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센티브는 때로 혜택에서 제외된 직원들의 불만을 초래하기도 한다.“인센티브요? 저한테는 ‘빛 좋은 개살구’죠.”게임 소프트웨어(SW) 개발업체에서 영업을 맡고 있는 김상준씨(32)는 계산기를 두드리다가 화가 났다. 지난해 다니던 회사가 부도를 맞아 일자리를 구하던 중 이 회사에 계약직 사원으로 들어올 때만 해도 꿈에 부풀었었다. 1년 계약기간 중 기본급으로 월 70만원을 받고 12만원짜리 제품 1카피를 팔 때마다 5%(6천원)의 인센티브를 받기로 했던 것. 지난 10월 한 달 동안 김씨가 판 물량은 모두 1백52개. 91만2천원의 인센티브를 받은 셈이다. 월급과 합하면 1백61만2천원. 요즘같이 어려울 때 결코 적은 액수는 아니다.그러나 우선 3%의 세금을 떼고 이곳 저곳으로 다니며 쓴 교통비를 빼면 1백40만원이 채 안된다. 그 뿐이 아니다. 10개 이상 구입하면 서비스 차원에서 할인을 해주는 데 그 금액을 고스란히 김씨가 떠 안았다. 어쩌다가 간단하게 점심도 한번 사야 하고 커피를 뽑아줘야 할 때도 있어 이래저래 드는 경비를 다 떨어내면 월 1백만원을 손에 쥐기가 힘들 지경이다.정기간행물 총판에서 텔레마케터로 일하는 송연주씨(29)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두살바기 아이를 키우는 탓에 재택근무가 가능한 것이 마음에 들어 올 봄부터 일을 맡았다. 정기구독자 1명을 모집할 때마다 30%가 넘는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어 처음엔 기대가 컸다. 의욕적으로 일한 덕분에 ‘상반기 우수마케터’로 뽑히기까지 했지만 실제로 송씨가 받은 돈은 올린 실적의 절반에도 못 미쳤다. 선금으로 들어온 구독료에서만 인센티브를 받았고 구독자가 할부로 납부할 경우엔 그 때마다 돈이 들어왔지만 간혹 연체를 하는 경우엔 인센티브를 한 푼도 받지 못 했기 때문이다.“재택 근무다 보니 전화요금을 모두 텔레마케터가 부담하게 돼 따지고 보면 남는 장사가 아니다”고 송씨는 푸념한다.김씨나 송씨처럼 계약직 영업사원들에겐 사실 인센티브라는 게 그다지 큰 수익을 가져다 주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 회사측에서 적정한 비용을 지원해주지도 않으면서 리스크 부담을 이들에게 모두 지우기 때문이다.한번 받았던 인센티브를 나중에 ‘토해내야’ 하는 경우도 있다. B2B(기업간 전자상거래)전문 컨설팅 회사를 다니다 지난 여름 개인사업을 시작한 신대식씨(39)는 얼마전 ‘날벼락’같은 일을 당했다. 회사에 다닐 때 자신이 컨설팅을 맡아 성사시켰던 수억원 규모의 프로젝트가 최근 경기불황 탓에 중단된 것이다. 문제는 신씨가 총 수주 금액에 따라 지급받았던 인센티브를 일부만 제외하고 모두 되돌려줘야 한다는 데 있었다.“당시 직원들의 사기를 높여준다는 취지로 회사측에서 프로젝트가 무사히 진행된다는 전제 아래 인센티브를 주었던 터라 이제와서 회사측 요구를 무시할 수도 없는 입장”이라고 신씨는 하소연한다. 당시 받았던 성과급을 종자돈으로 사업을 시작한 상태라 그의 고민은 이만저만이 아니다.이처럼 겉으로 보기엔 ‘보너스’같은 인센티브도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한때 너도나도 받기를 원했던 스톡옵션도 요즘처럼 시장이 안 좋을 때는 그다지 반가운 것이 못된다. 차라리 얼마라도 ‘현금’으로 달라는 요구가 직원들 사이에서 나오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때로는 인센티브가 혜택에서 제외된 직원들의 불만을 초래하기도 한다. 더 악화된 경우라면 팀워크를 해칠 수도 있다. 눈에 보이는 실적을 바로바로 보여줄 수 없는 부서는 소외될 수 있고 단순히 영업수익만을 놓고 실적을 계량화할 수 없다는 것이 인사 전문가들의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