비율에 따라 성과급을 받는다. 목표 대비 10%, 20% 심지어 1백% 초과 달성하면 기본 연봉을 훨씬 초과하는 수입을 챙기게 된다.이런 매력 덕분에 세일즈맨들의 실적 보고는 연말에 몰린다. 연봉조정과 인센티브의 달콤함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HP 시스코 등 국내에 진출한 외국기업들은 비교적 투명한 인센티브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목표를 계량화해 놓고 있기 때문에 초과 달성할 경우 지갑을 채울 수 있는 인센티브를 확실히 알 수 있다. 반대로 목표에 미달하면 연봉 협상에서 불리한 위치에 처하게 된다. 물론 인센티브는 없다.모 기업의 경우 기본급과 인센티브의 비율은 6대4. 연봉이 1억원이라고 하면 목표를 달성해야 4천만원의 인센티브를 챙길 수 있다.외국계 기업 세일즈맨은 “기업이 주는 인센티브는 단순하다. 철저한 실적위주다. 이 때문에 실적 달성을 위해 24시간 물불 안가리고 달린다”고 말했다.홍성원 시스코코리아 사장은 “시스코는 초과 달성을 위해 인센티브 지급률에 가중치를 더한다. 1백%를 초과 달성하면 2백%의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2백%를 달성하면 8백%를 지급하는 식으로 인센티브를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달성 가능한 목표에 대해 해를 넘기지 않고 달성하면 두둑한 인센티브를 보장하는 것이다. 목표 달성을 극대화하는 시스코의 노하우다.그러나 인센티브는 단기적 성과위주의 경영과 황금만능주의를 조장하고 있다는 지탄을 받고 있다. 인재들이 고액 연봉과 달콤한 인센티브를 좇아 직장 이동을 쉽게 생각한다. 또 기업들도 성과가 모자란 직원에 대해 과정에 대한 평가는 등한시 한 채 가차없이 인사의 칼날을 들이댄다.못했을 경우 페널티도 있다잘 했을 때는 인센티브도 있지만 못했을 경우 페널티도 과감하다. 직장 후배를 명령계통상의 선임자로 배치하는 방법은 페널티의 전통적인 방법. 스스로 나가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다. 이밖에 금전적 보상을 요구하는 곳도 있다. 즉 수주완료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더라도 제품 인도, 수금 등 절차에 차질이 생겨 프로젝트가 미완에 그칠 경우 담당자에게 인센티브 반환을 요구하기도 한다.한편 경영층은 개인 고과 시스템에 배분율을 적용하고 인센티브 제도를 보완하고 있다. 즉 팀내 직원 고과를 ABCD로 나눌 때 A고과 대상이 10%가 나올 경우 D고과도 반드시 10%를 차지하도록 한 것. 국내 대기업 가운데 일부가 이 제도를 적용해 당근과 채찍으로 삼고 있다.물론 팀 성적이 우수해 D고과자가 없을 수도 있지만 A고과 남발을 방지하는 보완장치를 마련하는 동시에 분발을 촉구하는 것이다. 인센티브의 달콤함이 있으면 역으로 인센티브를 뺏기는 아픔도 있는 셈이다.이밖에 기업간 거래에 있어서도 결과물의 품질이 계약과 다르거나 기대에 못미칠 경우 금전적인 페널티를 매기기도 한다. 가까운 사례로 시중 은행에 전산프로젝트를 납품한 모 시스템통합 기업은 납기일을 제대로 맞추지 못해 금전적으로 이를 보상해줘야 했다.국내 기업의 인센티브 제도는 개인 단위로 적용하기 보다는 사업부제를 기반으로 한 팀 중심으로 배분한다.99년 코오롱상사가 성과급제도를 도입, 목표를 초과 달성한 잭니클라우스팀에 현금 다발을 전달해 업계에 화제가 됐다. 사실 잭니클라우스팀은 고급 이미지 때문에 목표 달성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으나 팀원들이 일치 단결, 목표 달성은 물론 팀 단위 경쟁에서 1등을 차지했다. 그리고 1인당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인센티브를 챙겼다. 코오롱 경영진은 개인보다는 팀에게 현금을 배당해 지급한 것이다. 국내 기업 형편상 개인 단위의 포상, 즉 엄정한 개인별 성과 측정 대신 팀 단위로 동기 부여를 한 셈이다.성과급 거부 전교조의 항변“인센티브는 능력순이 아니잖아요”성과급을 거부한 집단도 있다. 바로 교사들이다. 지난 10월 전교조 교사들은 성과급을 반납하며 “몇 푼의 돈으로 교사의 가르침을 평가하고 유인하겠다는 교육당국의 모욕적 처사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박봉에 시달리면서도 오직 사람을 키운다는 보람 하나로 교단을 지켜온 교사들의 자존심이 짓밟혔다”고 격한 감정을 토로했다.사실 인센티브 제도는 동기부여라는 선순환적 측면도 있지만 이익 중심으로 조직 운영을 몰고가는 폐해도 안고 있다.이에 대해 교육계 전문가는 “성과급제보다는 직무 수행의 난이도·부담에 합당한 차등 보수제 시행이 보다 적절하다”는 비인센티브 제도를 주장했다.이 배경에는 교사 활동의 비계량적인 측면을 무시할 수 없는 데다 성과위주에 대한 피해의식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금전적 인센티브가 인재를 유지하는 절대적인 요소는 아니다.고액 연봉을 제의받고 있는 우즈가 “한국시리즈까지 우승한 동료 선수들과 열렬히 응원해준 두산 팬들을 떠나고 싶지 않다”고 답변했다는 사실은 인센티브를 떠나 시사하는 의미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