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클리닉 스타마케팅 화제, 아토피 질환 치료 생약·증류한약·무통침 등 개발
키닥터어린이클리닉(www.keydoctor. co.kr)이 운영하는 경향한의원은 어린이만을 전문으로 진료하는 한방병원이다. 서울 등촌동에 있는 이 한의원을 찾는 환자의 60~80%가 12세 미만이다.이 때문에 이 한의원은 하루 종일 아이들로 북새통을 이룬다. 하루 평균 40명이 넘는 아이들이 진료를 받을 정도다. 손님이 많은 만큼 수입도 짭짤하다. 김효선 사장은 “같은 규모의 한방 병원보다 2~3배가 넘는 매출을 올리고 있다”며 “정확한 매출액은 밝히기 곤란하다”고 말했다.소아전문인 만큼 어린이를 위한 시설도 다양하게 갖춰놓았다. 만화영화를 볼 수 있는 비디오 영상실을 비롯해 놀이시설과 동화책 등이 눈에 띈다. 동네 한의원 수준을 완전히 뛰어넘은 키닥터는 소자본과 아이디어로 어린이 한방의 영역을 개척한 벤처병원이라고 할 수 있다.‘키닥터’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이 병원은 지난 98년 서울 논현동에서 개원할 때부터 성장이 느린 아이들의 키를 한방으로 키워주는 치료를 시작해 유명세를 탔다.성장클리닉으로 기반 다져2000년 여름 SBS방송 <뷰티플 라이프 designtimesp=21934>란 프로그램에서 성장이 멎은 탤런트 이의정(당시 26세)을 모델로 4개월간 성장클리닉을 진행한 것이 그대로 방송이 됐다. 실제로 12주 만에 키가 3.2cm 커 화제를 모았다. 이어 다른 공중파 방송도 키닥터클리닉의 성과를 앞다퉈 보도했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이런 스타마케팅 덕분에 아이 성장을 고민하는 부모들이나 단신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많은 사람들이 이 병원을 다녀갔다. 한창 매스컴을 탈 땐 하루 100명 정도가 이 클리닉에 접수를 하기도 했다.키닥터 성장클리닉은 민간요법과는 달리 의학과 과학을 결합한 것이 특징. 성장 전문의를 비롯해 운동생리학을 전공한 운동처방사, 전문 영양사가 대거 포진해 치료 기법을 개발했다. 이들 연구진들은 한국한의학연구원과 공동으로 키에 대한 한약의 효능 실험연구와 운동영양학회지에 성장체조의 효과 실험논문을 통해 발표하기도 했다.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과학적인 기반을 다진 것이란게 키닥터의 설명.키닥터는 성장클리닉으로 어느 정도 기반을 다진 후 어린이전문 한방클리닉으로 특화 전략에 나섰다. 한의원이 기업경영 기법을 활용한 사례다.아이들이 먹기 쉬운 한약과 침을 개발하는가 하면 예방의학 차원에서 어머니를 교육하기도 했다. 어린이들의 열 대사량은 어른의 4배에 달해 이를 순환시키지 않으면 병이 되는 등 아이들만의 독특한 질병 양상을 설명하며 부모들을 설득한 것이다.성인과 다른 진단법과 처방으로 마비성 질환, 자폐증, 경기, 아토피 등 난치병도 치료 대상에 포함시켜 틈새시장을 공략한 것도 주효했다.어린이 타깃 마케팅으로 특화키닥터에선 어린이 환자 가운데 대부분을 차지하는 허약아의 경우엔 크게 소화기, 호흡기, 허약, 정신, 신경 등 다섯 가지로 분류해 치료한다. 정신 신경계 허약아는 한밤 중에도 잘 깨서 울고, 신경질이 많으며, 잠이 얕은 것이 특징. 머리는 총명하지만 지구력이 떨어져 학업성적이 오르지 않는다.키닥터 관계자는 “이런 아이들은 마음이 여리고 담력이 떨어지므로 심담을 보강하고 기혈을 소통시키는 약을 쓴다”며 “한국 한의학 연구원과 공동으로 3년 넘게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이 약을 실험한 결과, 기존 스테로이드제제에 비해 치료 효과를 나타냈다”고 주장했다.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만큼 고객지향적인 치료 방법도 개발해 적용했다. 2년간의 연구 끝에 나온 ‘증류탕약’과 ‘무통침’이 대표적인 개발품.아이들에게 거부감을 주던 침과 한약을 어린이에게 맞게 개발한 것이다. 우선 쓴 탕약을 증류해 소아용 한약을 만들었다. 증류한약은 겉으로 보기에는 물과 같으나 쓴 맛이 없고 색깔도 투명해 여기에 분유나 쥬스를 타 먹이도록 한 것이다. 독자적으로 개발한 이 무공해 자연요법의 증류한약은 한약제에서 추출한 한약액을 한 번 더 가열해 기화시킨 다음 이때 나오는 수증기를 냉각기에 통과시켜 만든 것으로 한의학업계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이와 함께 침도 아이들이 겁먹지 않게 시술 방법을 바꿨다. 레이저로 피부를 자극해 침의 효과를 내는 무통침법을 사용해 그동안 침에 대해 무섭게만 생각하던 아이들에게 좀더 간편하게 침을 시술할 수 있게 하고 있다. 이밖에 인근 유치원들과 제휴 ‘지정 한의원’제를 맺어 한방육아정보와 소아한방 건강정보를 제공하고 있다.INTERVIEW김효선 사장‘키닥터’ 브랜드로 병원 네트워크 구축김효선 키닥터어린이클리닉 사장(35)은 한방병원을 운영하고는 있지만 한의사는 아니다. 세종대 교육대학원에서 체육(수영)을 전공하면서도 늘 사업에 뜻이 있었던 것이 98년 키닥터를 창업하게 된 계기가 됐다.처음부터 연구 위주의 아이디어 한방제품 개발을 추진해 벤처식 경영으로 한방병원을 이끌어왔다.‘이의정 키 키우기’ 같은 스타마케팅을 구사한 것이나 어린이를 타깃으로 한 마케팅 모두 그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에서 나왔다.기존 한방병원에선 볼 수 없었던 브랜드 전략을 편 것도 주목된다. ‘키닥터’란 브랜드를 개발해 빠른 기간에 병원 인지도를 확산시킨 것은 업계에서 부러움을 살 만한 성과였다.<우리 아이 롱다리 만들기 designtimesp=21982> 등 성장클리닉 관련 서적도 4권이나 출간해 마케팅에 활용하는 수완도 보였다.99년 논현동에 처음 개원한 한방병원은 창업 맴버에게 미련 없이 분사시킨 상태다. 현재 경남 창원에 분점을 내고 개원을 앞두고 있다.그는 앞으로 ‘키닥터’를 좀더 많은 병원에서 사용할 수 있는 클리닉 브랜드로 키울 참이다.“머지 않아 ‘키닥터 치과’, ‘키닥터 산부인과’ 같은 병원들이 생겨날 수 있도록 브랜드 마케팅에 주력할 생각입니다.”이를 위해 우선은 여러 병원들과 네트워크를 구축해 키닥터 클리닉 센터를 입점시키는 방안을 모색 중이다. 의료기기 업체 등 기업들과도 제휴할 생각이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