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직장인 가벼운 술모임 확산...다양한 고객 흡수,맞춤 서비스 제공해야

"요즘 잘 되는 생맥주 전문점은 가족 단위 고객이 많고 분위기가 밝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예전처럼 어두컴컴한 술집 이미지로는 고객의 발길을 끌 수 없어요.”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생맥주 전문점 ‘하이오비’를 운영하는 이보석 사장(56)의 말이다. 맥주를 즐기는 여성층이 많아지고 부부, 직장 동료끼리 가볍게 한잔 즐기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는 만큼 그에 걸맞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것. 과거처럼 어둠침침한 밀실 같은 분위기라면 실패하기 십상이라는 얘기다.이사장은 다양한 사업 경험을 가진 ‘프로 장사꾼’이다. 생맥주 전문점을 개업하기 전에는 갈비집과 프랜차이즈 주점을 각 2년씩 운영했다. 예전에는 판매업, 도소매업 등을 다양하게 섭렵하기도 했다.“갈비집을 운영할 때는 주방장을 비롯한 종업원 관리가 무척 힘들었습니다. 하루종일 식당 일에 매달려야 한다는 것도 부담이었지요. 그래서 저녁 때 집중적으로 일하는 저가형 주점을 시작했는데, 칸막이식 인테리어에 별 특징 없는 메뉴가 문제더군요. 고심 끝에 깔끔하고 밝은 컨셉의 생맥주 전문점으로 바꾼 겁니다.”이사장은 지금껏 시도했던 어떤 사업 아이템보다 지금의 생맥주 전문점이 만족스럽다고 말한다. 가장 큰 이유는 고객층이 다양하다는 것.단독주택과 아파트를 배후에 둔 음식점 거리에 위치해 다양한 연령대의 고객을 단골로 확보하고 있다. 어린 자녀를 동반한 가족들의 외식, 동네 주부들의 계모임, 인근 직장인들의 퇴근길 모임 등 회식 장소로 쓰임새가 많다. 지난 설날 연휴에는 오랜만에 만난 가족 친지들끼리 생맥주를 즐기느라 늦은 밤까지 자리가 꽉 찰 정도였다고 한다.테이블따라 조명밝기 차별화이사장은 다양한 고객층에 맞춰 서비스나 메뉴도 세분화하고 있다. 인기 메뉴인 프라이드 치킨의 경우 본사에서 설정한 기본 메뉴에는 없지만 가족단위 고객을 위해 특화한 것이다. 또 테이블에 따라 조명등 밝기를 차별화해 고객들의 취향을 배려했다.“국내에도 선진국형 음주문화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많이 마시지 않고 가볍게 즐기는 합리적인 소비자들이 많아진 거죠. 술장사의 일종이긴 하지만 자유스러우면서도 깨끗한 이미지로 관리하면 품격있는 창업 아이템으로 손색이 없다고 봅니다.”물론 새벽까지 2, 3차를 위해 찾는 손님도 상당하다. 이들에겐 편안하게 술자리를 가질 수 있도록 관심을 기울이는 게 전략. 영업 마감 시간을 새벽 4시로 정해 두었지만 5시 넘어서 끝나는 날이 더 많다. 고객 스스로 자리에서 일어날 때까지 영업을 하기 때문이다.이사장의 점포는 23평형 규모로 아담하다. 점포 임대보증금으로 4,000만원, 권리금으로 5,000만원이 들어가 총 9,000만원을 점포임대 비용으로 지출했다. 여기에 인테리어비 3,000만원과 주방설비 및 집기 비용 등을 합쳐 총 1억 4,000만원 정도가 창업비용으로 소요됐다.주택·사무실 밀집지 ‘최적지난 11월 개업한 후 하루 평균 매출은 70만원 선을 유지하고 있다. 월 매출 2,000만원 가운데 재료비 1,000만원과 월 임대료 100만원, 종업원 3명의 인건비 250만원 등을 빼면 600만원 정도가 순이익으로 남는다. 개업한 지 얼마 안 된 데다가 겨울이 생맥주시장의 비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출이 상당한 편이다.“짧은 시간 동안 단골 고객을 많이 만든 것은 ‘손님은 왕이다’라는 장사의 정도를 지키기 때문입니다. 안주 하나를 만들더라도 푸짐하고 보기 좋게 내놓고 고객들 반응이 어떤지 눈여겨 살피는 거죠. 맛있고 분위기 좋고 친절한 곳엔 언제나 손님이 넘쳐나기 마련입니다.”봄이 되면 생맥주 소비는 더 늘어날 전망이다. 이사장도 봄 이후엔 또 하나의 생맥주 전문점을 낼 계획이다. 그동안 쌓은 장사 경험에 지금의 노하우를 보태면 두려울 게 없기 때문이다.