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 배영호 사장이 먼저 프랜차이즈사업 시작 형뒤이어 '백세주마을'로 공격경영
전통주 시장에 형제의 난(?)이 일어날 것인가. 한 아비에서 갈라져 나온 형제가 프랜차이즈 주점이라는 타이틀을 놓고 격돌할 태세다. 결투에 나선 형제는 누룩 전문가 배상면 옹의 첫째 아들과 셋째 아들. 아버지의 대를 이어 전통주 업계를 이끌고 있는 국순당의 배중호 사장과 배상면주가의 배영호 사장이 그 주인공들이다.두 형제는 그동안 전통주 보급 사업이라는 명분 아래 각자의 영역을 개척해 왔다. 국순당은 백세주라는 전통주를 가지고 대중시장에 집중해 왔고, 배상면주가는 백하주,산사춘 등 전문 약주 시장에 주력해 왔다. 하지만 전통주에 대한 일반인의 관심이 높아지고 전통주 소비가 늘어나면서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게 됐다. 두 형제는 전통주를 놓고 누가 얼마나 많은 고객을 끌어들이느냐는 비즈니스 ‘팩트’로 본격 경쟁에 선 것이다.전통주 프랜차이즈 주점은 배상면주가가 먼저 스타트를 끊었다. 배상면주가는 서울지역에 6개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고 있는 데 비해 국순당은 올해 1월 21일 1호점을 열면서 뒤늦게 출발했다. 하지만 국순당은 동생을 한순간에 따라잡을 자본과 네트워크를 갖고 있어 그리 호락호락한 상대는 아니다. 국순당은 지난해 주세를 포함해 약 1,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비해 배상면주가는 2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어 아직 매출면에서 형을 따라가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다.배상면주가는 98년 서울 강남 역삼동에 배상면주가 프랜차이즈 1호점을 열었다. 배상면주가 특수사업부 한승준 차장은 “배상면주가가 전통술 주점을 시작한 것은 우리술 보급이라는 명분에서 시작됐다”며 “내부적으로 전통술전문점 다주원이란 이름으로 처음 시작해 98년 배상면주가란 브랜드로 확대했다”고 말했다. 현재 역삼동 본점을 시작으로 삼성동, 교대, 여의도, 수원, 대전 등 6개 가맹점이 있고 조만간 광화문 파이낸스센터 지하에 7호점을 열 계획이다.실 건평이 60평 규모인 역삼동 본점의 경우 평일엔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안 될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고 배상면주가측은 밝혔다. 한차장은 “일요일 쉬고 평일 오후 8시부터 새벽 1시까지 영업하고 있는 역삼동 본점은 하루 평균 4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고 말했다.배상면주가 백하주 등 5가지 약주로 승부프랜차이즈 배상면주가에선 백하주, 활인18품 천대, 홍주, 흑미주, 산사춘 등 5가지 약주를 멸균 이전 상태인 생술을 기본으로 판다. 여기에 프로모션 차원에서 냉이주(봄), 매실주(여름), 국화주(가을), 도소주(겨울) 등 계절주와 설이나 추석 등의 명절엔 신도주라는 술도 제공하고 있다. 특히 자체 개발한 안주가 포함된 세트메뉴를 선택하면 술은 무한정 먹을 수 있는 메뉴도 만들어놓았다.7호점을 준비하고 있는 배상면주가의 프랜차이즈 가맹조건은 까다롭다. 우선 전통약주라는 주류 특성을 감안해 가맹점주의 품격이나 인성을 중요시한다. 또 일반 대중 주점이 몰려 있는 곳보다 중·상류층의 유동인구가 많은 곳을 선호하고 있다. 일단 이 조건에 맞으면 부가세 포함 가맹비 1,500만원과 월 로열티 30만원으로 배상면주가 프랜차이즈 사업을 시작할 수 있다.배상면주가는 주로 비즈니스 접대용 주점이라는 점을 마케팅 포인트로 잡고 있다. 여기에 고급화·전문화로 차별화해 최근 프랜차이즈 시장에 진입한 국순당 백세주마을을 견제하고 있다. 배상면주가는 지난해 약주 판매로 200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이보다 2배 이상 올라간 500억원을 목표하고 있다. 올 매출 가운데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약 30억원을 채운다는 계획이다.국순당 5년내 1,000개 프랜차이즈 목표전통주 사업을 동생보다 일찍 시작해 ‘백세주’라는 히트상품으로 대박을 터뜨린 국순당은 프랜차이즈 사업에선 동생의 뒤를 따르고 있는 형편이다. 92년 백세주 출시로 매년 성장해온 국순당은 주 소비층인 40~50대에서 20~30대로 소비층을 넓히기 위한 방안으로 프랜차이즈 사업을 구상했다.국순당 신규사업부 한사홍 부장은 “백세주가 시장점유율이 높고 인기가 있지만 주 소비층이 여전히 40~50대에 몰려있다”며 “전통주 대중화와 함께 시장을 넓히는 것은 타깃 연령층을 내려야 할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국순당은 백세주 프랜차이즈 사업을 위해 2000년 하반기부터 시장조사에 나서 지난해 사업부를 신설하고 올초 서울시 강남역 근처에 1호점 ‘백세주마을’을 열었다. 60석 규모의 강남점은 오후 5시부터 새벽 1시까지 영업해 하루 평균 80명의 손님이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국순당측은 밝혔다. 