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한해 내내 형성될 기류는 할인 유통업이다. 실속있고 합리적인 소비스타일을 지향하는 알뜰한 소비자들이 다리품을 팔더라도 싼 곳으로 몰려들 것이기 때문이다. 때문에 중간유통 단계를 없앤 직접유통을 통해 판매제품을 일반 점포보다 30∼40% 저렴하게 제공하는 각종 전문점들이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아동복 할인점, 속옷할인점, 유아용품할인점, 스포츠용품 할인점, 여성정장 할인전문점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올 9월 아동복 가맹사업을 시작한 키즈아울렛은 11월 말 현재 2개월 만에 20여개로 늘어났을 정도다.저렴한 가격의 외식업도 여전한 인기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저렴한 가격의 외식업 인기지속외식업은 가격이 저렴한 것에 비해 양이 푸짐하고 맛이 좋다는 점이 고객을 끄는 중요한 덕목이다.특히 고급 음식으로 여겨졌던 것들이 저렴한 가격에 판매되면서 대중음식으로 자리잡는 경우도 적지 않다. 올해 크게 성장한 참치전문점은 1인당 4만∼5만원 했던 참치를 1만원대에 제공하는 파격적인 가격정책으로 소비자들의 발걸음을 잡았다. 이경희 창업전략연구소장은 “찜닭 전문점, 버섯탕 전문점, 초밥 전문점 등도 저렴한 가격에 건강식이라는 점이 부각되면서 꾸준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했다.편의제공업도 그 기류가 점점 확산되는 추세다. 미래 경영학자인 스탠 데이비스는 21세기 사회가 S곡선을 그리면서 발전한다고 했다. 현대사회는 성장하는가 싶으면 쇠퇴하고, 그러다가 다른 모습으로 성장한다. 이처럼 S곡선에 적응해서 살아가는 현대인은 휴식이 없다. 성장기에 쇠퇴를 대비해 다음 단계를 준비해야 한다.따라서 바쁜 현대인에게 다양한 편의 제공을 통해 시간을 벌어주는 사업이 크게 성장할 것이다. 밑반찬은 물론 일일반찬, 심지어 국이나 찌개, 명절음식 등을 파는 반찬편의점이 대표적 사례다.반찬편의점 체인인 장독대의 경우 올해 60개 이상의 가맹점을 냈다. 컴퓨터는 물론 소프트웨어, 잉크리필 등을 취급하는 컴퓨터편의점, 인쇄 포토아트 열쇠수리 같은 서비스를 한자리에서 해결하는 마크편의점 등도 편의제공사업에 속한다.이밖에 출장요리사업, 베이비시터 파견업 등 맛벌이 지원사업의 종류도 갈수록 세분화 전문화 될 것으로 보여 틈새 아이템이 무한한 기류다.생식전문점·유기농산물 등 유망건강, 환경사업 역시 내년을 관통할 기류다. ‘죽는 날까지 청춘으로 살고 싶다’‘건강이 최고’라는 말은 경제가 어려울수록 더욱 피부에 와 닿기 마련이다.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더라도 건강에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할 수 있다는 소비자는 내년에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건강사업으로 건강보조식품을 얘기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올해 크게 성장한 생식전문점, 기능성 건강제품 전문점, 휘트니스센터 이외에도 악취제거제품을 판매하는 악취제거제 전문점,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고 재배한 유기농산물을 판매하는 유기농산물 전문점 사업 등은 건강에 더욱 까다로워질 현대인들의 구매력을 끌어당길 것이다.엔젤사업은 지금처럼 핵가족화가 계속되는 한 ‘영원한 황금어장’으로 통한다. 아무리 생활이 어려워도 자녀들을 위한 소비는 줄어들지 않는 법이다. 또한 계절을 타지 않는 기류다. 눈에 띄게 성장하고 있는 조기영어시장은 매년 30% 이상 고성장을 거듭하며 올해 1조7천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생겨난 아동도서 방문대여업은 2년만에 전국적으로 수천여개의 사업자가 생겨났다.엔젤시장 규모가 커지면서 업종도 세분화되고 있는 추세다. 어린이의 창의력을 키우는 창의놀이방, 생활피아노 방문교육업, 어린이 이동영화관 사업 등이 올해 새로 등장한 아이템이다.내년에는 이제까지 본 적이 없는 새 기류가 형성될 전망이다. ‘월드컴 붐’과 ‘주5일 근무제 시행’으로 레저 및 스포츠 분야의 약진이 예상된다. 스포츠 용품점이나 골프 휘트니스 관광 등 레저업종이 인기를 끌 전망이고 스포츠를 테마로 한 마케팅이 다양한 업종에서 구사될 것이다. 스포츠 테마 카페, 스포츠 테마 레스토랑 등을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사업화하는 업체들도 생겨날 것이다.이밖에 민박형 전원주택 임대업, 자격증 관련학원, 음식배달업 등도 주5일 근무제가 정착되면 강한 세를 형성할 것으로 예상된다.2001년 업종 희비‘찜닭’ 뜨고 ‘커피전문점’ 지고올해 창업시장의 최고 아이템은 ‘찜닭’, 최악의 아이템은 ‘커피전문점’이다. 올해 초 등장한 ‘찜닭’은 봉추찜닭, 안동찜닭 등 10여개의 프랜차이즈 본사가 성업할 정도로 시장이 커졌다.‘찜닭’은 원래 경북 안동 지방의 전통음식으로 현대인의 입맛에 맞게 매콤 달콤한 맛과 함께 고급스런 퓨전풍 인테리어로 소비자의 눈길을 끌었다. ‘찜닭’과 함께 올해 뜬 업종은 퓨전삼겹살. 퓨전삼겹살은 와인이나 매실에 숙성시킨 삼겹살. 인테리어와 먹는 방식도 달라졌다. 머스타드, 콩고물 등의 다양한 소스를 곁들이고 은은한 조명에 세련된 인테리어로 젊은 소비자들의 호응을 받았다. 전문가들은 이밖에 올해 ‘뜬 업종’으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 운동화세탁전문점, 남성미용실 등을 꼽았다.반면 80년대 후반 다방을 밀어내고 그 자리를 차지했던 커피전문점은 외국계 테이크아웃형 고급커피전문점이 등장하면서 예전의 다방 신세가 됐다. 생크림과 모카, 초콜릿으로 맛을 내고 원두를 직접 갈아 그 자리에서 뽑아주는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에 젊은 고객층을 빼앗긴 탓이다. 대신 지난 99년 선을 보인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은 지난해 2백개, 올해는 4백여개로 늘어났다. 업계 관계자들은 개인이 운영하는 곳까지 포함하면 6백개가 넘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지난 89년에 등장한 비디오방은 고화질, 고음질 디지털 방식인 DVD방이 출현하면서 기존의 비디오방은 하나 둘 문을 닫거나 DVD방으로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실정이다. PC방도 마찬가지로 멀티미디어 PC방이 생기면서 쇠퇴의 길을 걷고 있고, 수퍼마켓도 24시간 편의점과 대형 할인점에 상권을 내주면서 지는 업종에 합류하고 있다. 이밖에 스티커자판기사업, 노래방도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