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D급에 고화질 디스플레이 장치 채용 여부 점검필수...100만원대 이하 제품 구입 신중해야
지난해 10월 26일 SBS가 디지털 지상파 본 방송을 시작하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디지털 방송 시대가 개막됐다.SBS에 이어 KBS와 MBC가 각각 HD급 디지털 방송에 나섰고,(아직 표준시비가 있긴 하지만) 3월이면 한국디지털위성방송(KDB)이 SD급 디지털 위성방송을 송출한다.바야흐로 통신에 이어 방송도 디지털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2002년 디지털 방송 시대의 본격 개막에 따라 그 주역은 당연히 디지털TV가 맡게 됐다. TV가 흑백·컬러TV 이후 또다시, 안방시장에 부활한 셈이다.그래서인지 요즘 디지털TV가 신문과 방송의 광고면을 요란하게 장식하고 있다.40인치 이상의 대화면에 일반TV보다 2∼5배 화질이 좋고 영화관에서나 느낄 수 있는 5.1채널 DB음향시스템에, 조금은 기다려야 하지만 쌍방향 데이터통신, T-커머스 등 각종 부가기능까지 지원하는 이 똑똑한 TV에 ‘혹’하지 않을 소비자가 어디 있을까.그러나 신혼부부나 TV로 집안 분위기를 바꿔보려는 주부들은 막상 매장에 붙어 있는 가격딱지를 보고 대부분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다. 최고 1,600만원에서 최저 300만원을 호가하는 디지털TV 가격은 일반 서민들이 선뜻 구매하기에 아직 부담스러운 수준이기 때문.디지털TV, 1∼2년 후 구입적기삼성전자, LG전자, 대우전자 등 가전 3사가 2월 1일을 기점으로 디지털TV 가격을 일제히 인하했다. 지난 98년 디지털TV가 국내에 선보인 이래 이처럼 3사의 일률적인 가격인하는 처음이다.사실, 이번 가격인하는 정부의 입김(?)이 크게 작용했다.올초 정부가 월드컵 경기에 대비해 ‘디지털TV 100만대 보급’ 계획을 발표하고 지난 1월 30일 양승택 정보통신부 장관이 삼성, LG, 대우 등 가전 3사 사장단을 직접 만나 가격인하를 권고했기 때문이다.어찌 보면 정부의 등 떠밀기에 가전 3사가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가격을 내렸다고 볼 수 있지만 어쨌든 소비자들의 부담이 예전보다 훨씬 가벼워진 게 사실이다.그러나 이번 가격인하에도 불구하고 고급사양의 대화면 HD급 디지털TV나 PDP TV는 아직 선뜻 구매에 나서기 어려운 수준이다.LG전자 DND 제품연구소 최현종 부장은 “디지털TV의 총아인 PDP TV의 경우, PDP 디스플레이 패널이 다른 패널대비 2.5배 수준에서 오는 2004년에는 1.1배까지 하락할 것”이라면서 “나머지 제품 또한 절반 가까이 가격하락이 예상된다”고 말했다.다른 관계자는 “디지털TV가 이제 출발선상에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업체들이 올해를 기점으로 신제품을 쏟아낼 것”이라면서 “아직도 높은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이는 소비자는 좀더 기다리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귀띔한다.삼성이나 LG전자는 PDP TV의 경우 2003년까지 32·37·42·50·63인치 등 풀 라인업을 갖추고 휘도(제품밝기)도 500칸데라(cd/㎡) 수준까지 끌어올려 소비자들이 선택할 수 있는 폭을 넓힌다는 계획이다.프로젝션 TV 구입시 HD급이 좋아가격이 좀 내리긴 했지만 아직은 비싼 디지털TV를 무턱대고 살 수는 없다. 우선 자기 형편에 맞는 가격대를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성능을 비교해 결정하는 것이 현명하다.그러나 무조건 싼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현재 시중에 나와 있는 100만원대 이하 제품들은 대부분 일반 TV에 디지털 신호를 수신하는 셋톱박스 입·출력 단자만 달아놓은 제품들이 대부분이어서 진정한 디지털TV라고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 중 구매의 낭패를 피하려면 한 번 살 때 제대로 구입하는 게 좋다는 얘기다.일단 구입을 결정한 소비자들은 ▲ 어떤 디스플레이 장치를 사용했는지 ▲총화소수는 얼마나 되는지 ▲ 셋톱박스는 일체형인지 분리형인지 ▲ SD급인지 HD급인지 ▲ DVD/HD 입·출력 단자는 몇 개인지 ▲ 고해상도(XGA) PC 입·출력은 가능한지 등 세부 사항을 꼼꼼히 따져봐야 나중에 후회를 안 한다.