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선혁명은 가정에서부터 먼저 찾아왔다. 무선 웹패드를 중심으로 한 홈네트워킹의 도래다. 무선 네트워크인 인터넷상에서 집안 내 가전기기는 물론 조명, 비디오 도어폰 등 각종 기기를 제어할 수 있는 무선 웹패드 시장 본격화가 이를 방증한다.포스코와 SK건설이 건설한 ‘분당 파크뷰’를 비롯해 대상건설의 ‘아크로비스타’와 금호건설의 ‘리첸시아’도 홈네트위킹의 핵심 장비 웹패드 솔루션을 도입했다. 홈네트워킹 솔루션 업체인 지맥스테크놀러지는 2003년 분양 목표로 서울 장안동 현대 홈타운에 웹기반 홈네트워킹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지맥스 송영미 과장은 “홈네트워킹은 원격지에서 PC나 휴대폰으로 가정내 기기와 각종 시설을 작동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무선은 자동차와 만나면서 그 가능성의 위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바로 텔레매틱스(Telemetics) 서비스다. 텔레매틱스는 무선통신을 이용해 차량 운전자에게 실시간으로 교통정보와 응급상황 대처법, 원격 차량진단, 주요소 음식점 안내 등 각종 정보를 제공해주는 서비스다.업계에선 대우자동차가 KTF와 손잡고 제일 먼저 서비스를 내놓았다. 대우자동차가 선보인 드림넷은 현재 대우자동차에서 나오는 승용 전차종(마티즈 제외)에 적용되고 있다. SK는 계열사인 SK텔레콤과 함께 엔트랙을 선보였다.엔트랙은 실시간 교통정보를 제공해 주고 교차로 등에서 주행방향을 미리 알려주는 턴바이턴 방식의 길안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 또 한번의 버튼 조작으로 센터에 접속한 뒤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말하기만 하면 센터에서 이를 자동 인식해 고객이 요청한 빠른 길 정보를 단말기에 내려주는 방식을 택해 고객이 자동 음성안내와 그래픽 표시만으로 목적지를 찾아 갈 수 있다.여기에 무선광고도 조만간 접목될 전망이다. 가장 가까운 주유소 광고는 물론 맛집이 스크린에 등장한다. 백화점 세일광고도 쇼핑욕구를 자극할 전망이다.생활속에서 무선혁명을 실감할 수 있는 것은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휴대폰 결제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도시 전체가 휴대폰 결제 시스템을 갖춘 곳도 생길 예정이다. 경기도 성남시는 우선 시청을 중심으로 시범서비스 한 뒤 시 주변 상가와 음식점은 물론 백화점 할인점 주유소 등에 휴대폰 결제가 가능토록 할 계획이다. 성남시는 LG텔레콤과 협력해 유무선 전자상거래까지 적용할 수 있는 줍(ZOOP) 서비스를 구축하고 있다.대표적인 무선 단말기인 휴대폰이나 PDA(개인휴대단말기)로 집이나 사무실의 PC에 접속, PC에 저장된 파일은 물론 개인정보, e메일 전송은 이제 초보적인 무선기술에 속한다.LG텔레콤은 핸드폰을 이용, 집이나 회사의 PC에 접속해 파일 및 e메일 등을 관리할 수 있는 `‘MyPC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서비스는 파이어월(방화벽)이 설치된 기업체의 PC도 핸드폰으로 접속할 수 있다.내 손안에 은행이 ‘쏙’2001년 컴덱스의 화두도 PDA를 이용한 무선콘텐츠서비스였다. 손안에 들어가는 PDA가 지갑과 신용카드를 몰아낼 태세다. 미국 팜사는 메모도 쉽게할 수 있도록 자판을 부착한 휴대폰 겸용 PDA를 선보였다.이같은 PDA와 휴대폰은 현금을 대체할 수 있다. 텔레뱅킹과 인터넷뱅킹에 이은 이른바 휴대폰 뱅킹. 