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증시가 1월 안에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MSCI) 지수에서 선진시장군(Developed Market)에 편입될 것으로 전망됐다. 최근 JP모건 증권은 “한국이 MSCI의 선진시장군 편입을 위한 기준을 충족한 것으로 조사됐다”며 “이르면 이달 중에 발표될 MSCI의 재평가 작업에서 선진시장군에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그동안 우리나라는 MSCI의 신흥시장군(Emerging Market)에 포함돼 있었다. 이번 JP모건 증권의 예상대로 1월 안에 우리나라가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하게 될 경우 향후 우리 증시와 외환시장을 포함해 우리 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전세계 1,200여개 기관이 총 3조 5,000억달러 규모의 펀드가 MSCI 지수를 참고로 투자전략을 펼치고 있다. MSCI 지수는 전세계 49개국을 대상으로 한 ACWI(All Country World Index) 지수와 26개국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만든 EMF(Emerging Markets Free) 지수 등이 대표적이다.따라서 전세계 주요 투자자 가운데 상당수가 이 지수를 참고로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어 지수 구성에 변화가 생기면 해당국 증시에 커다란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말 현재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 홍콩, 싱가포르가 선진시장군에 속해 있고 한국은 신흥시장군으로 분류돼 왔다. 이번에 한국이 선진시장군에 편입될 경우 아시아 국가로는 4번째인 셈이다.일반적으로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되기 위해서는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1만달러 이상이 돼야 하고 △외국인 주식소유 및 자본에 대한 규제가 없어야 하며 △국제 투자그룹에서 선진국에 상응하는 대접을 받아야 한다. 동시에 △자본이득에 대한 세제를 비롯해 정부의 규제가 거의 없어야 가능하다.한국증시, 규모만으로 아시아 2위권우리나라의 경우 90년대 이후 자본자유화 계획을 몇차례에 걸쳐 꾸준히 추진해 왔고, 지난 96년 12월 경제협력 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당시 양대 자유화 의무조항 중 자본자유화 의무조항의 주요 내용을 평가받았기 때문에 1인당 국민소득 요건을 제외하고는 사실상 MSCI 선진시장군에 편입할 수 있는 여건은 충족돼 있는 상태였다.문제는 1인당 국민소득이 1만달러 이상이 되느냐 하는 점이다. 이 기준도 97년 당시 우리나라의 1인당 GDP가 1만달러를 넘어섰기 때문에 외환위기를 당하지만 않았더라면, 이미 선진시장군에 편입될 수 있었지 않았나 생각한다. 우리의 경우 증시규모만을 따진다면 아시아 국가 중에서는 일본에 이어 2위이기 때문이다.그후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실질적인 외환위기 원년인 98년 당시에는 6,000달러대까지 떨어지다가 꾸준히 회복돼 왔다. JP모건 증권의 추정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1인당 GDP는 지난해 1만 76달러로 지난 97년 이후 4년 만에 1만달러를 상회할 전망이고, 올해도 1만 908달러로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따라서 우리가 선진시장군에 편입되는 데 최대장애로 작용했던 1인당 GDP 기준이 지난해 말로 해소됐다는 평가다. 세계은행 추정에 따르면 우리보다 앞서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됐던 그리스와 포르투칼의 1인당 GDP가 각각 1만 1,310달러와 1만 368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선진시장군으로 재평가 받을 만하다는 게 JP모건 증권의 주장이다.앞으로 우리나라가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될 경우 가장 먼저 기대해볼 수 있는 효과로는 외국인의 한국시장에 대한 투자한도를 더욱 확대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커다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현재 세계 모든 기관들이 MSCI의 선진시장군 지수를 참고로 해서 운용하는 펀드 규모가 약 1조 5,000억달러에 이르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규모는 그동안 우리가 속해 있었던 신흥시장군 지수를 참고로 해서 운용하는 펀드인 2,000억 달러에 비하면 무려 7배 이상 많은 규모이기 때문이다.이런 점을 감안하면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되는 자체만으로 글로벌 투자펀드 자금을 중심으로 외국인 자금의 유입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다. 더욱이 과거의 선진시장군에 편입한 국가의 경험에 비추어 볼 때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하면 곧바로 국가신용등급이나 기업과 금융기관의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모습이 나타났다.우리의 경우도 지난해 10월 이후 국제금융시장에서 차별성이 부각되는 상황에서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하게 될 경우 외국인 자금이 많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이달 안에 우리가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하게 될 경우, 국내증시가 재평가(Re-rating)되면서 전반적인 지수 자체가 한단계 상향조정(Upgrade)될 것으로 기대된다.삼성전자·국민은행 등 1차 편입대상특히 그동안 세계증시에서는 우리 증시가 경제기초여건(Fudamentals)이나 개별기업의 내적 가치에 비해 저평가돼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 물론 지난해 하반기 이후 재평가 과정이 꾸준히 진행돼 오고 있으나 이번에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될 경우 이런 재평가 작업이 본격화될 가능성이 높다.외환시장 측면에서는 원화 환율의 하락요인으로 작용할 것이 예상된다. 참고로 현재 국내외환시장 여건상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외국인자금이 10억달러 유입되면 원화 환율을 10원 정도 하락시키는 효과가 있다. MSCI의 선진시장군 편입에 따른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외환당국이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유입되는 외국자본은 거둬들일 필요가 있다.업종별로는 역시 가장 유망한 것으로는 우리가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할 경우 1차적으로 신규매수 대상에 편입될 것으로 예상되는 삼성전자, 국민은행, SK텔레콤, 한국통신, 한국전력, 포항제철과 같은 ‘빅6’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 대부분의 대내외 증시전문가들도 이 점에 대해서는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그 다음으로 유망한 업종으로는 그동안 기업의 내적 가치에 비해 저평가됐던 업종들이 우리가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될 경우 제대로 평가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로 증권주, 은행주와 같은 금융주와 이미 글로벌화된 기업들 가운데 ‘빅6’를 제외한 나머지 업종이 될 가능성어 높다.마지막으로 특정국이 MSCI의 선진시장국으로 편입될 경우 해당국가의 당해연도 경기가 어떻게 되느냐가 중요한 투자평가 요소로 고려된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올해 우리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기에 민감한 블루칩 업종들이 유망할 것으로 예상한다. 반면 내수시장만을 겨냥한 중소형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소외당할 가능성이 높다.결국 이런 점을 감안하면 우리나라가 MSCI의 선진시장군에 편입 될 경우 기업의 내적 가치와 기업의 위상 등과 관계없이 동일한 업종이면 같이 오르고 내리는 ‘동조화 또는 부화뇌동 장세’에서 벗어나 업종간뿐 아니라 동일한 업종이라도 개별기업간의 ‘차별화 현상’이 심화될 것으로 예상된다.용어설명MSCI 지수MSCI(Morgan Stanley Capital International) 지수란 미국의 세계적인 투자은행인 모건스탠리의 자회사인 모건스탠리 캐피털 인터내셔널이 만든 글로벌 포트폴리오 지수다. 지금까지 모든 기관들의 글로벌 자산운용시 가장 유용한 벤치마크 지표로 활용돼 왔다. 특히 미국계 금융기관들이 많이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