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업 경험ㆍ성실한 기업탐방, 소신 있는 리포트로 호평

올해 리서치 부문에서는 한 업종을 오래 담당해 전문지식을 상당히 축적한 애널리스트들이 눈에 많이 띈다. 또 9개 분야에서 새로운 1위 애널리스트들이 선정됐지만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현장경험을 가진 애널리스트들도 여전히 약진하는 양상이었다. 일부 신진 애널리스트들은 9·11테러라는 돌발사태에도 불구하고 소신있게 업종과 기업을 분석, 호평을 받았다.통신서비스ㆍ초고속인터넷정승교 LG투자증권 연구위원(35)은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2회 연속 뽑힌 것에 ‘운이 좋았다’고 겸손해하지만 증권업계에서 그의 분석력은 이미 명성을 얻은 지 오래다. 특히 지난해 9·11테러 직후 통신주에 대한 과감한 매수추천을 한 것은 유명하다. 정위원은 사상 초유의 테러라는 외부돌발 악재가 발생하기는 했지만 통신주의 수익성이 곧 호전될 것이란 데 주목했다. 통신업종의 설비투자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있다는 점에서 펀드멘털의 강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데 주목한 것. 결국 2001년 3분기 결산 결과 그의 예측력이 탁월했다는 게 증명됐다.통신서비스 업종에서는 정위원 외에도 노근환 동양투자증권 연구원, 서용원 현대증권 연구원 등 관록 있는 애널리스트들이 상반기에 이어 상위권에 랭크됐다.반도체 컴퓨터최석포 메리츠증권 수석연구위원(37)이 지난 상반기에 이어 2년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올랐다. 최위원은 삼성경제연구소에서 거시경제 분석부터 시작, 분석가의 틀을 다졌다. 삼성그룹이 여러 가지 다양한 신규투자를 할 때 최위원이 주로 그 프로젝트를 맡았고, 이때 석유화학 반도체 등 현업 실무자들과 함께 일하며 현장경험을 쌓았다. 96년 말 삼성경제연구소에서 삼성전자로 옮긴 것이 오늘의 최위원을 있게 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는 게 본인의 자평이다.반도체 분야에서는 최위원 외에도 삼성증권의 임홍빈 연구원, 구희진 LG투자증권 연구원 등이 고르게 중·상위권에 포진했다.통신ㆍ네트워크 장비노근창 신영증권 선임연구원(34)은 전공(경영학)과 다른 이 분야에서 좀더 나은 분석자료를 내기 위해 공학분야의 관련서적을 열심히 읽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노력 덕분에 지난 상반기에 이어 2회 연속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되는 영광을 안았다. 신영증권 장득수 리서치 센터 부장은 “노연구원의 연구하는 자세는 다른 직원들에게 모범이 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화종금을 시작으로 금융업에 발을 들여놓은 노연구원은 99년 신영증권에 입사한 지 2년여 만에 통신 네트워크 장비업종 분석에서 정상에 선 것이다.노연구원 외에 현업경험이 많거나 공학도 출신인 삼성 오세욱 애널리스트도 높은 평가를 받았고 대우의 허성일 애널리스트, 현대의 허문욱 연구원이 그 뒤를 이었다.가전ㆍ전기ㆍ전자부품가전 부문 1위는 새로운 얼굴이 뽑혔다. 김남균 메리츠증권 연구원(34)은 대우경제연구소에서 가전과 전자부품 업종에 대한 업력을 쌓은, 이른바 ‘한우물을 판’ 인물이다. 김연구원은 업계에서 자료나 정보의 수집과 분류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으로 꼽힌다. 가전업종의 동향파악을 위해 일본자료 등 해외정보도 열심히 찾아낸다. 그는 “다른 업종도 마찬가지지만 가전업종은 특히 더 다양한 자료 섭렵이 중요하다”며 “최근 들어서는 여러 업체를 단기간에 분석해야 하기 때문에 정보분류 능력이 더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인터넷(포털 보안 전자상거래)인터넷 분야는 지난 한 해 내내 평이한 장세가 이어졌다. 