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호텔 등 모바일 인터넷 수요 확산 … 일본 4세대 주도권 야심 견제해야

통신서비스의 최근 흐름을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유무선 통합서비스다. 그리고 여기에는 무선랜망과 이동통신망간의 연동이라는 것이 자리하고 있다. 통신사업자들이 무선랜(LAN·근거리 통신망)을 잇달아 도입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지난번 컴덱스에서도 이런 흐름을 감지할 수 있었다.이동통신이 2세대에서 3세대로 빠르게 전환되는 움직임이 확연히 드러나는 가운데 무선랜 역시 응용대상 영역을 확대하는 추세임이 분명히 확인됐다. 사실 IT(정보기술)산업의 전반적인 침체 속에도 무선랜 수요가 기업 학교 호텔 공항 등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것은 매우 돋보이는 것이다. 또한 국내에서도 무선랜이 2002년 IT경기 회복을 이끌 주요 종목으로 꼽히고 있는 것도 이런 추세와 결코 무관한 것이 아니다. 앞으로 무선랜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다양한 무선랜 프로토콜(통신규약)이 국제기구 등에서 제안되고 있다.이와 관련해 주목할 것이 2001 추계 컴덱스에서 있었던 존 챔버스 시스코시스템즈 회장의 기조연설이다. 그는 11Mbps를 지원하는 IEEE802.11b(무선랜 표준 프로토콜)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앞으로는 무선랜 시장이 가파른 속도로 네트워크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실제로 무선랜 기술의 비용을 절약하고 가격 인하를 가능케 함으로써 수요를 촉진할 수 있게 된 데에는 기업들의 IEEE802.11b 단일규격 채택이 크게 기여했다. 이는 챔버스 회장의 발언을 뒷받침해 주는 것이기도 하다.무선랜 4세대 표준 될 수도 있어어디서건 한 개의 ID만 가지고도 인터넷에 접속할 수 있게 한 무선랜이 앞으로 더욱 확장되면 어떻게 될까. 사실 무선랜과 이동통신은 보기에 따라서는 보완관계일 수도 있고 경쟁관계일 수도 있다. 고속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선랜과 달리 지금 국내 이동통신사업자들의 무선인터넷 서비스는 저속(2Mbps 이하)이다.이들이 만약 각각 시장을 창출한다든지 상호 연동시켜 통합서비스를 제공하는 차원에서본다면 이들은 상호보완적이다. 하지만 만약 기존의 데이터 전송반경을 넘어 기술적으로 셀간 로밍이 가능한 방향으로 무선랜이 발전·확장되면 양상이 약간 복잡해질 수도 있다. 물론 이의 가능성 여부에 대해서는 아직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의견이 있긴 하다.주목할 것은 그 어느 경우건 무선랜이 4세대 이동통신과 관련해서 하나의 변수로 등장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점이다.현재 유럽은 3세대 사업자들의 서비스 도입이 지연되자 4세대는 가급적 미루려 하고 표준화 작업에도 소극적이다. 반면에 일본은 NTT도코모를 내세워 4세대 주도권을 노리는 중이다. 그런데 미국에서는 의미있는 다른 입장이 포착되고 있다. 어차피 3세대 준비가 늦은 바에야 이를 아예 바이패스(bypass)하자는 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IEEE(전기전자기술협회)에서 무선랜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방향으로 접근하려는 움직임과도 결코 무관하지 않다.어쨌든 무선랜 분야의 기술 및 시장동향 외에도 표준화 움직임에 정부와 기업들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용어설명 무선랜근거리통신망(LAN)을 구축할 때 물리적으로 유선을 사용하지 않고 무선통신을 이용하는 방식이다. 산업·과학·의료(ISM)용으로 분배된 주파수인 2.4GHz대역을 사용한다. 특히 무선랜은 표준으로 확정된 IEEE802.11b와 11Mbps의 비교적 빠른 속도의 데이터 전송이 가능하고 일반화된 IP프로토콜을 사용하고 있다. 국내에선 제2의 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ADSL)에 이어 차세대 통신 솔루션으로 떠올랐다. 정보통신부가 2001년 6월 통신서비스 사업자도 사업용으로 ISM밴드 주파수를 사용할 수 있다고 해석함에 따라 관련 업체들이 앞다퉈 시장 선점에 나섰다. 현재 한국통신을 비롯해 SK텔레콤, 하나로통신, 데이콤 등에 이어 민간 주도 공중무선랜 사업자인 무선브로드밴드서비스까지 본격 나설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정통부는 2003년부터 IEEE802.11a 표준으로 규정된 5GHz대역(54Mbps 전송)의 주파수를 일반 사업자에 할당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