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온라인 증권거래 비율은 세계 1위. 올 11월 들어서는 사이버 시스템을 이용해 주식을 거래하는 비중이 처음으로 80% 대에 진입하기도 했다.지난 98년 국내 사이버 증권거래 비중은 2.9%에 불과했으나 초고속 인터넷 및 시스템 인프라 확대와 오프라인에 비해 저렴한 수수료 등의 장점으로 온라인거래가 비약적으로 발전한 것.지난 97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증권사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을 구축한 두리정보통신은 이제 사이버 거래시스템의 핵심기술을 보유한 ‘증권관련 토털솔루션 업체’로 변신하는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사실 국내 유수의 대형증권사들이 신속하고도 정확한 사이버 증권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두리정보통신의 토털솔루션이 주춧돌 역할을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국내 굵직한 증권사 시스템 구축 도맡아지금까지 구축한 시스템만도 대우증권의 ‘Best EZ.com’과 LG투자증권의 ‘if LG.com’을 비롯, 동부증권(Winnet) 세종증권 한국투자신탁증권 제일투자신탁증권 신흥증권 키움닷컴증권 등 10여개사를 웃돌고 있다. 서울증권 등 일부 증권사는 랩어카운트 관리 등에 두리정보통신의 일부 시스템을 쓰고 있다.이 가운데 키움닷컴증권의 경우 두리정보시스템이 처음부터 시스템구축은 물론 최근 특별히 만든 옵션전용 프로그램인 ‘옵션영웅전’까지 일관 완성체제를 이룩해 명실공히 키움닷컴증권을 ‘온라인의 선도증권사로 만든 주역’이란 칭송까지 듣고 있다.두리정보통신이 특히 자랑으로 내세우는 제품은 독자개발한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 통합솔루션인 ‘하나로’다. 국내 최초로 클라이언트-서버와 웹환경을 하나로 통합, 다양한 업무시스템을 쉽고 빠르게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며 모든 O/S, 즉 윈도부터 유닉스까지 커버할 수 있다. 이 플랫폼은 이미 대우 LG 동부 세종증권 등의 증권사와 천리안 한국통신 넷츠고 등의 통신업체들에 제공돼 현재 국내 1백만여 명의 네티즌이 이 시스템을 이용해 증권거래를 하고 있다.다만 이제 국내 사이버트레이딩 시장이 거의 포화상태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는 점은 악재다. 두리정보통신 김현섭 대표는 이같은 지적에 대해 “업무적으로는 증권관련 토털솔루션으로 시장을 확대하고 지역적으로는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라며 오히려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 두리정보통신은 올들어 해외진출을 활발하게 모색하고 있다.일본 노무라증권 등 관심 표명지난 10월 13, 14일 이틀간 일본 에히메현에서 열린 IT관련 전시회에서 선보인 ‘하나로’는 해외 첫 무대였음에도 불구,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과 IT기업들이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는 등 ‘IT강국 한국’을 알리는 기회가 되기도 했다. 일본의 경우 사이버거래 비중이 10%에 불과, 앞으로 사업영역을 넓힐 여지가 많다.요즘 두리정보통신이 전략적으로 노리고 있는 지역은 사실 중국이다. 중국은 최근 증권관련 시스템을 일괄 교체하는 시기여서 사이버시스템 시장 확대는 물론 두리정보통신이 사이버트레이딩만 취급한다는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인 셈. 지난 11월18일 상하이에서 네오비젼이 주관한 ‘한중투자박람회’에서 현지업체의 뜨거운 관심을 모은 데 이어 최근에는 직접 중국 증권사 관계자들이 회사를 방문하기도 했다는 게 회사 관계자의 설명이다.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고 있다는 것도 두리정보통신의 매력포인트다. 보통 증권사들이 한 번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을 선택하면 회사가 문을 닫을 때까지는 그 시스템을 계속 써야 하기 때문이다.또 증권사들은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의 유지와 업그레이드를 위해 통상 초기 구축비용의 3분의 1 정도를 6개월에 한 번씩은 두리정보통신측에 지불해야 한다. 여기에다 일정 기간이 지나면 시스템을 대폭 개편하는 증권사도 많다. 