최근 음주문화의 변화상은 자동차 보급 확대와 깊은 관련이 있다. 도심 한가운데 고급 술집보다는 집 가까운 곳에서 가족, 이웃들과 정을 나누는 문화가 확산되고 있다.때문에 주택밀집지에 자리잡거나 생맥주를 가정으로 배달해 수익을 극대화하는 아이디어를 권할 만하다. 20~30대 직장인층에 타깃을 맞춘다면 대학가나 사무실 밀집지역도 좋다.생맥주 전문점은 도시의 스트레스를 풀게 하는 오아시스 같은 존재다. ‘퇴근 후 생맥주 한잔’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이 사업의 전망은 밝게 매겨진다. (02)5630-222일본 창업통신‘100엔 비즈니스’ 고속 성장최근 일본에는 ‘100엔 비즈니스’가 급성장 곡선을 긋고 있다. 요즘 일본 경제의 불황과는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다.100엔 숍이란 말 그대로 ‘진열된 상품 모두 100엔에 판매하는 가게’다. ‘100엔짜리가 설마…’ 하는 우려를 말끔히 불식시킬 만큼 100엔 숍은 다양한 제품 개발과 품질 개선, 대형화, 체인점 확대 등으로 생활 속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특히 주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다이소(大創, www.daiso-sangyo.co.jp)’라는 100엔 숍 체인이 눈길을 끈다. 다이소를 찾는 고객이 하루에 100만명에 이를 정도다. 쿄토에 살고 있는 전업주부 후쿠하마 테츠에씨(60)는 “100엔 숍에 있는 걸 아는 이상, 비싼 값을 치르고 다른 데서 사는 일은 없다”고 말할 정도다.지난해 일본의 주간지 <다이아몬드 designtimesp=22051>가 실시한 여성 대상의 ‘고객 만족도 순위’ 조사에 따르면 다이소는 도쿄디즈니랜드에 이어 2위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절약을 큰 미덕으로 삼는 45~60세의 연령층에서는 다이소에 대한 만족도가 1위를 기록했다.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은 2,020억엔. 전국 체인점은 2,000개에 이르며 생활용품, 인테리어용품, 화장품, 식품, 문구, 서적 등 무려 6만 종류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연면적 2,000평의 5층짜리 100엔 숍까지 등장해 ‘100엔 백화점’이란 칭송까지 듣고 있다.다이소는 ‘100엔 판매’라는 대명제를 지키기 위해 상품의 약 80%를 자체 개발한다. 매달 500~700 종류의 신상품을 각 매장에 내보내는 것도 인기 비결 중 하나다.100엔 비즈니스의 테마는 판매업에만 그치는 게 아니다. 최근에는 의류를 100엔에 드라이하는 ‘100엔 드라이클리닝 숍’도 등장했고 ‘99엔 생선식품점’도 주부들 사이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이밖에도 PC방, 만화가게, 옷집 등도 100엔과의 뜨거운 전쟁에 동참하고 나섰다.올해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100엔 비즈니스는 비디오 대여와 제품 판매, 거기에 가라오케 서비스를 연결시킨 ‘플래츠(www2.ocn.ne.jp/~sunflare/)’. 이곳은 원래 비디오 대여와 과자·음료 등을 100엔에 판매하는 곳이었는데 최근 가게 한쪽에 가라오케 룸을 마련해 가라오케를 30분당 100엔에 이용할 수 있게 했다. 플래츠는 이러한 인기를 반영, 올해 내에 10개점을 신규 오픈할 예정이다. 이밖에 트럭의 남은 공간에 소형 화물을 함께 실어 함께 운반함으로써 10km당 운반비용을 100엔에 실현시킨 ‘COW便’(www.cowbin.com)도 2002년의 히트예감 사업으로 부상하고 있다.100엔 비즈니스의 신화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점쳐진다. 올해는 어떤 분야에서 새로운 100엔짜리 아이템을 뽐낼지 귀추가 주목된다.김태은·트렌드재팬 대표 www.trendjap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