새롬기술이 한때 다이알패드 미국 현지법인의 법정관리 소식으로 시장에 파장을 미치긴 했지만 전반적으로 조용한 편이었다. 따라서 상반기에 이어 신흥강자가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허도행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이 1위로 뽑혔다. 김희연 현대증권 연구원이 2위에 약진했다.허도행 연구원은 삼성SDS에서 이 분야의 실무를 담당하던 사람으로 “현장경력이 분석에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사실 그는 신생업종인 인터넷 분야에서 처음부터 ‘전문가’로 불렸던 사람으로, 가장 오래 된 애널리스트 중 한 사람이다. 허수석은 “업계의 방향과 해당 기업의 전략이 어느 정도 일치하느냐를 가장 중시한다”고 소개했다.소프트웨어 솔루션(SIㆍNI)박재석 삼성증권 인터넷팀장(37)은 업계에서 ‘악발이’로 통한다. 한 번 기업을 방문하면 평균 3∼4시간 머물면서 그 기업을 철저하게 ‘조사’하기 때문. 박팀장은 “조금이라도 의심가는 게 있으면 그냥 넘어가지를 못한다”며 “투자자 대신 철저하게 검증해야 한다는 게 지론”이라고 말했다. 이런 성실함 때문에 상반기 때 5위였던 박팀장이 이번에는 1위로 올라섰다. LG투자증권 국제조사팀에 입사해 애널리스트 초기 단계를 밟아가던 박팀장은 99년 잠시 증권업계를 떠나 제조업체로 옮겨가 재무팀에 근무했다. 이후 인터넷 보안업체 시큐어넷에서 3개월간 경영전략팀을 지냈다. 다양한 경험을 쌓은 그는 지난해 3월 굿모닝증권 연구원으로 컴백했고, 이름을 날리자 삼성증권이 9월에 전격 스카우트했다.박팀장은 재무제표를 직접 작성해 본 경험을 기업 분석에 이용하고 있다.박재석 팀장의 약진으로 상반기 1위였던 성종화 서울증권 연구원은 2위로, 하태석 동양증권 연구원은 3위로 내려앉았다.미디어 엔터테인먼트 광고미디어부문 1위는 상반기에 이어 현대증권 한승호 연구원(37)이 2연패 했다. 한연구원은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역사가 짧아 분석가들이 많지 않다”며 “그래서 상대적으로 좋은 점수를 받은 것 같다”고 겸손해했다. 그러나 한연구원은 2위와 점수격차가 거의 두 배 이상 날 정도로 업계에서 인정받고 있는 애널리스트다. 총점 기준으로도 이번 조사대상 27개 업종에서 3위를 차지했을 정도다. 미디어 엔터테인먼트 업종은 전체의 큰 흐름보다는 개별기업에 주목해야 한다는 점 때문에 분석이 쉽지 않다는 게 통설인데, 한연구원은 사소한 자료도 빼놓지 않는 업무 스타일 덕분에 2회 연속 1위를 차지했다. 한 연구원은 “한국 사람들이 여가시간의 63%를 TV를 보며 지낸 통계가 있는 만큼 올해는 SBS 주식에 주목할 생각”이라고 덧붙였다.도ㆍ소매도·소매 업종에서는 삼성증권 한영아 연구원(33)이 1위로 부상했다. 한연구원은 금융 건설 미디어 등 여러 업종을 섭렵하다 도·소매 업종을 맡은 지 2년 만에 정상에 우뚝 섰다. 한연구원은 삼성그룹 공채로 시작해 베스트 애널리스트의 반열에 오른 특이한 인물이다. 삼성증권에 와서는 리서치팀 어시스턴트로 처음 분석관련 일을 접했듯 짧은 시간에 ‘권위자’가 된 셈이다. 한연구원은 “도·소매 업종만큼 펀드멘털 분석이 중요한 업종이 없는 것 같다”며 “업종 특성상 기업탐방할 때 비상장업체 비중이 큰 편”이라고 말했다. 한 연구원은 또 본점보다는 지점을 더 자주 방문하며 레이아웃도 직접 살펴 해당 기업의 시장성을 판단한다고 소개했다.도·소매 업종에서는 한연구원 외에 미디어 업종 1위인 현대증권 한승호 연구원이 2위, 현투증권의 박진 연구원이 3위를 차지했다.운수 창고이번 하반기 조사에서 운수 창고 부문 1위를 차지한 대신경제연구소 송재학 연구원(36)은 5년째 이 업종을 지킨 ‘터줏대감’이다. 93년 대신증권에 입사했다. 그는 2년 동안 지점영업을 한 뒤 조선업종 애널리스트로 출발했다. 지난 95년부터는 조선과 운수 창고 업종 분석을 함께 하고 있다.