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거래의 종류에는 헤지거래와 차익거래와 투기거래가 있음을 이미 설명했다. 헤지거래와 차익거래의 개념에 대해서는 살펴봤고, 이제 투기거래 하나만 남았다.헤지거래와 차익거래는 어쩐지 먼 나라 이야기 같지만 투기거래는 너무나도 가까운 것만 같은 느낌이 든다. 투기거래(Speculation)는 상품이나 유가증권의 시세변동에서 발생하는 차익의 획득을 목적으로 하는 거래행위를 말한다. 이에 따르면 ‘보통사람’들의 주식투자도 투기가 되는 것이다. 다음을 보자.투기의 대응용어로서의 투자는 반대급부로서의 과실을 얻는 것을 주목적으로 하는 점에서 구별되는데, 현실적으로 투기와 투자의 구별은 극히 곤란하다. (중략) 물품 그 자체의 매수·매도에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필연적 또는 우연하게 발생하는 시가의 변동을 예상하고 매매를 성립시켜 그 결과로서의 차익(또는 차손)을 얻는 점에 특색이 있다.(야후경제용어사전)도대체 무슨 말인가? 투자와 투기는 다르다는 말 같긴 한데… 투자는 반대급부로서의 과실을 얻는다고?과실(법정용어)원물에서 생기는 이익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 곡물, 양모 등 천연과실과 이자, 집세, 땅세 등 법정과실이 있음.(야후 국어사전)그러니까 집세는 과실이란 말이지, 그러면 집값이 올라간 부분은 뭐야, 그게 바로 시가의 변동이군. 정리를 해보자.회사 동료가 집을 100만원에 사서 1년에 10만원씩 세를 주었다. 3년 후에 200만원에 팔았다. 얼마를 벌었을까? 집세는 1년에 10만원씩 30만원을 받았다. 집값 차액으로 100만원을 벌었다. 합계 130만원을 벌었다.그렇다면 이 사람은 투자를 한 걸까? 투기를 한 걸까?처음에 집세를 받을 목적으로, 즉 1년에 10만원을 벌려고 집을 샀다면 투자를 한 것이다. 이에 비해 집값이 오르리라고 예상하고 집을 샀다면, 즉 ‘200만원이 되면 집을 팔아야지’ 하고 집을 샀다면 투기를 한 것이다.만약 필자가 집을 샀다면 무엇이 목적이었을까? 당연히 두 가지 다 목적이다. 세상에 값이 떨어질 거라고 생각하고 집을 사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그리고 집세야 받는거고.선물시장에서의 투기거래는 투자 대상에서의 과실이 존재하지 않는다. 즉 현물시장 동향과 관계없이, 선물가격의 변동만을 가지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이다. 헤지거래와 차익거래가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매매하는 반면에 투기거래는 오로지 선물만을 매매하는 것이다.투기에는 ‘원칙’이 필요선물시장 이야기는 여기서 접고 잠시 곁가지로 빠져보자(요즘엔 횟집에서도 탕수육이 나온다…).오랜만에 친구와 저녁을 먹었다. 기분 좋게 얻어먹다 보니까 최근에 부동산 투자를 해서 돈을 벌었다는 자랑 일색이다. 곰곰이 생각을 거듭하다가 은행에서 대출을 받았다.며칠 동안 신문과 잡지를 뒤지고 또 부동산에 일가견이 있다는 지인들을 찾아다닌 끝에 곧 개발이 된다는 곳의 땅을 샀다. 이제 나는 마음 편히 잠들 수 있게 됐다. 조금 있으면 부자가 될 테니까.과연 이 글을 읽고 마음 편하게 웃을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아버지가 재벌이거나 자기가 지금 하는 일에서 엄청난 돈을 버는 몇 사람을 빼놓고 나면, 과연 자본주의 사회의 재테크라는 명제에서 ‘나는 자유롭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까? 있으면 있는 대로 없으면 없는 대로 돈은 더 벌고 싶은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위의 예를 보자. 특별히 설명할 것도 없이 투기이다.그럼 투기는 하지 말고 투자만 해야 될까? 하지만 불행히도 투자는 처음의 예에서처럼 수익률이 투기와는 비교가 안 될 만큼 낮다. 그럼 어떡하나?투기라도 하는 수밖에. 하지만 이왕 할 거면 잘해야 된다. 몇 가지만 지켜서 해보자. 그래도 안 되면 어쩔 수 없고….첫째, 여유자금으로 하자. 무슨 말을 하는 거야? 여유자금이라니? 그런 것이 없으니까 돈 벌려고 하는 거고, 그래서 투기를 하는 거지. 여기서 말하는 여유자금은 돈이 남아서 남에게 주어도 되는 자금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조달 비용이 들지 않는 남의 돈이 아닌 내 돈을 일컫는다. 없으면 쥐어짜야 한다. 전세 평수를 줄이든가, 반찬 가짓수를 줄이든가, 그것도 안 되면 담배를 끊든가 ….둘째, 목표수익률을 정하자. 대부분의 경우 도대체 얼마를 벌고 싶은지조차 모르고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하나하나 정해 보자. 먼저 몇 년 후에 얼마가 필요한지를 정한다.물론 그동안은 그 돈을 생활비로 쓰지 않는다는 조건이다. 그래서 여유자금으로 시작해야 하는 것이다. 자, 그것이 정해졌다면 1년에 얼마의 수익률이 돼야 목표금액을 달성할 수 있는지 계산해 보자(물론 복리로 계산해야 한다. 대신 거듭 강조하지만 중간에 돈을 빼기 시작하면 안 된다).셋째, 정해진 목표수익률이 가능한지 생각해 보자. 가능하지 않다고 여겨진다면 다시 돌아가서 여유자금을 늘리든지, 아니면 목표 연수 또는 목표금액을 조정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실제로 복리로 수익률을 계산해 보면 많은 부분에서 놀라게 될 것이다. 10년 후에 100배가 목표인 경우에 실제 목표수익율은 58.48%가 된다.)넷째, 그 수익률에 맞춰서 어떤 식으로 투기를 할 것인지 선택하자. 무엇을 대상으로 할 것인가. 직접 할 것인가, 아니면 비용을 지불하더라도 남에게 맡길 것인가, 아니면 수익률이 생각보다 낮아서 투기를 할 필요가 없이 투자를 해도 된다면(실제 거래되는 채권수익률보다도 목표수익률이 낮다면) 투자를 할 것인지까지도.다섯째, 계속해서 목표수익률을 점검하고 적절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서 다시 한 번 모든 과정을 되풀이하자.여섯째, 절대로, 결코, 자금을 늘리지는 말자. 어떤 일이 있어도 처음에 투자한 것과 이익이 남은 것으로만 계속해서 해나가자.일곱째, 그렇게 하고 실패했다면 계속해서 투기를 할 것인지 고민하자. 그러고도 방법이 없다면 다시 자금을 만들어 또 한 번 시작하자. 거듭 강조하지만 그 자금 역시 ‘여유자금’이어야만 된다.투자자문이 직업인 필자는 수많은 상담을 해봤다. 퇴직금 6억원을 다 없애고 이제 1억원밖에 없는데 하면서 한숨을 쉬시는 할아버지에서부터, 3억 4,000만원을 투자해서 4,000만원 밖에 남지 않았는데 아들이 고등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아주머니까지. 그분들과 이 글을 읽는 분들에게 하고 싶은 여덟 번째 이야기는 다음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