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 조사장 경영기획 탁월, 코오롱 조사장 실무 능통, 휴비스 조사장 1년만에 흑자 경영
국내 화섬업계의 패권은 ‘조트리오’가 이끌 전망이다. 조정래 (주)효성 사장, 조민호 휴비스 사장, 조정호 (주)코오롱 사장이 그들이다.우선 조정래(55) (주)효성 사장은 73년 동양나이론에 입사하면서 화섬업계에 몸담은 이래 특진을 거듭한 전문경영인이다.97년 섬유PG PETPU사장에 이어 98년 효성생활산업 대표이사 부사장을 지냈다. 98년 섬유PG장 부사장 시절 합병한 (주)효성의 대표이사 부사장에 이어 섬유PG장 사장, 섬유ⅡPG장 사장을 거쳐 최고경영자가 됐다. 특히 구매와 경영기획 분야에 탁월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현재 서울상공회의소 부회장이기도 한 그는 특유의 보스기질로 구조조정 시기인 96년 이후 강력한 업무추진력을 발휘했다.조정래 사장, 스판덱스 사업 구축 성공스판덱스 사업에서 증설을 과감히 추진해 회사의 이익기반을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것도 그런 리더십 때문이었다. 자기계발을 무엇보다 강조하는 CEO다. 일본어와 영어가 유창하고 최근엔 중국 스판덱스 공장 건설을 추진하면서 아침 일찍 출근해 중국어 공부에 빠져 있다.조사장은 한번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끝장을 보는 스타일이다. 울산공장 파업 기간 중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했던 것도 그런 고집이 반영된 것.조정호(55) (주)코오롱 사장은 섬유공학을 전공한 엔지니어 출신의 전문경영자다.미국 미시간대에서 산업기술 MS과정도 마쳤다. 69년 코오롱에 입사해 방사과장, 구미공장장, 섬유산업부문장, 기술본부장을 거치면서 기술개발 분야에서 30년 가까운 경험을 쌓았다. 실무에 능통한 만큼 그는 언제나 지표나 이론보다는 현장에서 경기 상황을 판단한다.음식값에서는 물가를 파악할 수 있고 손님들의 주문을 보고 주머니 사정을 알 수 있다고 그는 말한다. 그런 과정에서 ‘음식값이 4천원 이하인 메뉴의 재료는 수입품’이라는 그만의 판단기준도 마련했다. 또 차를 타고 가면서 신차를 비롯한 차종을 살피거나 차량의 흐름을 보면 불경기와 호경기에 분명한 차이가 나타난다는 게 그의 지론. 특히 대중교통의 이용 정도는 체감경기의 지수로 삼을 만하다고 말한다.조민호(57) 휴비스 사장은 96년 선경그룹 경영기획실 부사장을 지낸 후 97년 SK케미칼 대표이사 사장으로 있다가 지난해 휴비스 대표이사 사장으로 부임했다.국내 최초의 화섬 통합법인인 휴비스는 통합 이전인 삼양사, SK케미칼 시절 매달 50억~60억원의 적자를 냈었다. 통합 이후 비용절감 등이 효율적으로 이뤄지면서 흑자로 전환시킨 장본인이 바로 조사장이다.그는 출범 당시 3천5백억원이던 차입금도 2천7백억원 수준으로 줄어 성공적인 한해를 맞고 있다. ‘섬유진흥대상’ 수출 부문에서 대상 수상자로 뽑혔을 만큼 업계에서 인정받는 경영자다.설립 1년만에 1조원 가까운 매출이 기대되는 것에 대해 “제품구성을 보완하고 통합마케팅의 시너지를 잘 살린 데다 안정적인 노사관계를 바탕으로 양사의 문화적 차이를 조기에 극복한 게 주효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최근 “새한 구미공장의 원사·원면 사업을 인수 할 의지가 있으며 공개입찰에 참여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구미공장 폴리에스테르 장섬유 부문은 사업가치가 충분히 있으며 단섬유의 사업가치는 국내외 시황 등을 고려할 때 마이너스라는 게 그의 평가다. 그는 현재 SK케미칼 부회장을 겸임하며 그룹내에서도 실세로 주목받고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