송연구원은 산업분석을 꼼꼼하게 하는 편이다. 업종 특성상 개별기업 분석의 비중은 그리 크지 않은 반면 전체 경기나 업종현황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해당기업 방문도 적지 않게 하지만 관련협회에 대한 ‘취재’를 빼놓지 않는다. 송연구원의 이같은 노력이 지난 9·11 테러 이후 내놓은 리포트에 고스란히 반영됐고, 이것이 이번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게 된 배경이다.운수업종에서는 송연구원 외에 삼성증권의 강두호 연구원이 근소한 차이로 2위를 차지했다. 상반기 1위였던 대우의 손제성 연구원은 4위로 떨어졌다.증권“최근 들어 증권 업종에서도 CEO(최고경영자)나 CFO(재무담당 최고임원)의 역할이 커지고 있습니다.”현대증권 조병문 수석연구원은 지난해에 이어 증권업종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뽑혔다. 특히 투명성이 무엇보다 강조되고 있다는 게 조수석의 판단이다. 그는 그래서 조금이라도 기업내용을 숨기려 하는 회사는 살아남을 수 없다고 강조한다.조수석은 “증권업계에서는 LG증권이 상대적으로 가장 투명하게 회사내용을 공개하는 편”이라고 평했다.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학부는 애널리스트 중에서는 특이하게도 자연계 대학을 나왔다.은행삼성증권 백운 수석연구원이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2연패의 영광을 안았다. 백수석도 지난 92년부터 은행 등 금융업의 한우물을 판 베테랑이다. 백수석은 “돌이켜보면 한국의 구조조정 과정을 처음부터 지금까지 지켜본 셈”이라며 “금융업이 이렇게 빨리 변화한 것은 건국 이래 처음”이라고 말했다. 백수석은 지난 99년 삼성생명의 가치를 70만원으로 산정했던 주인공. 삼성생명의 주가 때문에 곤혹도 치렀지만, 지금도 본질가치에 대한 신념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CSFB 윤석 이사는 리서치팀 헤드인데다 국내 기관영업에 주력하지 못하는데도 리포트의 정확성과 적시성에서 좋은 점수를 받아 3위에 올랐다.보험ㆍ신용카드현대 조병문 수석연구원이 지난해에 이어 증권 및 보험·카드 두 부문에서 1위를 차지, 2회 연속 2관왕에 올랐다. 조수석은 이번 27개 부문 1위 가운데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두 부문 모두에서 2위와는 비교가 되지 않는 점수로 1위를 차지, ‘조병문 금융애널리스트’ 시대가 짧지 않을 것임을 예고했다.조수석은 “금융업종은 신용이 생명인 만큼 투명성이 가장 중요하다”며 “보험업종 중에서는 현대해상이, 카드업계에서는 국민카드가 상대적으로 투명성이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CSFB의 윤석 이사는 은행권 3위에 이어 보험권에서도 3위를 기록, 눈길을 끌었다.유틸리티지헌석 현대증권 하이테크1팀장의 강점은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런 그의 철학은 위기상황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자세가 흐트러지지 않아 지팀장을 지켜보는 투자자들은 그의 분석을 믿고 신뢰를 다져간다.지난해 상반기 지팀장은 가스 종목을 추천, 펀드매니저들에게 많은 이익을 안겨주었다. 내수종목이면서 배당투자 유망종목이어서 추천한 결과, 가스 관련 종목의 주가가 많이 올랐던 것. 그러나 하반기 들어 그는 가스주 비중을 줄이라고 경고, 투자자들이 수익률을 방어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다.자동차ㆍ타이어김학주 현대증권 수석연구원의 뚝심은 지난해 9·11 미국테러 사태 때 발휘됐다. 미국경기가 급속하게 나빠지면서 국내 자동차 산업의 수출기반이 무너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이 팽배했다. 그러나 김수석은 현대자동차에 대해 매수 의견을 냈다. 