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매출에서 사이버 매매가 상당한 영향을 준다는 것은 이제 옛날 얘기다. 게다가 요즘엔 컴퓨터에 능숙한 투자자들이 많아 이들의 입맛에 맞는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을 갖추지 않으면 기존 고객마저 다른 증권사에 뺏길 판이다. 그만큼 사이버 트레이딩 시스템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최영준 LG투자증권 if LG 트레이딩팀 팀장(47)은 지난해 4월 if LG트레이딩을 선보인지 2개월안에 중위권에 머물러 있는 회사의 사이버 거래 실적을 단숨에 업계 1위로 끌어올린 인물이다. 이를 통해 월평균 11조원이었던 온라인거래 약정고는 월평균 15조원으로 대폭 늘었다.시작은 늦었지만, 선두에 설 수 있었던 것은 최팀장의 뛰어난 현실감각과 실무능력이 있어서다. 최팀장은 “우선 후발주자라는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준비팀 이름부터 ‘천하제패’로 지었다. 업계 최고가 안 된다면 시작하지도 말자는 결연한 의지를 담았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30여명의 직원들은 천하제패를 입에 달고 다녔고, 자연스럽게 팀의 목표를 마음 속 깊이 공유했다.이와 함께 최팀장은 자유로운 사고가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그는 직원들에게 자유로운 복장으로 출근할 것을 부탁했다.직원들을 영입하거나 새로 채용할 때도 그는 창의성 있는 직원을 선택했다. 과거 영업부 시절, 사고뭉치로 불리는 사람도 있고 머리를 노란색으로 염색한 불량한(?) 지원자도 있지만, 독특한 발상을 할 수 있는 직원이면 환영이었다. 자신의 장점을 알아주는 팀장에게 그들은 열심히 일하는 것으로 보답했다.그는 직원들의 현실감각을 키워주는데도 노력했다. 프로그램 개발자들을 데리고 각 지점의 고객들을 만나게 했고, 이 과정에서 개발자들이 고객의 입장에서 시스템의 문제점을 보도록 격려했다.고객의 요구에 맞는 프로그램 개발에 주력하는 한편, 그는 전국 120개 지점의 영업사원들을 만났다. 혹시 온라인 프로그램의 확산이 영업사원들의 자리를 빼앗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면 프로그램 개발이 헛수고로 돌아갈 수 있어서다. 일부 이를 걱정하는 직원들에게 그는 온라인 매매 시장이 커지면 신규고객들을 더 많이 유치할 수 있다며 격려했다. 이처럼 발품을 판 결과, 지난 7개월 동안 10만명의 신규 고객을 유치할 수 있었다.“틈나는 대로 고객들을 초청해 불만을 듣고 있습니다. 고객들이 만족하지 않으면 아무리 기술적으로 훌륭한 프로그램도 가치가 없는 것이죠.”최팀장은 1982년 현대중공업에 입사, 전산실에서 경력을 쌓았다. 1988년 LG증권에 입사한 뒤 온라인 시스템을 개발하는 등 한 분야에서만 잔뼈가 굵은 시스템 전문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