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테를 전문 생산하는 (주)진양 엔터프라이즈(이하 진양)는 ‘에밀레’라는 자체 브랜드로 세계 시장에서 호응을 얻고 있는 업체다.최근엔 국보 29호인 에밀레종에서 이름을 따 ‘에밀레’라는 자체 브랜드로 독일에 5만달러어치의 수출계약을 체결했다. 이는 OEM 방식이 주류를 이루는 국내 안경테 업계에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91년부터 대구에서 세계 유명브랜드를 OEM 방식으로 생산, 전량 수출하던 강인성(46) 사장이 지난 99년 자체브랜드를 고집한 것은 OEM 시장이 인건비가 싼 중국으로 옮겨가면서다. 더욱이 90년대 중반 이후 연간 매출액이 5백만∼6백만달러에서 2백만∼3백만달러 선으로 뚝 떨어지자 자체브랜드에 승부를 건 것이다.강사장이 ‘에밀에’브랜드를 사용한 데는 사연이 있다. ‘에밀레’라는 브랜드는 신라문화를 연구하는 위덕대 이정옥 교수로부터 “우리 민족의 혼이 담겨 있는 ‘에밀레종’ 이름을 브랜드로 사용하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던 것이다.그는 이교수로부터 이야기를 듣는 순간 “바로 이거다” 싶었다고 한다. 생각을 곱씹을수록 ‘에밀레’가 세계적 브랜드로 클 수 있는 여러 조건을 갖췄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는 “에밀레종은 세계 최고의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을 뿐더러 안경테를 만드는 과정에서 살아있는 아기를 집어넣을 정도의 정성을 쏟는다면 세계적인 브랜드로 키울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물론 명품 브랜드는 신데렐라처럼 어느날 갑자기 탄생하는 것이 아니라 오랜 세월을 거쳐 만들어지는 것이다. 제품의 질이나 마케팅력이 뒷받침되지 못한다면 오히려 ‘에밀레종’에 대한 좋은 이미지만 손상시키지 않겠느냐는 물음에 그는 “베네통, 퓨마 등 세계적 브랜드를 10여년간 OEM 방식으로 수출했다”며 “우수한 제품을 만드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강사장은 2001년부터 각종 국제박람회에 부지런히 참여하고 있다. 우선은 브랜드를 알리는 게 급선무라는 판단에서다. 2002년에는 내수시장에도 진출할 계획이다.강사장은 ‘에밀레’이외에 ‘12동동이’이라는 고유브랜드를 함께 가져간다. ‘12동동이’는 어린이용 브랜드로 12가지 띠의 동물을 소아용에 맞게 캐릭터 한 것이다. 이런 고유 브랜드뿐만 아니라 미국 유명 카우보이 브랜드인 ‘스미스 브라더스’와의 전략적 제휴를 통해 선글라스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강사장은 “세계에 안경테를 파는 것보다 에밀레 정신을 전파하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