현대차가 미국에서 무이자 할부판매 등 마케팅을 강화하고, 달러 강세로 수출여건이 좋아 테러로 입는 피해가 심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테러 당시 주당 1만 6,000원 하던 현대차는 김수석의 예상대로 주당 2만 7,000원까지 올랐다.“올해 현대차는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미국 시장점유율을 얼마나 더 확보하며, 추격해 오는 국내 자동차 메이커를 어떻게 따돌릴지에 따라 주가의 방향이 정해질 겁니다.”조선지난해 조선업종 주가는 다른 업종과 비교해 저조했다. 미국 테러사건 이후 시장이 위축된 것이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이와 함께 중국기업의 맹추격도 국내 조선시장을 위협하는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외국인들이 대거 조선관련 주식을 팔아치운 것은 중국 부상에 따른 국내 기업의 위축이란 해석도 제기됐다.조선분야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된 조용준 신영증권 기업분석팀장은 “중국이 2개 조선소를 통합하고 신규 설비를 들여오는 등 국내 기업을 추격하는 것은 사실” 이라며 “ 그러나 조선업은 건조경험이 있는 숙련공 확보, 시장의 평가 등 오랜 시간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조팀장은 “올해는 2분기부터 조선 관련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한다”고 전했다.제약ㆍ바이오임진균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항상 공부하는 애널리스트로 평가받는다. 바쁜 시간을 쪼개 중앙대 의약식품대학원에 진학, 산업약학 석사과정을 공부하는 사실이 알려져서다.“제약분야는 기술의 변화가 심하기 때문에 공부하지 않으면 제대로 된 보고서를 낼 수 없습니다. 또 제약 분야의 인맥을 넓힐 수 있어서 꼬박꼬박 수업에 참가하고 있습니다.”지난해 제약업종의 주가는 상당히 좋았다. 한미약품과 동아제약이 장세를 주도했고, 임위원은 발빠르게 추천보고서를 냈다. 증시가 좋을 때 제약업종의 주가는 떨어지고, 조정을 보일 때는 역으로 제약종목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인다는 흐름을 잘 탄 것도 시장에서 돋보이게 만든 점이었다.석유화학백관종 한누리투자증권 연구위원이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석유화학 분야의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됐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대뜸 백위원은 “지난해 4분기 상승하는 증시를 따라가지 못해 아쉬웠다”며 “애널리스트가 유동성만 가지고 종목을 추천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반성의 뉘앙스를 풍기고 있지만, 백위원은 철저하게 기업의 펀더멘털을 따져 보고서를 쓴다는 사실을 은근히 강조한 셈이다.그는 석유화학 분야에만 11년 동안 있었던 베테랑급 애널리스트다. 그의 보고서는 중학생이 읽을 수 있을 정도로 쉽고 친절하다. 그만큼 석유화학 분야에 대해 많이 알고 있다는 반증이다. 올해 석유화학 경기가 궁금하다는 질문에 백위원은 “2분기부터 석유화학 종목의 주가가 오를 것이고, 경기는 4분기부터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음료수ㆍ담배ㆍ어업최근 2년간 수익률이 높은 펀드라면 대부분 음식료 종목이 편입돼 있을 것이다. 롯데칠성 농심 동양제과 등을 편입하지 않은 펀드매니저라면 운용능력을 의심해도 된다. 이처럼 최근 음식료 업종은 투자자들의 관심을 전폭적으로 받았다. 자연스럽게 음식료 애널리스트들의 움직임도 바빴다.