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점포 1개당 16∼20명의 파트너(직원)를 신규로 채용하고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고용창출을 계속할 수 있다는 게 무척 기분이 좋습니다.”지난 99년 이화여대 1호점에서 2000년 말 10호점, 올들어 한 달에 2개꼴로 점포를 늘려가며 승승장구하고 있는 스타벅스코리아 정진구(56) 사장은 요즘 표정관리하기에 바쁘다. 당초 올해 말까지 29호점 개설을 예상했으나 연말까지 34호점 개설이 무난할 정도로 목표를 초과달성한 데다 현재 영업 중인 29개점이 모두 흑자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다.스타벅스의 성공에는 우선 세계 최고 브랜드라는 것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여기에 25년간 미국과 한국의 유통업계에서 일한 정사장의 ‘밑바닥 경험’이 보태져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스타벅스코리아는 스타벅스가 진출한 전세계 28개국 중 최단기간에 흑자를 달성한 것은 물론 전세계 점포당 평균 매출액에서도 1위를 기록하고 있다.정사장은 ‘직원 예찬론자’다. ‘성공비결이 뭐냐’고 묻자 “파트너(직원)들이 잘해줬기 때문”이라고 공을 돌렸다. 그는 ‘직원감동이 고객감동을 가능케 한다’는 확고한 경영철학을 갖고 있다. 직원들을 파트너로 부르며 허물없이 지내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그의 직원감동 전략은 신입사원 채용 때부터 시작된다. 매장의 말단사원까지 정규직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임금수준도 동종업계에 비해 20∼30% 정도 높다고 한다. 1년에 교육비만 24억원이 들어갈 정도로 직원교육에도 돈을 아끼지 않는다. 입사한 직원은 4주간 교육을 끝낸 뒤에 현장에 배치하며 이후에도 1년 동안 4번의 재교육을 시킬 정도로 교육과정이 철저하다.또한 직원들의 사기진작을 위해 수익의 일부는 직원들에게 돌려줄 작정이다. 정사장은 “종업원 이익환원제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미국식 스톡옵션이든 PS(Profit Sharing·이익분배)든 직원들이 원하는대로 해줄 방침”이라고 말했다. 정사장은 인터뷰 내내 “파트너가 행복해야 고객을 만족시킨다”는 말을 누누이 강조했다. 이는 “한국은 서비스 부재의 나라”라는 그의 말에서 그 뜻을 읽을 수 있는데, 한국 외식업 시장에서 서비스야말로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라는 말로 들렸다.이밖에 정사장이 점포를 소형화하는 세계적 추세와는 반대로 대형점포를 개설하고, 서울시 여의점의 경우 금융인들의 생활패턴에 맞춰 ‘모닝커피 배달제’를 도입하는 등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을 제대로 살린 마케팅 전략을 구사한 것도 스타벅스의 성공요인 중 하나다. 정사장은 오는 2005년까지 1백50개의 매장을 개설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갖고 있다.배스킨라빈스·파파이스 국내 진출 주도정사장은 지난 74년 미국으로 건너가 세븐일레븐 점원으로 유통업계에 발을 내딛었다. 이후 86년 한국으로 들어와 (주)BR-코리아의 대표이사로 배스킨라빈스의 한국진출을 주도했으며, 94년에는 AFC파파이스 미국본사의 아시아본부장을 맡아 아시아시장의 파파이스매장 개설을 책임지는 등 국내 유통업계의 실력자로 부상했다. 99년 스타벅스의 러브콜을 받고 커피사업에 뛰어들었다.정사장은 “은퇴하기 전에 한국에서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젊은이들이 한국에서 제일 가고 싶은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