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해 본 사업들 중에 가장 애착이 갑니다. 깔끔하고 참신하잖아요?”청바지에 빨간색 티셔츠 차림이 잘 어울리는 유연숙(44) 사장은 ‘비빔밥 패스트푸드점’이라는 업종처럼 참신한 모습이다. 지난 10년 동안 카센터, 여성의류전문점을 경영했고 직장생활도 1년 남짓 해 봤지만 이번 창업이 가장 잘한 일인 것 같다는 자랑.스스로 ‘집에만 있지 못하는 스타일’이라는 유사장은 활달한 성격과 남다른 수완으로 손대는 사업마다 성공으로 이끌었다. 서울 관악구 봉천동에서 카센터를 운영할 때는 직접 2급 정비사 자격증을 딸만큼 적극적이었다.여성으로선 드문 일이라 TV 다큐멘터리의 주인공이 돼 유명세를 떨치기도 했다. 여성복 브랜드 대리점을 할 때는 주부고객들과 허물없이 지내 단골이 적지 않았고 제법 큰 수익을 올렸다.하지만 두 사업 모두 한계가 있었다. 카센터의 경우 정비 분야를 속속들이 알기 위해 자격증을 땄지만 직접 정비사로 나설 순 없었다. 여전히 기술이 뛰어난 기사를 확보하고 관리하는 일이 부담으로 남았다. 이후 6년 동안 운영한 여성복 대리점 또한 상품 조달에 목돈이 들어가는 데다 재고가 많이 남는 게 골칫거리였다. 단골 고객이 늘어나면서 외상거래도 많아져 ‘앞으로는 남지만 뒤로는 밑지는’ 전형적인 부실 구조가 만들어졌다.사업을 정리하고 1년여 동안 직장생활을 하면서 휴식기를 가졌다. 새로운 사업을 구상하기 위해 신문 잡지를 눈여겨보다 발견한 것이 비빔밥 패스트푸드점이었다.“불경기에는 뭐니뭐니해도 외식업이 안정적이라고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아이디어가 반짝이는 신선한 아이템이라 눈길이 갔지요. 여성복 대리점을 하면서 외상 때문에 골치를 앓았던 터라 특히 현금사업이라는 점이 마음에 들더군요.”먼저 개업한 비빔밥 패스트푸드점을 방문해 고객 반응 등을 살펴본 후 지난 9월 창업을 결정했다.유사장의 점포는 깔끔하고 아담한 햄버거 가게를 연상시킨다. 가장 한국적인 전통음식인 비빔밥을 패스트푸드로 거듭나게 만든 업종인 만큼 신세대 취향의 인테리어에 주력했다.15가지에 달하는 메뉴는 주문 후 10분내에 조리가 끝난다. 본사에서 비빔밥 재료 대부분을 반제품 형태로 공급하기 때문에 조리가 간편한 것. 또 모든 메뉴는 세련된 디자인의 용기에 포장이 가능하다. 날씨좋은 날 점심시간이면 비빔밥을 포장해 인근 파리공원에 나가 짧은 소풍을 즐기려는 젊은층이 상당히 많다.포장·배달판매 수입도 짭짤가격은 3천~5천원으로 저렴한 편이다. 가장 인기있는 메뉴는 3천5백원짜리 김치불고기비빔밥. 최근 출시한 콤보 시리즈도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콤보는 햄버거나 치킨 패스트푸드점에서 흔히 사용하는 패키지형 메뉴로 한번에 여러 가지 맛을 볼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비빔밥과 잡채 떡볶이 완자 콜라를 곁들여 푸짐한 ‘한 상’이 4천5백~5천원 선이다.유사장은 주변이 아파트·오피스텔 밀집지라는 점을 고려해 배달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배달과 포장, 직접 방문하는 고객의 비율은 4:3:3 정도. 중국음식이나 치킨 등 일부에 국한됐던 배달 음식이 비빔밥까지 확대됐다는 점이 고객으로부터 환영받고 있다.유사장은 점포 임대시 들어가는 비싼 권리금과 월세를 피하기 위해 점포를 직접 구입하는 방법을 택했다.“목동 상업지역에 점포를 구하려면 권리금만 8천만~1억원을 부담해야 합니다. 매월 2백만원 안팎의 월세까지 감안하면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겠더라고요. 차라리 점포를 사서 투자를 겸하자는 생각이었습니다. 주변 상권의 발전 전망도 밝아서 잘 한 결정이라고 믿어요.”목동 신시가지 상업지구 주상복합건물에 위치한 유사장의 점포는 실평 14평 규모다. 매입에 들어간 비용은 2억6천만원 정도. 여기에 인테리어와 주방설비, 간판 등 부가 비용을 합쳐 총 3억2천만원 정도가 창업비용으로 들어갔다.반면 하루 평균 60만원의 매출이 올라 한달 1천8백만원 선의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이 가운데 재료비 7백만원, 3명의 종업원 인건비 3백50만원을 제외하면 6백50만원 선의 순수익이 남는다.