백운목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음식료·담배·어업 분야에선 따라올 사람이 없을 정도로 앞서가고 있다. 한영아 삼성증권 애널리스트, 송지현 서울증권 애널리스트가 부지런히 좇아가고 있지만 아직은 백위원과 격차가 많이 벌어져 있다.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 음식료 업종에 관심이 많아 백위원은 한 달에 2회 이들에게 투자설명을 하거나 기업탐방을 함께 가기도 한다.제지이번 애널리스트 평가에서 가장 이변으로 꼽히는 것은 제지 분야의 베스트 애널리스트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10년 동안 제지분야만 담당,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최기림 대우증권 연구위원이 김기안 삼성증권 연구위원에게 정상의 자리를 넘겨주었다. 보고서의 신뢰도, 적시성, 프리젠테이션과 마케팅 등 모든 분야에서 김위원은 최위원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제지 업계의 흐름파악에 주력했습니다. 가격과 수급 데이터는 해당 업체와 제지협회를 찾아가 정보를 수집했고, 매달 새로운 정보를 올렸습니다. 생산증감률과 재고증감률의 차이를 보여주는 비즈니스 모멘텀 지표도 투자자들에게 호응을 얻었죠.”지난해 가장 기억에 남는 종목은 한국제지로 추천할 때부터 3배가 올라 펀드매니저들에게 짭짤한 수익을 안겨주었다.섬유 피복“중국의 화섬산업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국내 기업이 하루빨리 고부가가치 상품을 개발하지 않으면 벼랑으로 내몰릴 것입니다.”지난해 10월 중국과 대만의 기업을 직접 방문, 현장에서 보고서를 날린 소용환 삼성증권 연구위원. 당시 <벼랑 끝에 선 국내 화섬업계 designtimesp=22024>라는 보고서를 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화섬업체들이 어떤 상황에 직면해 있는지 훤히 보여줬던 것. 국내 화섬업체 중 코오롱 휴비스 효성 등 3개 업체만 살아남을 것이란 보고서는 업계는 물론 기관투자가까지 놀래켰다. 그는 “3∼5년 내 살길을 찾지 않으면 생존하기 힘든 기업이 많다. 국내 화섬업계가 사는 길은 채권단이 한 발 양보해 부실기업을 정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철강ㆍ금속INI스틸, 포철 그리고 세아제강의 공통점은 지난해 하반기 주가가 50% 이상 오른 종목들이란 점이다. 은행금리만큼 주가가 더디 올라간다는 포철도 지난해 50%가 올랐고, INI스틸은 76% 올랐다. 또 다른 공통점은 모두 김경중 삼성증권 연구위원이 제때 추천했다는 점이다. 김위원의 보고서만 충실히 읽은 투자자라면 적어도 50% 이상의 수익은 올렸을 것이란 해석도 가능하다.김위원은 철강·금속 분야 전문가지만, 삼성전자 LG건설 대우조선 등의 기업 설명회에도 열심히 찾아다닌다. 철강이 소재산업이어서 그렇다.건설ㆍ시멘트이창근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 평가에서도 건설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지난 95년 동부경제연구소에서 건설업종을 맡은 이래 그는 지금까지 한 분야에서만 경력을 쌓았다. 업종 전문가인 그가 펀드매니저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시장에서 궁금한 점을 콕 집어 명쾌하게 해설해 주기 때문이다. 그는 잠시도 쉬지 않고 투자자들에게 전화를 걸어, 관심 분야를 찾아낸다.지난해 그가 추천한 종목들은 대박이 터졌다. 대림산업 한일시멘트 호텔신라 등 그가 추천한 종목의 주가는 두 배 이상이 올랐다.거시경제서울 여의도 증권가에서 ‘주식시장의 흐름은 신후식 대우증권 수석연구위원에게 물어보라’는 말이 있다. 실물경제의 흐름, 금융과 환율의 변화까지 훤히 꿰고 있는 신위원은 수많은 정보를 조합,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만들어내는 데 탁월하다. 