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에서는 고액의 인센티브 수혜자를 찾아보기 어렵다. 유통업 자체가 영업을 근간으로 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매출 목표 달성은 당연시되기 때문. 최근 몇 년 사이 바이어나 머천다이저, 판매사원에게 인센티브 포커스를 맞추는 기업이 늘고 있지만 아직까지 ‘대세’는 아니다.백화점이나 할인점업계에서는 구매 실무자인 바이어보다 판촉사원에게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곳이 많다. 롯데백화점은 입점업체에서 파견된 판촉사원을 대상으로 매출 실적과 서비스 수준을 평가, 인센티브를 지급하고 있다. 현대백화점도 판촉사원을 대상으로 한 보상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다른 업종에 비해 지급 금액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TV홈쇼핑업계에서는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방송제작 실무진을 중심으로 인센티브 제도가 확산되고 있다. 상품 기획부터 애프터서비스까지 책임지는 머천다이저와 방송을 진행하는 쇼핑호스트, PD와 엔지니어가 주 대상.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LG홈쇼핑의 경우 ‘탑플러스’라는 인센티브 제도를 지난 99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매월 매출 목표치를 초과 달성한 직원에게 최저 20만원에서 최고 3백만원까지 주어진다. 연간 2억5천만~3억원이 인센티브로 지급되고 있다.신생업체인 농수산TV와 우리홈쇼핑도 쇼핑호스트와 머천다이저를 대상으로 한 인센티브 제도 시행을 준비하고 있다.반면 CJ39쇼핑은 인센티브 제도의 단점을 우려, 도입을 미루고 있는 경우다. 소비자 입장에서 상품을 기획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보상’에 연연하지 않아야 한다는 입장. 대신 연말에 1년 매출과 이익을 기준으로 성과급을 책정, 일률 지급하고 있다.한편 막강한 영업력을 자랑하는 다단계 회사는 일반 유통업체들과는 다른 체제를 갖고있다. 기본급이 따로 없는 다단계 판매원들은 수익금 모두가 인센티브인 셈. 단 인센티브는 판매가의 35% 이하로 제한돼 있다.인터뷰신석한 LG홈쇼핑 가전·레포츠팀 대리“시장 앞서는 안목 덕분에 지갑 두둑”LG홈쇼핑의 머천다이저 신석한(33) 대리는 웬만해선 ‘대박’이 나기 어렵다는 헬스기구와 골프채 분야에서 히트 메이커로 통한다. 인센티브 제도 ‘탑플러스’의 단골 수혜자로 지난해에는 연봉의 30%에 해당하는 인센티브를 받았다.“비결이요? 다른 상품에 비해 얇은 고객층을 어떻게 설득시키느냐가 관건이죠. 높은 품질, 합리적인 가격은 기본이지요. 시장 흐름을 읽고 6개월~1년 후 내놓을 상품을 미리 기획하는 것이 비결 아닌 비결입니다.”신대리는 ‘캘리포니아5000’ ‘온국민전동런닝’이라는 가정용 런닝머신을 기획해 연간 2백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최근 내놓은 골프 초보자를 위한 일본산 풀세트는 1천5백개 이상 팔려 베스트셀러 조짐을 보이고 있다.신대리의 10월 매출 목표는 30억원. 월 목표치를 달성하면 다음 달에는 목표액이 더 높아지기 때문에 스트레스도 적지 않다. 성수기로 분류되는 11~12월에는 목표치가 36억원 선으로 상향 조정될 예정이다.“매출 목표 달성보다 상품 개발에 대한 스트레스가 더 큽니다. 신상품 동향을 꿰뚫어야 하고 소비자 반응도 체크해야 다음 상품을 준비할 수 있어요. 품질과 성능, 가격 모두를 만족해야 좋은 반응이 오니까 잠시도 쉴 수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