패스트푸드 시장 매년 20% 이상 고속성장“당초 1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고객층을 잡았지만 막상 해보니 연령층이 따로 없는 사업이더군요. 젊은층은 비빔밥을 패스트푸드로 만들었다는 점에 흥미를 가지고 중장년층은 입맛에 맞다며 좋아해요. 청결하고 신선하게만 만들어낸다면 누구나 성공할 수 있으리라 봅니다.”패스트푸드 시장은 매년 20% 이상의 고속 성장을 하는 황금시장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전통 한식을 패스트푸드로 만든 비빔밥 전문점은 맛과 영양, 간편함, 저렴함을 고루 갖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15평 정도로 창업할 경우 점포 임대보증금을 제외하고 총 4천7백만원 정도가 들어간다.일본 창업통신디지털 화상 프린트 자판기 ‘인기’디지털 시대 최고의 히트상품으로 불리는 ‘디지털 카메라’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카메라로 찍은 화상을 바로 그 자리에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화상을 카메라의 액정 모니터나 PC의 모니터 상에서 보는 데 만족하지 않고 따로 프린트해서 보존하려면 이런저런 불편이 뒤따른다. 개인 PC와 프린터가 없거나 높은 해상도의 화질을 필요로 할 경우에는 전문점에 의뢰해서 일정시간을 기다려야만 한다.그러나 최근 일본에서는 디지털 카메라로 찍은 화상을 즉석에서 프린트해주는 자동 프린트기가 카메라 전문점이나 가전제품 양판점 등에 잇달아 설치돼 디지털 카메라 사용자들 사이에서 큰 환영을 받고 있다.길거리나 점포 한 켠에 등장한 디지털 화상 프린트기는 화면상에서 필요한 기능을 선택하기만 하면 불과 30~40초만에 고화질 인쇄가 끝난다. 놀라운 신속함과 고화질 성능은 물론 저렴한 가격도 이 자판기의 최대 장점이다. 집에서 프린트할 경우에는 PC와 프린터 외에도 잉크나 용지 등 소모품 비용이 필요한 데 비해, 이 자동 프린트기를 이용하면 1장에 50~80엔의 저렴한 비용으로 인쇄가 완료된다.현재 디지털 화상 프린트기를 발매 운영하고 있는 업체는 디지프리(www.pxee.net), 미쓰비씨전기(www.vcp.melco.co.jp), 자스포토(www.snaps-jp.com), 카시오계산기(www.casio.co.jp) 등이 있다. 올해 4사에서 출시한 디지털 화상 프린트기는 모두 잉크에 열을 가해 종이에 전사하는 ‘승화형’의 인쇄방식을 취하고 있다. 디지털 화상 프린트기는 디지털 화상을 종이 위에 프린트해 주는 1차적 기능 외에도 예쁜 프레임이나 캐릭터 등을 편집해주는 기능이 있다. ‘프레임 프린트’ 기능이나 ‘스티커사진 프린트’ 기능은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모으는 요인. 또 증명사진이나 포스트카드 제작도 가능해 실용적이라는 평가도 얻고 있다.디지털 화상 프린트기는 자신이 직접 촬영한 디지털 화상을 다양하게 연출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나만의 멋’을 추구하는 개성파 젊은이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 선풍적 인기를 끌었던 스티커사진 기기 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자판기인 셈이다.일본내에 2백42개 점포에 디지털 화상 프린트 자판기 ‘디지P’를 설치, 운영하고 있는 자스포토사의 경우 이 기계 개발 이후 매출이 두 자리 숫자 성장을 나타내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성장세에 힘입어 내년 봄까지 설치 점포 수를 더욱 늘려나갈 방침이다. 카시오계산기도 ‘레츠포토’를 개발해 유명 카메라 전문점 및 가전제품 양판점 50여곳에 설치, 운영하고 있다.길을 가다 자판기에서 음료수를 뽑아 마시듯 즉석에서 디지털 화상을 프린트해주는 ‘디지털 화상 프린트기’는 급속한 디지털화 경향과 디지털 카메라 소비 증가에 힘입어 또 하나의 자판기 장르를 구축하고 있다.김태은·트렌드재팬(www.trendjapan.co.kr)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