지난해 초 대부분의 경제연구소에서 경기성장률을 5%대로 예측할 때 신위원은 2.9%를 예상했다. 결과는 신위원의 분석이 맞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경기가 국내 경기에 미치는 영향의 정도를 정확하게 가늠하지 않으면 내놓을 수 없는 예상치였다.신위원은 서울 농대를 졸업하고 서강대에서 금융분야의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대우경제연구소에 입사한 뒤 줄곧 같은 직장에서 경제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투자전략이정호 미래에셋증권 투자전략팀장의 취미는 역사책 읽기다. 얼마전엔 라는 책을 읽었는데, 1600년대부터 지금까지 상품의 가격 흐름을 정리해 놓은 역사책이었다.“역사 서적뿐 아니라 다양한 책을 읽습니다. 여러 산업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고, 머리까지 맑아져 새로운 아이디어를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미래에셋증권 리서치 센터는 증시의 트렌드를 읽어내는 데 탁월한 실력을 발휘하고 있다. 지난해 초 증시가 박스권 장세를 지속할 것이란 보고서를 냈는데, 그대로 적중했다. 박스권 장세의 논리적 배경을 작성한 사람이 바로 이정호 팀장이다. 그의 꿈은 “실력 있는 전략가로 투자자들에게 기억되는 것”이라고 말했다.계량ㆍ기술적 분석기술적 분석 파트에서 일하는 애널리스트들은 통계 모델을 이용해 시장의 흐름을 예측하는 것이 주 업무다. 이들은 어떤 분야가 투자 유망한지, 시장의 모멘텀은 무엇이 될지 분석한다.이 분야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에 선정된 이기봉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연세대 수학과와 같은 대학 응용통계학과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한 재원이다. 97년 삼성증권에 입사한 그는 2년 동안 회사의 재무관리부에서 일하다가 99년부터 애널리스트로 뛰고 있다.“성장주 지수와 가치주 지수를 비교해 어떤 분야에 투자하면 좋을지 판단하는데 유용한 자료를 제공했습니다. 이런 노력이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은 것 같습니다.”거래소 시황거래소 시황분야는 예전부터 대우증권이 강세를 나타냈다. 지난해 상반기 평가에서도 대우증권 거래소 시황팀이 1위에 올랐다. 탄탄한 팀워크, 예측의 적중, 일관성 유지 등의 장점으로 업계 정상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이 팀을 주도하고 있는 이영원 시황팀장이 이번 하반기 평가에서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뽑혔다.“9·11테러 이후에도 국내 시장의 투자 매력에 대해 보고서를 썼습니다. 대만이나 싱가포르와 비교해 국내 시장은 안정적이라는 판단에서 그랬죠. 이 분석이 적중해 좋은 성적을 낸 것 같습니다.”채권시항김일구 굿모닝증권 수석연구원이 신설된 채권 시황부문 베스트 애널리스트로 선정됐다.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균형적인 시각을 잃지 않은 점이 투자자들의 인정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금리가 적정수준을 벗어나면 투자심리의 변화 등으로 균형을 회복하고자 하는 시도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 조짐을 살펴 투자자들에게 설명해 줍니다.”채권시가평가제가 실시되면서 금융기관은 물론 대기업에서도 금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김수석은 주말에도 회사로 출근하는 등 바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