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급업체 CJ엔터테인먼트의 주가가 이재현 제일제당 회장 등이 인수한 신주인수권부사채(BW) 때문에 74%까지 희석될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와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강성빈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회장 등이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면 회사의 발행주식수는 2,137만주, 납입자본금은 214억원이 돼 현재 발행주식수 기준으로 74%가 희석된다”고 말했다. 희석된다는 것은 물에 술을 타듯 농도가 묽어진다는 뜻이지만, 이 경우는 CJ엔터테인먼트의 주당순이익이 하락한다는 것을 의미한다.주당순이익이 하락한다면 주가 역시 하락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투자자들이 회사와 이회장을 비난하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회장은 지난 2000년 CJ엔터테인먼트가 90억원의 BW를 발행할 때, 76억원어치를 인수했다. 그가 신주인수권을 행사한다면 760만주의 CJ엔터테인먼트의 주식을 소유할 수 있는 것. 이회장이 개인 자격으로 BW를 인수했다는 것 자체가 문제될 것은 없다.그러나 그가 일반투자자들의 비난을 받는 이유는 그가 행사할 수 있는 가격(주당 1,000원)이 지나치게 헐값이라는 데 있다.예를 들면 지난 2월 CJ엔터테인먼트가 등록할 당시 공모가는 1만2,000원, 만약 그가 공모직전 신주인수권을 전량 행사했다면 그는 무려 836억원의 차익을 챙길 수 있다. 불과 2년 전 투자해놓은 76억원의 BW가 836억원을 벌어놓은 셈이다. 헐값 발행에 대해 회사측은 “당시 회사가 적자를 본 상태에서, 액면가로 신주인수권부사채를 발행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낮은 BW 행사가에 일반 투자자들 비난실제 이회장은 이미 신주인수권을 행사, 수십억원의 매각 차익을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가 관계자들과 증권업계에 따르면 이회장은 회사가 코스닥에 등록하기 전, 장외시장에서 그가 보유한 신주인수권을 일반 투자자들에게 일부 매매한 것으로 전해졌다.김태형 한양증권 연구원은 “이회장이 보유한 신주 인수권 중 160만주가 이미 장외시장에 나와 일부 투자자들이 코스닥 등록 전 매입을 했으며, 이들 투자자들의 매입금액은 2만원대인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이회장은 32억원의 이익을 챙긴 셈이다.최근 CJ엔터테인먼트의 주가 추이에는 한 가지 중요한 특징이 나타난다. 일봉차트를 보았을 때 위로 긴 선이 생긴다는 점이다. 증권가 전문가들은 “긴 선은 주가를 억누르는 세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최근 등록된 177만주의 신주인수권 행사물량이 주가 상승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177만주의 물량중 160만주는 이회장이 내놓은 물랑이다.앞으로 추가로 이회장의 보유 물량이 시장에 나올 가능성은 없냐는 질문에 회사 관계자는 “이회장이 행사해 보유할 600만주는 내년 2월까지 보호예수 돼있다”며 “주식으로 전환돼도 경영권 보호 목적으로 쓰여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