국민카드는 SK텔레콤과 한국통신프리텔, LG텔레콤 등 국내 3개 이동통신사와 제휴, 휴대폰으로 현금서비스나 카드론을 신청하면 즉시 신청인의 계좌로 입금해주는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자동이체나 카드사용금액 결제 등으로 금융계좌에 잔고가 부족해졌을 때 직접 은행 점포나 자동입출금기(ATM)에 가지 않고도 전화로 돈을 채워 넣을 수 있게 된다.PDA, 컴퓨터와 휴대폰의 결합PDA는 PC와 TV가 결합될 것 같더니 PC와 전화기가 결합되는 양상을 보여주고 있다. IMT- 2000이 상용화되면 PDA로 동영상을 볼 수 있는 주문형TV도 나올 전망이다.이밖에 사무실과 학교 등에선 무선랜을 통한 비즈니스와 학습이 일반화되고 있다. 이미 지하철에서도 무선랜이 가능한 서비스가 나왔다. 도시철도공사와 하나로통신은 2001년 12월 초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PDA와 노트북컴퓨터를 이용한 무선랜 서비스 시연회를 성공적으로 마쳤다.대학은 단과대별 PC실 운영만으로는 수요를 따라잡기 힘들자 무선랜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서울대는 삼성전기와 제휴를 맺고 무선랜 인프라를 학내에 구축하고 있으며 한림대와 동명정보대학도 한국쓰리콤의 솔루션으로 무선랜을 만들고 있다. 무선랜은 2001년을 지나면서 11Mbps 시스템이 상용화되면서 가격도 크게 인하돼 보급이 늘어나고 있다.이런 무선혁명는 무선망을 갖고 있는 이동통신업체와 무선서비스를 제공하는 무선콘텐츠업체, 그리고 편리하게 정보를 담아주는 장비업체 등이 이끌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2002년을 기점으로 무선네트워크는 생활과 비즈니스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키워드가 될 것이라고 강조한다.‘뜨는’ 업종 ‘지는’ 업종<필기류 ‘시들’ 택배업 ‘인기폭발’무선이 지배하는 세상엔 휴대폰이나 PDA 이용이 늘어날 것은 불보듯 뻔하다. 그러면 당장 수요가 줄 것으로 점쳐지는 게 연필 종이 등 필기류다. 손가락이나 전자펜(stylus pen), 액정화면이 이들을 대체할 것이기 때문이다. 손가락 사용이 늘면 굳은 살이 박히는 등 손모양이 다소 흉칙해질 수도 있다. 이런 손모양을 싫어하는 사람들, 특히 여성들은 손관리 미용실을 자주 찾게 될 것이다. 그렇다고 필기류시장이 아예 사라질 것으로 보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그림이나 서예를 전자펜이나 액정화면이 대체하기엔 무리가 따를 것이기 때문이다.MP3로 음악을 듣고 CD롬을 통해 영화를 즐겨보면 음악테입이나 비디오 테입의 수요량도 줄어들 것이다.무선 네트워크의 발달이 부동산 시장을 침체시킬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재테크 등에 따라 거대 사무실이 필요없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 교통난이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판단한 도심 한복판의 빌딩주인들이 상업빌딩을 주상복합건물로 바꿔 분양할 지도 모른다.요즘에도 한창 인기를 끄는 택배업은 앞으로도 성업을 이룰 전망이다. 안방에서 모든 것이 이뤄지는 만큼 웬만한 상품구입은 주문으로 이뤄질 것이다. 주문상품 구입이 보다 활성화될수록 주문자의 개성이 뚜렷하게 살아날 것이다. 예컨대 ‘내 피자에는 피망을 듬뿍 넣고 치즈는 빼달라’는 식의 주문들이 쇄도할 것이란 얘기다. 따라서 주문자들의 개성을 살리지 못하는 음식점 등은 외면당할 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