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그룹 부회장 직할 주류사업지원팀 주도 … ‘포화’ 소주업계 초긴장

‘껌재벌’ 롯데는 21세기를 맞아 ‘물재벌’로 변신 중인가.롯데는 든든한 유통사업부문을 기반으로 음료 주류 생수 등 모두 7조원대의 ‘물시장’에서 엄청난 속도로 세력을 확장해가고 있다. 이런 롯데 전략에 대해 증권시장에서는 해당사업부문 경쟁사들의 부정적인 반응과 달리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이는 롯데의 물사업 팽창을 주도하는 롯데칠성음료의 주가가 올초 15만원대에서 11월20일 현재 40만원대로 3배 가량 뛴 것에서 알 수 있다. 롯데칠성의 주식은 최근 소주업 진출이 기정사실화되자 수직상승 곡선을 그렸다.롯데칠성은 올 상반기 중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4배가 많은 7백26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이에 현금성 자산이 지난해 하반기에 비해 3백90억원 늘었다. 사업확장에 따른 자금력은 문제없다는 얘기다. 롯데는 언제쯤 ‘물시장’을 완전 장악할까.음료사업올해 탄산 과실 스포츠음료 등 음료시장 규모는 모두 3조2천억원대로 추산되고 있다. 롯데칠성은 지난 2월 제일제당의 음료사업부문(게토레이, 솔의 눈)을 인수하는 등 이 시장의 40%를 장악, 부동의 1위를 굳혔다. 롯데칠성은 제일제당의 음료사업부문 인수로 0.5%에 불과했던 스포츠음료 시장 점유율을 24.5%로 한번에 올려놓았을 뿐 아니라 전체음료시장의 점유율을 약 4 %포인트 늘렸다.이 시장의 2위 코카콜라(18%), 3위 해태음료(14%)와 큰 차이가 난다. 그러나 롯데는 여기에 만족하지 않는다. 지난해 롯데는 해태음료의 컨소시엄 인수에 참여해 지분율이 19%인 3대 주주로 올라섰다. 해태음료의 1, 2대 주주는 일본의 히카리인쇄와 아사히 맥주. 히카리인쇄는 일본 롯데의 납품업체로 알려져 있고 아사히 맥주는 롯데의 맥주수입처여서 사실상 롯데가 해태의 대주주라는 게 재계의 시각이다. 당시 전윤철 공정거래위원장은 “이번 해태음료의 실질적인 인수 주체가 롯데인 것을 알지만 법적으로 이를 제재할 근거를 찾지 못했다”고 말해 이를 뒷받침한다. 이를 감안하면 롯데의 음료시장 점유율은 50%를 넘는다. 특히 과실음료시장은 83.5%를 차지하고 탄산음료시장은 45.3%로 코카콜라를 제치고 1위에 올라서게 된다. 따라서 향후 해태음료에 대한 롯데의 행보가 주목된다.주류사업올 주류시장 규모는 소주 1조6천억원, 맥주 1조원, 위스키 1조2천억원 등 모두 3조8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물관련 사업 중 규모가 가장 큰 시장이다. 롯데칠성은 최근 22도짜리 소주 ‘송이’를 내놓으면서 기존 위스키(스카치 블루) 및 맥주(하이주)와 함께 3대 주정사업에 뛰어들었다. 롯데측은 소주의 경우 “주류면허가 필요한 희석식이 아닌 증류식이며 수량도 1만5천병인 시험 판매에 불과하다”며 애써 의미를 축소하고 있다. 맥주 또한 규모가 작은 과즙맥주여서 이를 본격적인 맥주시장 진출로 해석하는 것은 무리라는 게 롯데측 주장이다.하지만 주류업계는 “그동안 롯데의 행보를 볼 때 구체적인 주류시장 진출 전략을 짜놓고 움직이는 인상이 짙다”며 롯데를 경계하고 있다.롯데는 99년말 스카치 블루로 위스키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일본 아사히 맥주를 수입판매하는 하이스타를 설립했다. 그후 지난해 말 숙취해소음료 ‘필‘을 선보인 롯데는 올들어 6월 과즙맥주시장에 뛰어들었고 11월 소주 ‘송이’를 선보였다. 하이주의 올 매출목표는 70억원 선. 롯데는 위스키 매출 또한 연말까지 1천1백억원(시장 점유율 13%)을 목표로 하고 있어 아직은 미미한 상태다. 이는 어디까지나 시작일 뿐 롯데의 주류사업 전략을 들여다보면 앞으로의 행보가 만만치 않다.롯데는 롯데칠성의 주류사업기획팀과는 별도로 그룹내 주류사업지원팀을 두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신동빈 롯데부회장이 주류사업을 챙기고 있다는 얘기다. 이곳 관계자는 “기존 위스키 외에 신규 주류사업에 대한 타당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그룹차원의 주류사업 전략이 짜여지고 있음을 내비쳤다. 따라서 소주 및 맥주업 진출이 이곳에서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주류업계는 롯데가 기존 회사의 인수를 통해 소주나 맥주업계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 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위해선 주류면허가 필수다. 그러나 롯데는 기존 업계의 방어막이 워낙 막강해 신규면허를 취득하기 어려운 게 현실. 따라서 롯데는 기존 회사를 인수해 주류면허를 이양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게 주류업계측의 분석이다. 이의 신빙성을 높히듯 적자를 보는 일부 지방소주업체들이 롯데측에 인수요청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제 롯데 관계자는 “지난해 지방소주업체가 인수제의를 해왔으나 실익이 없어 거절한 것으로 안다”고 전하기도 했다.주류업계가 롯데의 술시장 진출을 두려워하는 것은 잘 짜여진 유통조직 때문이다. 롯데는 백화점은 물론 할인점(마그넷), 편의점(세븐일레븐), 수퍼마켓(롯데레몬) 등 유통망이 국내 최고수준이다. 따라서 롯데가 주류시장에 진출할 경우 순식간에 시장을 장악할 수 있을 것으로 주류업계는 보고 있다.생수사업롯데칠성은 소형 페트병 생수시장에서도 발빠르게 시장을 넓혀나가고 있다. 생수시장은 납세병마개제도의 시행으로 무자료거래 중소 사업자들이 퇴출되면서 대기업들의 각축장이 돼가고 있다.롯데는 올들어 ‘아이시스’란 브랜드로 본격적인 사업을 벌여 상반기에만 70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현재 80여개의 생수 대리점을 연말까지 2백여개로 확대해 1백20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생수시장 규모가 2천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롯데의 매출은 그리 큰 편은 아니다. 하지만 롯데가 1년만에 소형 페트병 생수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진로 및 농심과 대등한 위치로 올라섰다는 점에서 생수업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