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무대는 선수들의 경연장이기도 하지만 기업들의 기량을 맘껏 뽐낼 수 있는 비즈니스 대회장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유니폼, 그라운드 주변의 광고판, 심지어 기록계측기까지 기업들의 로고와 광고로 가득 차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스포츠 이벤트는 기업의 이미지와 상품을 손쉬우면서도 단숨에 전세계에 알릴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자리잡았다. 특히 올림픽과 월드컵과 같은 국제 이벤트를 통한 마케팅은 방송망을 통해 전세계에 전송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또 구매층과 바로 시청자를 연결할 수 있는 장점 때문에 각 기업들은 몇백억 원의 큰 돈을 내고 명칭 사용권을 획득하고 몇백 명의 인력을 스포츠 마케팅에 투입하고 있다.대표적인 기업이 아디다스. 아디다스는 월드컵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다. 아디다스는 월드컵을 발판 삼아 세계기업으로 도약했고 월드컵은 아디다스를 통해 기업 스폰서십을 키웠다. 사실 아디다스는. 독일내 가내 수공업 수준에 머물었지만 월드컵을 통해 자사 로고인 삼선을 세계에 알리기 시작했다. 월드컵 운영 주체인 FIFA(국제축구연맹)와의 끈끈한 관계는 ‘러브스토리’로 인식될 정도로 반세기 가까이 지속되고 있다.미주 대륙에서 아성을 구축하고 있는 나이키조차 월드컵 대회에서는 맥을 못추고 있다.이른바 FIFA 2002년 월드컵 공식 파트너(Official Partner)로 불리는 기업들. 아디다스·필립스(유럽), 버드와이저·코카콜라, 마스터카드·맥도널드·질레트·어바이어·야후(미국), JVC·도시바·후지제록스·후지필름·NTT(일본), 현대자동차·KT(한국). 모두4개 지역 16개 기업이다. 월드컵 이름 만큼 다국적기업이 모여 있다.이들 4개 지역 기업들은 FIFA에 엄청한 돈을 쏟아부으며 월드컵 마케팅에 뛰어든다. 각 기업들의 기부금액은 비밀. 각 기업들은 기부금액을 발표하지 않는다. 다만 어림짐작으로 공식 파트너라는 타이틀을 확보한 한 16개 기업이 FIFA에만 건네 준 돈은 약 4억달러(한화 5,200억원)로 알려져 있다.일례로 FIFA와 스폰서 계약을 체결한 현대자동차는 3,000만달러(390억원)의 권리금과 함께 행사 차량 2,000대를 공짜로 빌려주기로 했다.업종별로 1개기업선정경기장 주변은 공식 파트너의 로고과 제품으로 가득 차게 된다. 그라운드 주변의 광고판, 경기장내 판매음료, 기념품, 의전용 자동차, 팩스, 컴퓨터, 심지어 면도기까지 공식 파트너의 제품만으로 채워진다.이는 기업이 돈을 쓰는 만큼 FIFA는 그에 상응하는 권리를 부여한다는 스폰서십 원칙 때문이다. FIFA의 공식 파트너는 철저한 독점의 논리가 적용된다.업종별로 1개 기업만 계약을 하며, 스폰서에게는 엠블럼 마스코트를 사용할 권리와 함께 경기장마다 2개의 광고판(A보드)을 제공한다. 경쟁업체가 무임승차할 수 없는 것은 물론이다.마케팅도 하기 나름그러나 월드컵 출전국 선수들이 착용하는 유니폼이나 장비는 FIFA의 계약과 관계없이 인정하고 있다. 따라서 FIFA와 스폰서십을 얻지 못하더라도 월드컵을 이용한 마케팅을 구사할 수 있다.아디다스와 용호상박 지세를 이루고 있는 나이키가 그 주인공. 나이키는 국가대표 유니폼을 공급하며 한국선수들을 응원한다.태극마크 옆에 나이키를 부착함으로써 로고를 노출한다. 이쯤 되면 굳이 FIFA에 엄청한 자금을 주지 않아도 된다. 나이키는 브라질 대표팀도 지원한다.또 월드컵 개막일에 맞춰 어린이 축구 놀이공원시설인 ‘나이키 파크’를 오픈한다. 나이키는 지난 98프랑스월드컵 때도 파리에 700㎡에 이르는 나이키 파크를 조성해 재미를 봤다. 이른바 ‘매복 마케팅(Ambush Marketing)’. 월드컵이라는 타이틀을 사용 못하지만 개별 선수를 지원함으로써 월드컵 열기에 편승하는 것이다.스폰서효과 어느정도 되나공식 스폰서의 혜택은 막대하다. 대회 마스코트와 로고 등을 배타적으로 사용할 수 있고 그라운드 주변에 A보드 광고판 2~3면을 세울 권리를 갖는다. 몇백억 원의 후원금을 내야 하지만 이는 광고효과로 충분히 보상받고 남는다는 것이 업체들의 설명이다.430억명의 시청자들에게 기업을 노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유·무형의 월드컵 스폰서십 효과를 금액만으로 표현한다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기업당 1,000억원~1조 6,000억원으로 업계는 추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