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은행들은 펀더멘털뿐 아니라 주가 측면에서도 매우 우수한 실적을 기록했다. 특히 우량은행들의 주가는 시장 수익률을 크게 상회하면서 가장 중요한 종목군의 하나로 자리잡았다. 지난해 12월19일 국민·하나·한미은행으로 이뤄진 메리츠 우량은행 지수는 261으로 2000년 말과 비교해 43.7% 상승, KOSPI 상승률 28.2%를 크게 상회했다. 합병 후 신규 상장된 국민은행의 실질 상승률을 반영한다면 그 격차는 더 크다.은행업종 시가 총액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3개 우량은행과 신한은행의 2001년 순이익은 전년 대비 1백29% 증가할 것으로 보여 실적이 주가 상승을 뒷받침하고 있다. 조흥·외환 등 시중은행과 지방은행들도 우량은행 만큼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지는 못했지만 모두 흑자로 돌아서면서 경영이 정상화되고 있다.2002년에도 은행들은 증가율이 낮아질 뿐 이익의 증가세는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이익 증가의 가장 큰 이유는 대손충당금의 감소다. 99년과 2000년에는 대우와 워크아웃 기업, 지난해는 현대건설, 하이닉스 등 대형 부실에 대해 대손충당금을 적립해야 하는 부담이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이런 대형 부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낮다. 만약 발생한다 하더라도 그 영향은 비교적 작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리고 경기 회복으로 자연적인 연체율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신한·하나·한미은행의 대손상각비는 전년대비 13%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은행들의 카드 부문은 여전히 호황을 누리고 있으며 각종 일반 수수료도 인상시켜 수수료 이익은 큰 폭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4개 우량은행의 수수료 이익은 전년 대비 19% 늘어날 전망이다. 수수료 수익의 증가, 그리고 대손충당금 적립의 감소 등으로 4개 우량은행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15%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렇게 은행업종은 실적이 뒷받침되고 있기 때문에 올해 주식시장에서 상승세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지난해 우리금융지주회사의 설립, 국민은행의 합병 등으로 은행 구조조정이 일단락됐지만 아직 끝나지 않았다. 하나은행, 신한지주회사 등을 비롯한 우량은행들이 외자유치, 또는 합병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움직임이 돋보이는 가운데 적어도 올해 1∼2건 정도의 대형 M&A(인수합병)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판단된다.이렇게 될 경우 합병 후 국민은행의 주가 상승에 대한 투자자의 학습효과는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업 실적의 호조와 각종 구조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여전히 살아 있어 내년 상반기에는 은행이 주식시장의 주도주 중 하나로 활약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