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미디어 전문업체 거원시스템은 창업 이래 한번도 외부에서 돈을 빌린 적이 없을 정도로 탄탄한 재무구조를 자랑한다. 자금압박으로 많은 벤처들이 어려움을 겪은 IMF 때에도 거원시스템은 직원들의 월급을 체불한 적이 없다. 거원시스템 박남규(37) 사장은 “기업 경영은 대기업이나 벤처나 효율이 중요하다”며 “최소한의 인풋(Input)으로 최대한의 아웃풋(Output)을 뽑아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효율적인 경영을 위해 박사장은 항상 안정적인 매출이 발생하는 아이템을 기반으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추진해왔다.박사장의 이런 효율 경영은 바로 수익경영으로 빛을 발했다. 95년 창업 당해년도부터 수익을 내기 시작해 한번도 적자를 내지 않으면서 매년 배 성장을 거듭해왔다. 99년 14억원 매출에 5억원의 순이익을 올렸고 지난해는 매출 38억원에 12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올해는 전년대비 3배 가까이 올라간 1백6억원 매출에 20억원의 순이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사장은 “올 상반기에 전년도와 비슷한 32억6천만원 매출에 1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며 “하반기엔 매출발생이 집중돼 있어 목표 달성엔 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거원시스템은 이같은 성장에 가속도를 붙이기 위해 내년 상반기안에 코스닥시장에 들어간다는 목표다.코스닥 입성까지 바라보고 있는 거원시스템(www.cowon.com)의 성장엔진은 디지털 오디오 소프트웨어인 ‘제트오디오’다. PC에서 음악을 들을 수 있도록 해주는 제트오디오는 처음부터 유료로 등장했지만 기능면에서 경쟁제품을 앞서 국내시장에서만 최근까지 15만 카피가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잘 나간다는 게임 소프트웨어가 1만 카피가 팔리면 ‘대박’이라는 소리를 듣는 패키지 시장에서 멀티미디어 제품으로 15만 카피는 대단한 성공이라고 업계는 평가한다.제트오디오의 성공은 국내시장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제트오디오는 디지털 오디오 산업의 종주국인 일본에서 인정을 받았다. 97년말 일본의 유통 전문업체인 노박(NOVAC)을 통해 일본 시장에 진출한 거원시스템은 지난해 중반 NEC 후지쯔 일본IBM 등 일본 대형 PC업체들과 제트오디오 번들(탑재) 계약을 맺었다. 이들 업체와의 번들 계약으로 올해 말까지 8백만 카피, 약 60억원을 벌어들일 예정이다. 이 여세를 몰아 거원시스템은 미국 시장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말 미국 실리콘밸리에 설립된 현지법인 ‘제트오디오’는 현재 제품 현지화와 본격적인 영업을 준비하고 있다.MP3플레이어·무선인터넷 등 신규 아이템 추가거원시스템은 국내외에서 제트오디오로 자리를 잡아가자 멀티미디어 토털 전문업체로 거듭나기 위한 신규 아이템을 추가했다. 바로 MP3플레이어와 무선인터넷이다. 매출구조도 올해엔 MP3플레이어와 무선인터넷이 6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박사장은 “MP3플레이어 업계에선 후발주자이지만 기술력 면에선 선발업체를 앞선다”며 “자체 개발한 USB포트를 이용한 인터페이스 기술을 선발업체에 제공한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말했다. 11월께 출시되는 신제품은 이미 연간 3만대 규모로 중국의 유통업체인 J&C와 OEM 수출계약을 맺은 상태다.88년 서울대 제어계측공학과를 졸업한 박사장은 90년부터 95년까지 LG전자 영상미디어연구소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면서 불모지였던 국내 음성인식 칩 시장을 개척한 주역이기도 하다. 현재 자본금 15억원의 거원시스템의 대주주는 박사장과 정재욱 미주법인장을 포함한 임직원(77%)이고 SK텔레콤(8%) 보광창업투자(9%) 기타 개인들로 구성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