이 때문에 일단 한 번 두리정보시스템의 고객이 되면 별다른 이변이 없는 한 ‘동반자 관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두리정보통신은 12월11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뒤 18일 공모주청약을 받는데, 실제 매매는 1월 초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수요예측이 끝나봐야 확실한 공모가가 산정되겠지만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최소한 5천5백원(액면가 5백원) 이상은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구주주들 중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이 36.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가운데 벤처캐피털이 8.19%를 갖고 있어 모두 45.1%, 94만여주의 물량은 1년간 시장에 나오지 않는다.애널리스트 시각실시간 데이터처리 부문 ‘강점’두리정보통신의 솔루션은 실시간 데이터처리 부문에서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턱시도(BEA사) MTS(MS사) CICS(IBM사) 등 경쟁사 제품들은 데이터베이스와의 연동에 초점을 두고 있어 실시간 데이터를 처리하기에는 무겁다는 단점이 있다. 이런 이유 때문에 LG투자증권 대우증권 등 대형증권사들이 ‘하나로’를 기반으로 개발한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을 채택했다.국내 증권거래의 높은 사이버 거래비중은 더이상 급속도로 확대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지만 국내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 개발시장은 2000년부터 2005년까지 연평균 11.1%의 안정적인 성장이 전망된다. 이는 사이버 거래 시스템이 증권사의 경쟁력과 직결돼 있어 시스템 업그레이드 및 재구축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두리정보통신의 2001년 매출액은 전년대비 37.5% 증가한 70억원으로 전망되는 반면 영업이익은 23.4% 감소한 15억원 대로 예상된다. 이는 임직원증가로 인건비가 늘어난 데다 사내 ERP시스템 구축으로 추가비용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회사는 내년에는 매출액 및 영업이익이 올해대비 각각 1백43.3%, 1백9.7% 증가한 1백72억원, 32억원으로 전망된다.정우철·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선임연구원CEO 인터뷰김현섭 대표“국내 시장지배력 발판 중국진출 박차”“중국은 사이버 트레이딩 업계에서는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시장입니다.”김현섭(40) 두리정보통신 대표가 중국시장에 대해 갖고 있는 꿈은 특별하다.주문, 체결 등 증권거래의 전체 시스템을 전반적으로 교체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상하이증권거래소가 우리나라를 포함, 해외 시스템업체를 물색하고 있기 때문. 만일 우리 나라 방식이 채택될 경우 두리정보통신의 토털솔루션과 사이버트레이딩 시스템이 함께 중국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돼 자본금 10억원짜리 기업으로서는 이른바 ‘대박’이 터지는 셈.김대표는 “이제 국내 사이버 트레이딩 시장은 확장의 여지가 거의 없기 때문에 중국시장을 잡는다면 회사가 제2의 도약을 이룰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물리학과를 졸업한 프로그래머 출신인 김대표는 96년 증권거래법이 개정되면서 가정에서도 주식거래가 가능하게 됐다는 소식을 듣고 당장 다니던 직장에 사표를 내고 두리정보통신을 설립했다. 김대표는 설립 직후 사이버 증권거래의 효시라 할 수 있는 LG투자증권의 ‘Homeline-I’를 구축했다.첫 작품을 내놓은 즈음에 IMF를 만나 혹독한 시련을 겪기도 했지만 99년 중반부터 사이버 트레이딩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덕분에 두리와 김대표는 기사회생했다.김대표는 “증권시스템이라는 분야가 매우 다이내믹하고 기술지향적이기 때문에 여기서 확고한 입지를 세운 후 대량의 실시간 처리가 중요한 다른 산업, 예컨대 택배나 국방관련 소프트웨어 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약력: 87년 충남대 물리학과 졸업. 89년 충남대 지구물리학과 석사. 96년 대원시스템 개발팀장. 97년 두리정보통신 설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