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는 연중 최고치 주가 수준에서 추가 상승이 가능한 지 여부다. 추가 상승이 가능하다면 조정시 매수 전략이 필요하지만, 그 반대의 경우엔 상승시 매도 전략을 선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기 급등으로 가격 메리트가 희석된 상황에서 추가적인 주가 상승 여부는 당연히 펀더멘털 개선 여부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일부 낙관론자는 현 장세가 지난 98년 중반 이후 대세 상승국면과 유사하다는 점에서 추가 상승을 예상한다. 이와 같은 견해에 동의하지 않는다. 물론 채권에서 주식으로 투자 패러다임에 일부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다. 그러나 당시 주가 상승은 펀더멘털 개선을 동반했다. 미국은 세계 경제의 성장 엔진으로 작용했고 국내 경기는 드라마틱한 반전을 시도하고 있었다.현 시점에선 이와 같은 반전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미국 경제는 여전히 불황국면이다. 이는 기업의 수익성 악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제조업 가동률은 18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으며 산업생산은 1932년 이후 처음으로 13개월 연속 감소하고 있다. 이와 같은 과정에서 공급 과잉이 빠르게 해소되고 있지만 한편으로 수요가 살아나지 않아 초과 공급상태가 지속되고 있다. 이는 기업의 가격 결정력(Pricing Power)을 떨어뜨리기 때문에 이익 감소 요인으로 작용한다. 최근 자동차 판매의 호조에도 불구하고 자동차 업계의 현금흐름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수익성 악화를 방어하기 위한 개별기업 차원의 대량해고 및 임금 삭감도 민간 소비 회복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고용 여건에 대한 가계의 불안심리 지속으로 소비자들은 감세에 따른 가처분 소득 증가분을 소비 대신 저축으로 사용했다. 미국 GDP의 67%를 차지하는 민간 소비의 둔화는 기업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결국 경기 회복이 지연될 것임을 시사한다.4분기 수출 전년동기 대비 17% 감소 예상한편 국내 경기여건도 아직까지 주가의 선행성을 언급하기엔 무리인 것으로 판단된다. 정부의 적극적인 부양정책 효과가 내수 선전으로 이어지며 경기 급락을 완충하고 있지만 궁극적인 경기 회복 시그널은 수출 개선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지난해 4분기부터 수출이 급격히 감소했다는 점에서 올해 4분기 중 기술적 반등 효과(Base Effect)로 수출의 반전 조짐을 기대해 볼 수 있다. 그러나 4분기 중 수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7%의 감소가 예상된다. 시장이 너무 앞서 나가고 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다.물론 시장 내 수급상황 개선 및 외국인의 공격적 순매수에 따른 투자심리 호전은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또 여타 신흥시장 대비 상대적 경쟁우위를 확보했다는 점은 외국인들에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 대상으로 인식될 것이다. 대만과 홍콩이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며 추가적인 경기하강이 우려되는 반면, 우리는 3분기 중 1.8%의 GDP 성장을 유지하며 경기 불황에 내성을 보이고 있다. 이들 요인은 주가의 지지요인이 될 것이다.그러나 그 이상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펀더멘털 변화 조짐이 미미한 상황에서 궁극적으로 현 유동성 랠리는 미국 증시 반등에 철저하게 좌우될 것이고, 미국 증시도 단기 급등으로 추가 상승이 부담스런 상황이다. 특히 12월 중 4분기 기업 예비실적 발표라는 암초가 대기하고 있고 기대치를 하회하는 실적은 현재의 높은 PER 수준을 설명할 수 없을 것이다.<그림 참조 designtimesp=21713> 12월 중 미국 증시의 조정이 예상된다. 따라서 이제부터 시장에 대한 기대 수준을 낮추고 다소 보수적인 전략으로 선회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