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시장.국제시장.부전인삼도매상가 축삼아 특수유치 '야심'

‘오이소, 보이소, 사이소.’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부산 자갈치시장 입구에 걸려 있는 현수막 문구다. 이 현수막에서 엿볼 수 있듯이 부산시는 이번 월드컵 대회가 열리는 동안 재래상권을 최대한 활용해 돈벌이에 나설 방침이다.부산은 이미 지난해 12월 1일 ‘월드컵 본선 조추첨’ 행사를 성공적으로 치러 참석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부산시는 이런 경험을 살려 월드컵이라는 행사가 스포츠 이벤트에 국한되지 않고 특수도 올릴 수 있는 ‘경제월드컵’으로 승화시킨다는 마스터플랜을 마련했다.부산시는 월드컵 기간 중 3만 2,000명 정도의 관광객이 찾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월드컵 주경기장의 입지적 조건을 최대한 활용해 이들 관광객의 지갑을 열 계획이다. 부산시의 월드컵 경기장은 특수재래상권이 인접해 있어 관광객들이 찾기 쉽다.이에 따라 부산시는 그동안 재래시장의 관광 상품화와 경쟁력 강화에 주력해 왔다.상권주변의 환경개선사업을 지속적으로 펼친 것은 물론 상가연합회의 협조를 얻어 상점의 위생상태등 청결도도 높였다. 국내외 관광객들이 좀더 손쉽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재래시장 쇼핑가이드북을 5개 국어(국어·영어·일어·중국어·러시아어)로 2만부를 제작, 이미 배부했다. 이와 함께 부산시는 외국 투자가를 초청해 투자설명회를 개최, 지역경제활성화도 도모할 계획이다.부산시가 월드컵 특수와 관련, 역점을 두고 있는 상권은 남포동 역세권과 범일동 역세권, 서면권 등 세 군데이다.남포동 역세권의 핵심은 부산 최대의 재래시장인 국제시장. 총 1,400여개의 점포가 들어서 가전, 피혁, 의류, 신발, 액세서리 등을 팔고 있다. 가격도 비교적 저렴해 최근에는 일본과 러시아 상인들이 자주 찾고 있다. 국제시장 상인들은 월드컵 기간 중 외국 관광객들이 더 많이 찾을 것으로 보고 질 좋은 상품을 다양하게 진열하는 한편, 상점 점원들을 대상으로 한 일어와 러시아어 등 외국어 회화교육도 실시하고 있다.남포동 역세권의 또 다른 핵심상권은 자갈치시장. 자갈치시장은 부산의 대표적인 명소이자 한국 최대 수산물 시장으로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시장 상인 연합회는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외국인에게 자칫 지저분해 보일 수 있는 시장의 이미지를 바꾸기 위해 쓰레기처리 등 환경미화에 신경을 쓰고 있다.범일동 역세권에는 있는 부산진시장 또한 부산시가 잔뜩 기대를 걸고 있는 곳이다. 80여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의류 도매시장으로 포목, 혼수 전문상가가 밀집돼 있다. 지하철 범일동역을 끼고 중앙도로에 위치해 교통 또한 편리하다. 이는 관광객들이 손쉽게 찾을 수 있는 이점으로 작용한다. 부산진시장 관계자는 “월드컵 기간 중 관광 투어 코스에 부산진시장이 포함돼 많은 관광객들이 찾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시장 간판도 영문과 한문을 넣어 관광객들이 찾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도록 했다”고 말했다.범일동 역세권의 전문시장인 외국인상가도 외국인 관광객들이 많이 찾을 것으로 부산시는 예상하고 있다. 외국인상가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외국인을 대상으로 옷, 신발, 가방 등을 파는 ‘부산의 이태원’이나 다름없다. 월드컵 기간 중 전통적인 상품보다는 외국인의 취향에 맞는 상품을 중점적으로 전시, 짭짤한 수익을 올릴 방침이다.서면권의 부전시장은 농수산물 위주로 90% 이상 고객이 부산시민이다. 하지만 부산시는 시장내 부전인삼도매상가를 관광객들에 집중적으로 홍보, ‘인삼마케팅’을 적극 펼칠 방침이다.부산시는 이와 함께 월드컵 특수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숙박, 교통, 외국어통역원확충 등도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부산시는 기존 숙박시설 환경을 개선하고, 589가구의 민박도 마련해 놓았다. 경기장과 관광지 주변 1,398 도로표지판을 외국어 병기로 바꾸는 한편 ‘승용차 2부제’도 실시할 방침이다. 공항, 지하철역, 관광지 등 상권으로 통하는 교통 요충지에 시내버스 안내도를 설치해 자원봉사자 2,200명을 확보해 ‘경제월드컵 첨병요원’으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문화행사‘첫 단추를 잘 끼워야 한다’는 말이 있듯이 월드컵 한국전의 첫 경기가 열리는 부산에서 한국의 승리를 염원하는 목소리가 크다. 마치 한국전 승리를 위한 응원이라도 하듯이 부산시에서는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펼친다.젊은 영화인들의 축제인 부산아시아단편영화제(BASFF)-’짧은 필름 긴 메시지’가 5월 29일∼6월 2일까지 5일 동안 부산대 인근 멀티플렉스 극장 오투시네마(금정구 부곡동)에서 개최된다.단편 경쟁 부문에 55편, 비경쟁 부문인 ‘아시아의 시선’ 50편 등 역대 최대 규모인 105편 내외의 작품이 초청되는 이 행사는 월드컵 기간과 맞물려 있어 월드컵 관광객의 시선을 끌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도 무형문화재 공연 및 민속축제와 시가지 퍼레이드, 판토마임, 퍼포먼스 등의 거리축제도 볼거리다.월드컵 기간 중 열리는 주요 행사●세계음식문화박람회=5월 17∼21일, BEXCO, 051-740-5494(리컨벤션)●한·일 조선통신사 재현=5월 29일, 용두산·대마도, 051-888-3478(문화관광축제조직위)●부산국제수산산업전=5월 28일∼6월 6일, BEXCO, 051-747-2371(BEXCO)●월드컵 플라자=5월 30일∼6월 9일, 해운대·부산역, 051-888-6963(부산광역시)●월드컵 거리축제=6월 1∼3일, 서면·광복동·온천장, 051-888-4281~4(부산광역시)●부산국제록페스티벌=6월 1∼3일, 다대포해수욕장, 051-888-3478(문화관광축제조직위)●월드컵 축구대회=6월 2·4·6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 051-500-2402~10(월드컵조직위)●한국세계범선대회=6월 8∼12일, 부산광역시 일원, 051-888-3851(부산광역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