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의 지갑을 열어라 designtimesp=22033>의 저자인 토머스 J.스탠리는 “5%의 부자가 전체 부의 60%를 소유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을 향해 마케팅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말한다. 부자들을 이용하지 못하면 그건 사람은 장사꾼도 아니라는 얘기도 있지 않는가.더군다나 매출 실적을 올리는 데에는 부자들을 타깃으로 하는 것 이상의 방법은 없을 듯싶다. 부자들의 지갑을 여는 것이 쉽지는 않겠지만, 신용카드사들은 ‘묘안’이 있다고 한다. 즉 부자들의 심리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안다는 얘기다.부자들은 이유 없이도 돈을 쓴다현대카드 귀족 마케팅팀은 “부자들은 이유 없이 돈을 쓰는 사람들”이라며 “느낌으로 소비하는 이들의 심리와 욕구를 살펴야 VIP 마케팅에서 성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현대카드는 부자들의 지갑을 열기 위해 ‘은밀하고’ ‘폐쇄적인’ 귀족 클럽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현재 확보하고 있는 1만명의 VIP들을 클럽 멤버로 묶고, 이들만의 고급문화를 만든다면 분명히 누군가 이 클럽에 관심을 갖고 있는 부자들이 나타날 것으로 현대카드는 기대한다.특별히 부자들을 위해 물질적인 서비스는 준비하지 않는다. 다만 부자 클럽을 운영할 뿐이다.사실 현대카드가 노리고 있는 고객층은 부자가 되고 싶은 사람들이다. 돈은 어느 정도 벌어서 부자 소리를 듣고는 있지만, ‘피’까지 부자로 태어난 사람들은 아닌 계층. ‘피’까지 귀족이 되고 싶은 이들의 욕구와 심리를 파고든다면 현대카드는 성공했다는 소리를 들을 것이다.부자들은 자신을 알아주는 사람에게 돈을 쓴다‘몇 푼 깎는다고 해서 기뻐할 부자는 없다’는 것이 동양카드 VIP 마케팅팀의 결론이다. 그만한 돈 낭비해도 이들의 곳간은 줄지 않는다. 이들에게 중요한 것은 ‘인정’이다. 그래서 동양카드는 ‘나를 알아주는 카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골드회원들을 관리하고 있다. 할인 혜택보다는 특별 대우에 마케팅 초점을 맞춘 것도 부자들의 이런 성향 때문이다. 부자들에겐 자신을 알아주는 뭔가가 필요하다.동양카드는 골드회원들에게 고급 음식점을 소개한 가이드북을 제공하는 한편, 이 업체들을 찾아가 ‘스페셜 케어(Special Care)’를 부탁했다. 동양카드 회원이라면 주인이 뛰어나와 손님들을 환대하고, 음식 제공 틈틈이 불편한 점을 살펴달라는 것 등이다. 호텔, 골프장, 백화점 등도 마찬가지다. 부자들이 자주 가는 길목을 지키고 있다가 이들에게 양탄자를 깔아주는 식이다.부자들은 하늘에서 산다?아무리 돈이 많다고 해서 하늘에서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러나 국민카드 마케팅팀은 ‘하늘에서 살고 있는 부자들을 공략하라’고 주장한다. 국민카드의 귀족회원(플래티늄)들은 먹고 자는 것보다 비행기를 타고 해외 여행가는 것을 엄청나게 좋아한다고 나타났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카드 사용처 2위는 항공편 예약하는 곳. 이들은 설날 같은 명절에도 가족들을 데리고 해외로 향한다. 항상 ‘뜰 수 있는 자유’가 부유함의 상징인 셈이다. 이 때문에 국민카드는 귀족회원들에게 무료 항공권은 물론, 여행보험 무료 가입 그리고 해외에서 자동차를 빌릴 때에도 할인 혜택을 준다.부자들은 기다리는 것을 못 참는다국내 최대의 귀족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비씨카드는 부자들을 위한 핫라인을 개설하고 운영한다. 비씨카드 우수고객 마케팅팀은 “부자들이 가장 원하는 서비스는 그들이 찾을 때 바로 연결되고, 이들의 요청을 즉각 해결해 주는 것”이라고 말한다. 커뮤니케이션이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다. 무료 식사권 제공 같은 물질적인 서비스 따위는 사실상 중요하지 않다고 한다.비씨의 이런 분석은 대부분 카드사들도 동감하고 있는 부분이다. 동양 현대 국민 등도 VIP 전용 전화선을 두고, 이들을 따로 관리한다. 가장 유능하고 경험이 많은 여직원들에게 VIP 전용 라인을 맡기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이들 여직원들의 특징 중 하나는 ‘참는 데는 선수들’이라는 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