한차장은 “백세주마을은 전통 약주보다 저렴한 중저가에 현대식 인테리어를 갖춘 캐주얼 주점을 지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백세주마을에선 백세주, 흑주, 막걸리 등을 멸균상태 이전의 생술을 판매하고 있다. 또 흑주와 막걸리를 혼합한 ‘석양은 재를 넘고’ ‘추강에 밤이 드니’ 등 7종류의 칵테일 술도 제공하고 있다. 백세주마을은 각종 안주를 자체 개발해 제공하고 있는데 최근 백세주 성분이 가미된 ‘젤리’를 내놓아 인기를 모았다.국순당은 백세주마을 1호점의 순조로운 출발에 힘을 얻어 올 상반기 중에 직영점 6곳을 오픈할 예정이다. 그리고 직영점을 통해 프랜차이즈 사업에 대한 수익성이 나오는 시점인 하반기부턴 일반 가맹점을 모집한다는 계획이다. 국순당은 올해 안에 서울지역내 15개 백세주마을 프랜차이즈를 개설하고 점차 확대해 5년 안에 1,000의 주점을 구축한다는 목표다.백세주마을 프랜차이즈 조건은 배상면주가보단 덜 까다롭다. 본사에서도 저투자 고수익을 올릴 수 있는 생계형 주점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백세주마을은 20평 규모의 경우 점포비용을 제외하고 6,000만~7,000만원 투자하면 시작할 수 있다고 한차장은 밝혔다. 국순당은 지난해 백세주를 중심으로 962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 전체 매출 1,300억원 가운데 20억원 정도를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벌어들일 계획이다.전통주라는 주종을 놓고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맞붙은 국순당과 배상면주가. 형과 아우의 술경쟁이 프랜차이즈 시장에서 어떻게 전개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돋보기 혼합주 마케팅“섞어라 섞어” 소리 없는 아우성‘오십세주 삼십세주 천국의눈물 양산군주 산소주.’전통주를 주제로 한 혼합주들의 이름이다. 맥주에 양주를 섞는 일명 폭탄주가 맥주와 양주 소비를 부추기듯 혼합주도 전통주와 소주의 소비를 늘리는 데 큰 몫을 하고 있다.술 소비를 높이는 혼합주는 자생적인 것일까. 아니면 주류업계의 고도의 마케팅에서 나온 것일까. 주류업계는 이에 대해 자생적이라고 잘라 말한다. 국순당 신우창 연구개발팀장은 “오십세주가 백세주 판매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준 것은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마이너스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잠깐 유행했다 사라질 위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여전히 전통주 혼합술의 선구자격인 오십세주는 국순당의 매출에 상당히 기여를 한 것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백세주는 오십세주에 이어 삼십세주가 등장하면서 대표적인 혼합주로 자리잡았다.오십세주가 유행하면서 시중 주점엔 새로운 혼합주가 속속 등장해 주당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천국의 눈물’이다. 진로가 만든 ‘천국’과 ‘참이슬’을 섞은 것이다. 이에 뒤질세라 두산의 ‘산’과 ‘군주’를 섞은 양산군주라는 것도 나왔다. 이 두 혼합주는 오십세주와 다른 독특한 제조법을 갖고 있다.사실 소주를 매개로 한 혼합주 역사는 오래됐다. 소주에 콜라 또는 사이다를 섞는 것부터 시작해 멜론, 오이 등 각종 과일과 야채를 섞은 것도 유행했다. 막걸리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배상면주가는 프랜차이즈점을 운영하면서 약주와 막걸리를 섞은 칵테일을 선보였다. 이름도 ‘이화에 월백하고’ 등 예스럽게 지어 소비자의 손길을 유혹하고 있다.경남 울산지역에선 막걸리와 사이다를 섞은 ‘몇통 몇반’이라는 혼합주도 있다.예를 들어 2통 1반인 경우 막걸리 2통에 사이다 1병을 섞은 것인데 맛이 솔향이 난다고 해서 큰 인기를 끌었다. 전통주보다 비싼 폭탄주는 이미 회식의 기본 메뉴가 된 지 오래다. 폭탄주로 인한 사회적 물의가 생기고 있지만 여전히 ‘밤무대’를 장악하고 있는 주종이다. 최근엔 폭탄주에 대한 단행본도 나와 화제를 모았다.풍류와 즐김도 좋지만 폭탄주에 대한 우려도 많다. 신경정신과 의사들은 폭탄주는 짧은 시간에 많은 양의 술을 마시는 것이어서 뇌, 심장, 신경, 고환 등의 조직이 망가지고 대뇌 전두엽(뇌 앞부분)의 기능마비가 쉽게 올 수 있다고 경고한다.© 매거진한경,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