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갑 지난 현대금고 신사장 “나이 잊은 경영” … 신안금고 임사장 29세 나이로 돈줄 ‘쥐락펴락’
금융계는 여성 경영자를 찾아보기가 쉽지 않은 곳이다. 지난해 7월 불발에 그치긴 했지만 서울은행에서 금융감독원 최명희 은행검사국 팀장을 부행장으로 영입하려 했을 때 ‘최초의 여성 부행장이 나올 것’이라며 떠들썩했던 것도 그런 이유에서였다.그러나 금고업계에서는 간혹 여성 최고경영자를 찾아볼 수 있다. 올해 64세인 전북 부안 현대금고의 신행숙 사장이 이들 중 ‘맏언니’ 격이다. 젊은 사람들 못지 않은 추진력을 과시하며 활발히 뛰고 있다고 현대금고 직원들은 입을 모은다. 남편이 갑자기 세상을 떠난 지난 89년부터 현대금고 사장으로 경영에 참여하게 됐다. 이전에는 약 20년간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한 신사장은 부안읍 안에서는 거의 모르는 사람이 없는 ‘지역의 대모’다. 지역밀착형 영업으로 승부를 걸어야 하는 지방금고에서는 이같은 신사장의 네트워크가 큰 힘이 되고 있다.구혜원 회장·김정온 사장 등 1인다역 ‘똑소리’서울 푸른상호신용금고 구혜원(43) 회장 역시 지난 99년 남편이 작고한 후 경영을 맡아 지금까지 푸른금고를 이끌어오고 있다. 예금유치를 위해 늦게까지 직접 영업에 나서는 행동파다. 부국사료 사조축산 등 계열사 회장도 함께 맡고 있어 하루가 짧다.제주도에서 규모가 가장 큰(여신 2천3백억원, 수신 2천8백억원) 제은금고의 김정온(44) 사장은 명실공히 지역사회의 중심인물이다.김사장은 제주은행 창업자인 김봉학씨의 며느리로, 제주상업고등학교가 속해 있는 학교법인 천마학원 이사장과 퍼시픽천마의 대표이사도 겸하고 있는 바쁜 사업가다. 이 회사 오문석 팀장은 김사장이 “무서운 추진력을 지니고 있는 분”이라고 말한다.2000년 11월 사장으로 취임하면서 수신 대비 여신 비율을 80%까지 끌어올렸고, 여신 거래처를 5천 곳 가량 늘려놓았다는 설명이 덧붙여진다. 최근 소액 신용 대출 시장에도 뛰어들어 영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은금고는 지난 3년간 적자를 냈으나 새해 3월 분기결산에서는 흑자로 전환할 수 있을 전망이다.부산 플러스 금고의 박미향(44) 사장은 금고 인수를 통해 사장이 됐다. 정현준 - 이경자 불법대출 건으로 잘 알려진 동방금고를 사건이 정리된 직후인 올 7월 사들여 이름을 바꿨다. 현대금고 신사장과 마찬가지로 박미향 사장도 교사 출신으로 지난 10여년간 외국서 사업을 하는 남편을 도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금고경영에 뛰어들었다. 이전에는 어음거래를 중계하는 벤처기업을 경영하기도 했다.박사장은 “올해는 재창업의 해로 정하고 회사의 이미지를 바꾸는데 중점을 뒀다” 면서 “2002년에는 주부 고객을 집중적으로 공략, 한때 수신규모가 2천5백억원 대에 달했던 옛 명성을 되찾을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압구정동 집에는 한 달에 한 번 밖에 가지 못할 정도로 바쁜데도 즐거운 마음으로 업무에 임하고 있다.29세라는 젊은 나이에 사장 자리에 오른 서울 신안금고 임채연(29) 사장은 이미 유명인사가 다 됐다. 지난 90년 신안종합건설에 평사원으로 입사, 계열사인 신안스포렉스 영업본부장 등으로 초고속 승진을 하면서 화제를 뿌린 끝에 2000년 9월 신안금고 사장에 올랐다. 계열사인 신안주택할부금융 사장도 함께 맡아 금융회사 2개를 이끌고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