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사는 일부 라인업 제품만 보유...품질은 비슷.능력 우선 고려해야
‘`너무나 다양한 디지털 TV.’이제부터는 우리집 TV가 옆집 것과 거의 유사하리라는 생각을 하면 큰 오산이다. 디지털TV 종류가 너무나 많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디지털TV 모델만 27여종에 이른다. 따라서 디지털TV를 구매한다는 게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일단 디스플레이 방식에 따라 브라운관(CRT)·프로젝션 ·플라즈마디스플레이패널(PDP)·액정표시장치(LCD) 등으로 나뉘는 등 종류부터 디지털TV에 관심있는 소비자의 기를 죽인다. 디지털TV를 각론으로 파고 들면 고화질(HD)이냐 표준화질(SD)이냐에 따라 갈라진다.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셋톱박스를 내장했는지 분리했는지에 따라 일체형과 분리형 제품으로 구분된다.우선 제조사 및 브랜드별로 디지털TV를 살펴보자. 국내에 디지털TV를 공급하는 메이커는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국내 가전 3사와 소니코리아·필립스전자·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JVC코리아 등 외국계 가전 기업들이 있다. 이들이 공급하는 디지털TV는 일반 소비자 제품이라는 점에서 각사 브랜드별로 일반인이 품질 측면에서 차이를 느끼기는 사실상 쉽지 않다. 이에 품질이 대동소이하다는 점을 감안, 사후지원 서비스 능력을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며 이에 따라 국내 가전 3사를 통해 디지털TV를 구매하는 것이 속 편하고 적절하다 할 수 있다.하지만 소니코리아를 비롯한 외국계 기업들이 올해 `‘2002 한일월드컵 특수’ 등을 겨냥해 한국에서 디지털TV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사후지원 서비스를 대폭 강화하고 있어 디지털 TV에 대해 안목이 있는 소비자라면 외산 제품 구매도 무방하다.국내 가전 3사의 경우 CRT 완전평면·프로젝션·LCD·PDP TV 등을 풀 라인업으로 보유하고 있어 소비자들에게 폭넓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것도 장점이다. 이에 비해 소니코리아는 PDP TV를 제외한 프로젝션 TV와 CRT 완전평면 TV를 공급하는 것을 비롯해 필립스전자는 PDP TV와 프로젝션 TV, CRT 완전평면 TV,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는 PDP TV와 프로젝션 TV, 샤프전자는 PDP TV와 LCD TV, 최근 디지털 TV 사업을 시작한 JVC코리아는 CRT 완전평면 TV와 프로젝션 TV를 각각 국내 공급하는 등 일부 라인업만 갖추고 있다.JVC코리아와 나쇼날파나소닉코리아는 각각 상반기 내로 PDP TV와 CRT 완전평면 TV를 추가 출시할 예정인 한편, 샤프전자는 샤프 LCD TV가 제품라인업이 다양하고 전세계적으로 최고의 시장점유율과 기술력을 갖고 있다는 강점을 앞세우고 있다.참고로 삼성전자·LG전자·대우전자 등 3사는 각각 자사 디지털TV 브랜드를 파브·엑스캔버스·써머스로판매하고 있다.메이커별 제품에 이어 디지털TV의 가격대 분포도를 보면 최저 100만원대(29인치 CRT 완전평면 TV, SD급 분리형)부터 1,790만원(60인치 PDP TV, HD급 분리형)까지 다양하다.특히 디지털TV 가격은 올해 2월부터 국내 가전 3사가 디지털TV의 수요 진작 및 정보통신부의 디지털TV 보급 확대 정책 등에 따라 잇따라 내리고 있어 앞으로 추이를 계속 살펴볼 필요가 있다.다음 디지털TV 가격은 LG전자의 디지털 TV 가격을 기준으로 한 것이며, 제조사가 권장하는 소비자가(오픈 프라이스)이기 때문에 실제 구매가 이뤄지는 유통점마다 약간씩 가격 차이가 날 수 있다.CRT 완전평면 TV의 경우 100만원대(29인치)부터 300만원까지(32인치 HD 일체형)가 있다. 33인치 TV의 경우 SD급 분리형으로 32인치보다 사양이 낮아 50만원 싼 250만원 가량에 판매되고 있다.