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최초로 내국인이 출입할 수 있는 카지노를 갖춘 강원랜드가 개장 1주년을 맞았다. 마카오나 라스베이거스에나 가야 할 수 있었던 카지노 베팅을 강원도 산골에서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꾼’들의 대박을 향한 ‘러시’가 이어져 왔다.대박 꿈에 이끌려 재산을 탕진한 사람도 많지만 일부는 한번 베팅으로 거금을 손에 쥐기도 했다. 지난 10월30일엔 50대 남자가 강원메가 잭팟에서 무려 1억8천8백만원을 거머쥐는 행운을 잡았다. 지난해 10월 강원랜드 개장 이후 최대 액수의 잭팟이 터진 것이다. 올 2월에도 1억4천8백만원짜리 잭팟이 터졌었다. 기본 당첨금이 3천만원인 잭팟은 카지노 개장 이후 지금까지 모두 31회나 터졌다. 슬롯 머신에서 1억원 이상 당첨된 경우도 7차례나 있었다.강원랜드 카지노는 현재 4백80여대의 슬롯머신을 갖추고 손님을 ‘유혹’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이 곳을 찾은 입장객 수는 내·외국인을 합쳐 92만명 정도. 하루 평균 2천5백명이 넘는 인원이 다녀간 셈이다. 이들이 쓰고 간 돈은 4천억원이 넘는다. 갬블러 1명이 1회 입장해 베팅하는 금액은 지난해 평균 2백90만원. 이는 경마(37만원)에 비해서 8배 가까이 많은 액수다. 베팅금액이 높다는 것은 그만큼 경마나 경륜보다 훨씬 많은 사행심을 조장한다는 것이고 도박꾼들을 많이 양산할 수 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어쨌든 강원랜드측엔선 하루 평균 12억5천만원의 매출을 올린 셈이다.억대의 행운을 단번에 잡으려는 ‘꾼’들이 부나방처럼 몰려드는 바람에 이 곳은 어느새 한국판 ‘라스베이거스’가 됐다. 이 부나방들 사이에서 정선 땅은 이제 폐광촌이 아니라 일확천금을 얻을 수 있는 ‘기회의 땅’쯤으로 인식되고 있을 정도다.덕분에 강원랜드는 어느새 지난해 매출액이 4천억원을 훨씬 넘어서는 대형 카지노로 자리잡았다. 당기순이익도 1천5백억원을 웃돌 정도로 남는 장사를 했다.이런 실적에 힘입어 지난 10월25일엔 코스닥시장에도 등록됐다. 카지노 업체라는 이유로 재심사를 받는 등 진통을 겪었지만 장외시장의 ‘공룡기업’이었던 만큼 등록 첫날부터 고가의 사자 주문이 쇄도해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 현재 강원랜드는 코스닥시장에서 KTF에 이어 시가총액 2위(3조3천억원) 업체로 떠올랐다. 강원랜드 등록에 따라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LG화재 동원 등 8개 상장·등록기업도 덩달아 ‘카지노 수혜주’로 떠올랐다.강원랜드의 외국인 지분은 현재 0%. 하지만 강원랜드의 올 상반기 매출액 영업이익률이 68%로 해외 카지노 운영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아 장기투자자와 외국인 지분이 늘어날 전망이다.카지노 산업은 일단 판을 벌여만 놓으면 돈 버는 건 ‘식은 죽 먹기’란 얘기가 나올 정도로 고수익이 보장된다. 재고 때문에 고민할 필요도 없고 생산품에 들어가는 원재료도 특별한 게 없다. 게다가 어느 나라에나 도박꾼들은 차고 넘친다.현재 국내엔 내국인 입장이 가능한 강원랜드 말고도 외국인 전용의 카지노가 입점돼 있는 호텔들만 10개에 달한다. 서울 쉐라톤 워커힐호텔을 비롯해 부산파라다이스호텔, 제주그랜드호텔과 신라호텔, 오리엔트호텔, 인천올림포스호텔 등이 적게는 수십대, 많게는 수백대의 슬롯머신 장비 등을 갖추고 카지노를 운영한다.강원랜드와 함께 ‘카지노주’로 주목받아온 파라다이스 역시 카지노산업의 성장성에 힘입어 관심주로 주목받고 있다.그러면 카지노에서 돈을 벌 확률은 얼마나 될까. 문화관광부의 카지노업 영업세칙에는 ‘수학적 검증이 되는 이론적 배당률(환급률)이 반드시 75% 이상이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현재까지 나온 최고 잭팟인 1억8천8백만원에 당첨될 이론상 확률은 2백9만분의 1이다.강원랜드 카지노강원랜드 슬롯머신 승률 10% 수준카지노의 매출액은 총 베팅금액에서 고객들에게 되돌려주는 환급금을 제외한 총수익이다. 카지노에서 ‘승률’이란 카지노 측에서 보면 카지노 게임에서 돈을 벌 확률로 플레어가 돈을 잃는 확률과 같다. 따라서 카지노의 승률이 높을수록 고객은 돈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슬롯머신에서 강원랜드의 승률은 10% 수준이다. 카지노의 대명사인 미국 라스베이거스(8%)보다도 높다. 고객 입장에선 그 만큼 돈을 딸 확률이 적은 것이다. 블랙잭 바카라 룰렛 다이사이 빅휠 등 테이블 게임의 업소 승률은 전세계 카지노 평균이 15∼20% 수준. 미국의 네바다주는 평균 19.7%, 뉴저지주가 16.5%에 달한다.한국레저산업연구소에 따르면 강원랜드에 메인 카지노가 개장되는 2003년엔 총수익이 1조원, 총매출액은 최소 7조5천억원에 달하게 된다. 이는 국내 사행산업 중 경마를 제치고 1위로 부상할 수 있는 규모다. 국내 사행산업의 시장 규모도 지난해 6조6천7백억원에서 올해에는 10조4천억원에 달하게 된다.강원랜드 카지노가 개장된 이래 갖가지 부작용이 생기기도 했다. 사채꾼들이 활개를 치고 급전을 대주려는 전당포가 한때 70개까지 난립하기도 했다. 도박에 중독돼 가산을 탕진한 사람을 위한 치료센터까지 들어섰다.강원랜드를 찾았다가 1억여원을 날리고 타고 왔던 고급승용차까지 담보 잡히는가 하면 카드 빚으로 신용불량 거래자로 낙인 찍힌 사람도 있다. 막대한 재산을 날리고 카지노 주변에서 장기체류하는 사람도 속출하고 있다.산업별로 외화를 벌어들이는 비중을 비교해보면 반도체와 자동차산업은 각각 39%와 40%인데 반해 카지노산업은 무려 93%나 된다. 그만큼 외화를 벌어들이는 데 효자산업인 셈이다.고용창출도 마찬가지다. 카지노산업은 일정한 시설을 갖추고 연중 영업하는 노동집약형 서비스산업이다. 카지노산업은 대부분 외국인 관광객을 겨냥한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마카오가 정부 차원에서 자국내 카지노 이용객을 위한 전용공항을 마련하고 말레이시아도 카지노 전용레저단지에 도로 항공편 등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며 “주변 국가들의 발빠른 움직임에 대응하지 못할 경우 외국인 관광객들을 고스란히 경쟁국에 빼앗기게 된다”고 지적한다. 강원랜드 카지노의 경우 현재 외국인 입장객 수가 턱없이 적은 점에서 ‘내국인의 호주머니에서만 돈을 벌어들인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는 얘기다.이제 우리나라 카지노 산업도 내년 월드컵을 앞두고 외국인을 대상으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황금산업으로 거듭나야 할때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