또 저전력 소비량과 3차원 입체음향, 한글·영문캡션 기능, PIP 멀티화면 구현 등도 갖추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이밖에 화면상에 나타나는 밝기의 차이에 따라 경계선 부분을 강조해 명암대비 특성을 향상시키는 DRP(Digital Reality Future) 칩의 채용 유무나 3차원 디지털 콤필터로 밝기신호를 얼마나 높이고, 디지털 안내방송(DPG) 기능이 있는지도 따져봐야 한다.요즘은 하루가 다르게 디스플레이 장치나 고화질 영상구현 기술이 발전하기 때문에 이같은 기술 추이도 눈여겨보면 좋은 제품을 고를 수 있다. 이런 구매조건을 기준으로 우선, SD급을 살지 HD급을 구입할지 결정해야 한다.디지털TV 방송은 그 선명도에 따라 SD(Standard Definition)급 일반 디지털표준화질과 HD(High Definition)급 고선명화질로 나뉘는데 SD급은 기존 아날로그 방송 대비 2∼3배, HD급은 5배 정도 고화질을 즐길 수 있다.현재 위성 디지털방송은 SD급으로, 지상파 디지털방송은 HD급으로 방송된다. 디지털TV 수상기도 이에 따라 SD급과 HD급으로 나뉘는 게 일반적이다.과거 아날로그 프로젝션TV는 280i 라인(해상도)이지만 디지털 프로젝션 TV는 SD급이 780i 라인 4 대 3 주사비율이며 HD급은 1080i 라인 16 대 9 주사비율로 SD급보다는 HD급의 화면 선명도가 더 높다.굳이 비싼 HD급을 살 필요는 없지만 눈에 띄는 화질을 즐기려는 소비자는 한번 고려해볼 만하다.용산전자상가내 유통판매상 관계자는 “예전에는 큰 화면을 위해서 화질에 상관없이 프로젝션TV를 구입했지만 디지털 프로젝션 TV가 출시되면서 화질에 대한 욕심을 낼 수 있게 됐다”며 다소 부담이 되더라도 프로젝션TV를 구입할 때는 HD급을 구매하기를 권장했다. 프로젝션 SD급과 HD급의 가격차이는 100만원 정도다.디지털TV는 또, 동영상을 구현하는 유리브라운관(CRT), 프로젝션(SCREEN), LCD, PDP 등 어떤 디스플레이 장치를 채용했느냐에 따라 제품의 크기, 가격, 화질이 크게 차이가 난다.기존 CRT TV는 29·34·36인치의 제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으며, 어느 각도에서 쳐다봐도 화질이 균등하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화면이 커지면 브라운관 때문에 가격이 기하급수적으로 비싸지기 때문에 대형화를 추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단점이다.프로젝션TV는 전자파가 거의 없고 화면을 대형화하기가 좀더 용이하며 질감이 부드러운 장점을 갖고 있다.최근에는 기존 CRT 프로젝션TV 이외에 LCD 패널과 프로젝션TV 기술을 결합한 LCD 프로젝션TV가 등장해 가격은 싸지면서 PDP에 버금가는 화면 크기에 두께가 일반 TV보다 훨씬 얇아지고 있는 추세로 시장 주류제품으로 부각될 전망이다.디지털TV의 총아라 불리는 PDP TV(일명 벽걸이형 TV)는 제품의 두께가 80mm대로 얇고 공간을 적게 차지하는 등의 장점이 있으나 42인치 HD급이 900만원대이며 전력소비량도 300∼720W급으로 아직까지는 일반 가정에서 구입하기가 부담스럽다.현재 삼성전자, LG전자 등이 일본 업체들을 제치고 세계 1위 PDP 생산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대규모 양산체제를 구축 중이다. 이에 따라, 1,000만원대를 호가하는 제품의 가격은 올 연말 또는 내년에 500만~700만원까지 떨어질 전망이며, 2004년께 활성화가 될 경우 이보다 더 싼 PDP TV도 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전문가들은 “디지털TV는 대화면을 구현해도 화면이 흐려지거나 떨림(Flicker) 현상이 없어 40인치 이상은 돼야 그 진수를 맛볼 수 있다”며 “현재 구입을 한다면 HD급 40인치 이상의 제품이 안성맞춤“이라고 설명한다.따라서 PDP TV가 수율이나 양산 체제상 아직은 산업용에 가깝고 30인치 이하는 화면이 좀 작다는 점을 감안할 때 40∼43인치 정도의 HD급 프로젝션TV가 소비자들에게 권장할 만한 제품이라는 것. 이 정도 사양이면 올해 안으로 200만원 중반대에서 300만원 초반대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이밖에 최대 300인치의 초대형 화면으로 고선명(HD) 디지털 방송을 실감나는 와이드 영상을 즐길 수 있는 프로젝터는 홈씨어터용으로 안성맞춤이다.그러나 디지털 프로젝터는 대당가격이 500만원을 호가하고 AV시스템까지 갖추려면 추가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교육용이나 마니아가 아닌 이상 형편상 구입을 피하는 것이 좋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