프로젝션 TV의 경우 300만원대(43인치)부터 670만원(64인치)까지 있다. 특히 64인치의 경우 최근까지 1,100만원대에 판매돼 가격이 대폭 인하됐음을 알 수 있다.고소득자 및 전문직 종사자가 주로 구매하는 PDP TV의 경우 최저 670만원대(40인치)부터 1,790만원(60인치)까지의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또 가족이 함께 보기보다는 PC처럼 개인용 TV에 적합한 LCD TV의 경우 100만원부터(15인치) 250만원(20인치)까지 가격이다. LCD TV 상용제품은 아직까지 인치 수가 작다는 한계가 있다.한편 HD TV만을 볼 때 최저 300만원대(32인치 일체형 CRT 완전평면)부터 1,790만원(60인치 HD급 분리형 PDP TV)까지 가격대가 형성돼 있다.사이즈별로 디지털TV를 보면 20·30인치대는 완전평면 TV, 40인치 이상은 프로젝션 TV와 PDP TV를 들 수 있다. 국내 최대 크기의 TV는 LG전자가 내놓은 64인치 프로젝션 TV이며 PDP TV로는 세계 최대 크기인 63인치의 삼성전자 PDP TV가 볼 만하다.현재 최대 TV 크기인 64인치 프로젝션 TV 이상의 대화면을 원하는 소비자라면 프로젝터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 최근 들어 이 수요를 노린 홈시어터용 프로젝터가 많이 나오고 있다. 이 제품은 최대 300인치까지의 대화면 영상을 볼 수 있게 한다. 홈시어터용으로 나온 최저가 프로젝터는 현재 200만원대이며 일부 업체들이 100만원대 제품을 준비 중이다. 프로젝터 사용법은 디지털 TV와 연결하면 되고 스크린이 따로 필요하다.이어 기능별로 디지털TV를 살펴보자. 보급형 29인치 디지털TV의 경우 시중에서 70만원대에도 판매되고 있으나 디지털 방송 환경에 필요한 몇가지 단자(DVD 단자 등)를 제공하지 않는 등 나름대로의 싼 이유가 있다. 따라서 최소의 디지털 방송 환경을 지원한다면 100만원대 이상이라 생각해야 한다.셋톱박스 내장 유무도 봐야 한다. 셋톱박스는 디지털 방송 수신을 가능케 하는 디지털TV 주변기기로 생김새는 VCR과 유사하다. 셋톱박스를 내장하면 디지털TV의 가격이 높아진다. 당장 디지털 방송을 볼 필요가 없을 경우 셋톱박스 지원 유무만 살피고 나중에 구입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HD 방송을 지원하는 셋톱박스의 경우 시중에서 90만~130만원에 살 수 있다.HD 화질을 지원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디지털TV는 아날로그TV보다 화질을 5배 높인 HD TV와 2배쯤 높인 SD TV로 구분할 수 있다. SBS 지상파 방송사들은 HD 방송을 제공하며, 디지털 위성방송사업자인 한국디지털위성방송은 SD 방송을 제공한다(향후 HD 서비스 계획).디지털TV를 구입할 때 또 살펴봐야 하는 게 극장 같은 음향·영상효과를 제공하는 `‘디지털 안방극장(홈시어터)’ 지원 유무다. 이는 DVD 단자를 제공하는지 보면 된다. 특히 비월주사(인터레이스)가 아닌 순차주사(프로그레시브) 방식을 지원하면 화면 떨림이 적어지며 화질이 좀더 생생해진다.이밖에 PC 입력 단자를 제공하면 PC의 화면을 디지털 TV 화면을 통해 바로 볼 수 있는 등 편리함이 있다.디지털TV는 앞으로 PC 기능을 겸한 첨단 디지털 기기로 발전할 전망이다. 이를테면 디지털TV가 가정 안팍의 모든 기기를 제어하는 `‘홈 서버’의 역할을 할 날이 머지 않았다. 지금까지 디지털TV는 HD·SD라는 키워드를 주제로 영상 개선 측면에서 주로 논의돼왔으나 올해부터 데이터 방송을 제공하는 등 변모된 모습을 보일 것이다. 앞으로 내 TV가 옆집 TV와 다르다고 불평하면 그건 썰렁한 농담이 될 수 있다. 논리의 비약 같지만 새로운 `‘디지털 격차(디바이드)’도 예상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