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및 채권형 간접투자상품 비율 늘리고 재해에도 대비해야
대기업 대리 정상철씨(31)는 요즘 회사 일이 끝나면 곧장 집으로 간다. 다음달이면 아내가 둘째를 출산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2년 전 아들 영수를 얻었고, 둘째까지 세상에 나올 것을 생각하면 자식농사를 다 지은 것처럼 뿌듯하다. 그러나 요즘 들어 부쩍 네 식구의 생계와 함께 자신의 미래에 대해 걱정이 앞선다. 더구나 40대 선배들이 하릴없이 직장에서 쫓겨나고, 50대도 안 돼 떠밀리듯 퇴직하는 것을 보면 이제부터라도 인생 전반에 걸쳐 자금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도 든다.우선 정대리의 재산 상태를 살펴보자. 그와 아내는 함께 매달 세금을 떼고 500만원을 수령한다. 부동산은 7,000만원 전세가 전부, 그는 앞으로 1억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하기 위해 주택청약적금에 가입했다. 매달 200만원씩 들어가는 세금우대적금은 3월이면 만기가 돌아와 2,400만원을 손에 쥘 수 있다. 또 정대리는 지난해부터 월 20만원짜리 연금보험을 들었고, 아내와 함께 암보험에도 가입했다.종신보험 가입 재해위험 줄여그의 재무상태를 진단한 결과, 가계수지는 건전하지만 자산운용 효율성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선 그는 월 소득 500만원에서 342만원을 저축하고, 생활비 150만원과 보험료 8만원 등 158만원을 사용한다. 이는 비슷한 여건을 갖고 있는 다른 가정과 비교해 흑자규모(168만원, 흑자율 28%)가 높은 편이다.정대리는 검소한 생활로 흑자를 내고 있지만,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하지는 못하고 있다. 연간 수익률은 4.34%에 불과하다. 지금 투자로는 물가상승률을 따라가기도 벅차다. 자녀 교육비, 결혼자금, 주택마련 계획을 차질 없이 해내려면 좀더 공격적인 투자전략이 필요하다.그의 일차 목표는 2005년 시가 1억원짜리 주택을 마련하는 것. 그리고 중·장기적으로 자녀 양육비와 노후생활을 대비한 자금을 준비해야 한다. 이를 위해 그가 신경쓸 부분은 재해에 관한 리스크 관리다. 현재 정대리와 부인은 암보험에만 가입돼 있는데, 이를 종신보험으로 전환해야 한다. 종신보험료는 30만원 정도. 현재 투자하고 있는 주택청약부금과 연금은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다음엔 3월 만기가 돌아오는 세금우대적금(2,500만원)을 비과세와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비과세 장기증권투자신탁상품’에 재투자해야 한다.적금 만기 후 정대리는 매달 280만원의 여유자금을 운용해야 한다. 이 중 90만원은 비과세와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장기주택마련저축에 맡겨둔다. 그리고 90만원은 국내 주식형 금융상품에 투자한다. 나머지 100만원 중 75만원은 채권 개방형 뮤추얼펀드에 투자하고, 25만원은 MMF에 넣어 유동성을 확보한다.주식형 금융상품과 뮤추얼펀드에 투자할 때 주의할 점은 시장 동향에 관계없이 매달 꾸준히 적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통해 매입단가를 낮춰 결국에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서다.정대리의 인생목표를 보면 해마다 해외여행 경비로 200만원, 2003년 어머니 환갑잔치 비용 200만원, 2005년 1억원짜리 주택마련, 2015년 시가 3억원짜리 투자용 부동산 매입, 그리고 2020년 주택수리비 1,000만원 등이다. 이같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정대리는 55세까지 10∼12%의 수익률을 유지해야 한다. 그후 60세부터는 보수적인 투자패턴으로 바꾸고, 목표수익률을 7∼8%로 낮춰야 한다.전문가들의 설계에 따라 차질 없이 투자에 성공한다면, 그의 자산 흐름은 앞으로 이렇게 될 것이다. 정대리가 34세가 되는 2005년 금융자산은 2억 1,500만원, 이 중 지출 이벤트 비용을 빼면 1억 8,000만원이 남는다. 2015년 44세가 되는 해 그는 10억 9,100만원의 재산을 확보할 수 있고, 여기서 3억원은 투자용 부동산을 구입하는 데 쓴다.그가 은퇴하는 2026년엔 16억 8,000만원으로 자산이 불어 있고, 이 중 5,000만원을 첫째 아들의 결혼비용으로 사용한다. 둘째 결혼비용이 예상되는 2031년 다시 5,000만원을 결혼비용으로 충당한다. 본격적으로 국민연금을 받으며 노후에 접어드는 2036년, 그의 자산은 15억 4,000만원이 된다. 이를 목표수익률 7∼8%대로 운용하면 죽을 때까지 아내와 함께 편안한 생활을 누릴 수 있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