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파생상품의 종류와 파생상품의 거래방법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렇지만 지금까지의 글을 읽고 난 후 떠오르는 말은 이것이다.“그래서 뭐 ?” “어쩌라고….”이론적인 학문과 실용적인 학문의 차이는 아마 이런 게 아닐까. 어떤 사건이 발생했을 때 이론적인 학문이 왜 그런 일이 발생했는지, 또 그런 일이 발생할 건지 등등에 관심을 갖는다면 실용적인 학문은 그 사건을 어떻게 이용할 수 있는지 우리에게 또는 나에게 무슨 도움이 되는지 관심을 갖는다는 점 말이다(지금까지의 글이 이론적이었다는 뜻은 아니다. 실생활에 도움이 별로 안 된다는 점은 비슷했지만).그래서 이번주부터는 조금 더 실용적으로 접근해 보기로 한다. 먼저 우리나라에서 가장 거래가 활발한 주가지수선물에 대해서 알아보기로 하자.주가지수선물거래거래소가 정하는 기준과 방법에 따라 당사자가 거래시 약정한 주가지수와 만기시 실제 주가지수와의 차이에 따른 손익을 결제하기로 약정하는 거래이다(이하 생략, 야후 경제용어사전).늘 생각하는 것이지만 사전은 그 의미를 잘 모를 때 찾아보곤 한다. 하지만 사전을 찾아보았어도 여전히 오리무중일 때가 많다.주가지수선물거래에 대해 증권거래소가 정하는 기준과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정말 거래에 필요한 것은 크게 세가지로 나눌 수 있을 것 같다.첫번째는 증거금이다. 선물거래가 현물거래와 다른 점 중 하나는 당장에 양도·수도가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만기시에 이루어진다는 점이다.따라서 거래하는 당사자 중 한쪽에서 거래에 대해서 이행이 불가능한 상태, 즉 약속을 지키지 않을 가능성이 존재한다.증거금이란 그럴 때를 대비해서 거래소가 일종의 담보를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그럼 그 담보는 언제 필요할까? 먼저 거래를 시작할 때(개시증거금), 그리고 거래 중(유지증거금)에 필요할 것이다.현재 우리나라 주가지수 선물의 개시증거금율은 거래금액의 15%이고, 유지증거금율은 10%이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는 꼭 알고 넘어가야 한다.그것은 불행히도 열심히 매매를 했지만 손실이 나서 증거금이 유지 증거금 아래로 내려간 때, 즉 현재 포지션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증거금 중 5%의 손실이 발생했을 때다. 그때는 포지션을 청산하든지 아니면 증거금을 유지증거금이 아닌 개시증거금 수준으로 올려야 한다는 것이다.싫다면, 못하겠다면, 거래소가 대신 해준다. 즉 거래소는 추가적인 증거금요구(Additional Margin Call)를 하고 다음날 12시(토요일은 10시 30분)까지 증거금 증액이 없으면 강제로 포지션을 시장에서 청산한다.만약에 강제 청산을 했을 때 증거금이 부족하다면 어떻게 될까? 가슴이 아프지만 예상대로다. 붉은 색 종이가 집안 곳곳에 붙는다. (가격제한 폭이 있는 우리나라에서는 실제로 그럴 가능성은 거의 없다. 가격제한 폭이 넘어서서 거래가 되지 않는 경우를 제외하고는.)그밖에도 기본 예탁금이라는 것이 있다. 계좌개설 직후 미결제약정을 보유하지 않은 상태에서 신규의 주문을 처리하기 위해 있어야 할 최소의 금액이 과거에는 3,000만원이었으나 계속 줄어 현재는 500만원으로 돼 있다. 이것은 선물, 옵션거래를 하기 위한 최소한의 기본 금액이라 생각하면 된다.두 번째는 KOSPI 200이다. 영어와 숫자가 같이 나와서 좀 거부감이 들기는 하지만 이것이 바로 주가지수 선물의 거래 대상이다.선물을 거래하기 위해서는 그 선물가격의 기준이 되는 기초자산이 필요하다. 그래서 우리가 흔히 말하는 500이니 1,000이니 하는 KOSPI 지수 말고, 선물과 옵션거래를 위해 만들어진 지수가 바로 이것이다.이 지수는 선물가격을 형성하기 위해 한국 증권거래소에서 개발한 것으로, 기준시점은 90년 1월 3일이며 기준지수는 100이다.한국증권거래소에 상장돼 있는 전체 종목 중 관리대상을 제외하고 선정한 200개 종목으로 구성되며, 시가총액방식으로 산출된다. 뭔가 미진한 것 같지만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올 것으로 확신하고(차익거래나 헤지거래를 이야기할 때 다시 따져봐야 한다) 넘어가자.세 번째는 첫째와 둘째를 제외한 여러 가지이다. 만기일은 매 결제 월(3·6·9·12월) 두 번째 목요일이며, 거래단위는 계약으로 표시된다. 최소거래단위는 1계약이다. 계약의 거래금액은 선물지수에 가격승수 50만원을 곱한 금액이며, 호가가격 단위는 0.05포인트로 주가지수 선물 거래의 최소가격 변동폭이다.거래시간은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오전 9시에서 오후 3시 15분까지며(점심시간도 없이… 먹고 살자고 하는 일인데 점심시간조차 없이), 가격제한 폭은 전일의 종가 대비 10%이다. 실제로 하면 어렵지 않지만, 말로 하면 지겨운 부분은 대충 끝났다. 이제 정말로 선물거래를 한번 해보자.먼저 증권회사에 가서 계좌를 만든다. 그리고 증거금을 계산해 보자. 오늘 선물 가격은 91.95이지만 편의를 위해 100으로 계산한다. 100×50만원×15%= 750만원. 그렇다면 기본예탁금이 500만원이지만 1계약을 매매 하고 싶으면 750만원이 필요하다는 얘기다.이제 계좌가 만들어졌으니 매매를 해봐야지.선물가격 100에 매수 1계약, 만약 상한가까지 가면 10%니까 110.110에 다시 팔아버리면 10을 벌었는데 얼마지?(110 - 100)×50만원= 500만원. 우와, 도대체 수익률이 얼마야?반대로 하한가를 가면 (100-90)×50만원, 하지만 그대로 놔두지는 않는다. 왜? 앞서 얘기한 대로 강제 청산, 즉 마진콜 때문이다.750만원이 개시증거금이면 500만원이 유지증거금이다. 따라서 250만원의 손실이 발생하면 전화가 온다. 증거금 납부하라고. 계좌에 있는 자금을 전부 사용해 매매를 했을 경우에 반대로 선물가격이 5%(선물가격이 100인 경우에 5) 폭으로 움직이면 유지증거금에 문제가 생기게 되는 것이다.쉽게 말해서 몹시 위험하다는 말이다. 완전히 투기네. 그런데 뭐 실용적인 말을 하겠다고 하더니 선물거래를 안 할 사람에게는 뭐가 도움이 된다는 거야? 오늘은 주가지수선물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주가지수선물 그 자체는 직접 그 매매를 안 하는 사람에게는 관심의 대상이 아닐 수도 있다.하지만 주가지수선물 시장이 주식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 본다면 그렇게 생각할 것만도 아니다. 좋아, 좋아, 그렇다고 해도 주식시장조차도 관심이 전혀 없다면? 내가 관심이 없다고 해서 내 생활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필자도 정말 내가 관심이 없는 것은 내게 영향을 미치지 않기를 바란다. 하지만…) 다음번에는 이에 대해 더 얘기해 보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