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 3대 업체에서 투자 유치...현재 CDN 서비스 시장 60%점유

인터넷 콘텐츠를 전문적으로 배달해 주는 서비스업체가 있다. 바로 씨디네트웍스(www.cdnetworks.co.kr)다. 이 회사는 지난 2000년 11월 처음 서비스를 시작해 1년도 채 안 돼 국내 CDN 서비스 시장의 60%를 점유하고 있다. 회사 설립 초기부터 한국통신을 비롯해 하나로통신, 데이콤아이엔 등에서 총 13억원의 자본을 유치했을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CDN(Contents Delivery Network)이란 인터넷상에서 데이터의 병목현상을 해소해주는 서비스. 예를 들어 컴퓨터를 이용해 영화를 보거나 게임을 할 때 화질도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중간에 자주 끊긴다.컴퓨터로 음악을 들을 때도 끊김이 일어나는 것은 마찬가지. 이런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콘텐츠를 인터넷상의 주요 지점으로 분산시키는 서비스가 바로 CDN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미국의 아카마이(Akmai)사가 가장 먼저 시작했던 것을 씨디네트웍스가 국내 환경에 맞게 개발, 도입한 것이다.서비스 시작 9개월 만에 흑자기록백영덕 마케팅팀장은 “이 서비스는 한 고객용이 아니다”라며 “낮에는 증권방송, 저녁에는 VOD(주문형 비디오) 방영과 게임을 제공하는 등 서버 한 대로 하루종일 사용 가능하다”고 덧붙였다.씨디네트웍스는 지난해 3월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안철수 연구소, 넥슨, 위즈게이트, 예스24, 매일경제TV, 천리안 등 70여곳의 고객을 확보했다. 상용서비스를 시작한 첫 달인 지난해 4월에는 70만원의 첫 매출을 올린 데 이어 그후에도 매달 매출이 2,000만원씩 증가했다. 올 1월엔 2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9개월 만에 흑자를 기록한 것이다.백팀장은 “콘텐츠 유료화로 기업들의 별도 투자와 지속적인 서비스의 질 개선이 매출 증가의 원인”이라며 “초기 자본 20억원에 지난해 20억원을 투자했고, 올해는 30억원을 투자해 더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현재 씨디네트웍스는 한국통신을 비롯한 국내의 주요 6개 인터넷접속서비스(ISP)사와 제휴해 이미 서버 200여대를 설치한 상태다. 이를 기반으로 서비스 품질 향상은 물론 가격 경쟁력에서도 앞설 수 있도록 경쟁기반을 마련했다는 것이 백팀장의 얘기다.그는 또 “지난해 성장세를 이어 올해에는 180여 고객을 유치해 매출액 63억원, 당기 순이익 20여억원을 달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국내 CDN 서비스 시장은 현재 씨디네트웍스, 웹데이터뱅크, 필라민트네트웍스 등 3개사가 이끌고 있다. 지난해 CDN 서비스의 시장 규모는 50억원 정도. 아직 초기이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증하는 수요를 보면 올해 2배 이상은 시장이 커질 것으로 업계에선 내다본다.대기업 계열사들도 잇따라 CDN 시장에 진출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한국통신(KT)은 지난해 5월 인터넷 동영상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구축하고 CDN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삼성SDS는 올 1월 이미 웹데이터뱅크와 CDN 서비스 사업을 위한 제휴를 통해 이 분야에 진출한 상태다. 삼성네트웍스 역시 지난 1월 구 유니텔에서 새출범하면서 CDN 사업을 전개하겠다고 발표했다. LG기공도 CDN 시장이 충분히 무르익었다고 판단되면 사업을 강화해 선발업체를 따라잡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이밖에 엔피아(www.enpia.net)도 현대증권, LG투자증권 등 증권사를 중심으로 CDN 서비스 사업을 추진 중이다. 씨디네트웍스, 홍콩 글로벌CDN 업체인 스피드캐스트와 제휴해 토털 CDN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나섰다.업체들마다 시장 개척도 활발하다. 최근 CDN 서비스 전문업체들이 부가기능을 강화한 신상품들을 출시하면서 그동안 온라인 게임에 편중됐던 고객층이 온라인 교육업체와 멀티미디어 스트리밍 업체 등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CDN 서비스 도입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온라인 교육업체들. 지난해 말까지 1~2곳에 불과하던 CDN 서비스 사용업체가 최근 10여 곳으로 급증했다.씨디네트웍스의 경우만 해도 동영상 전송 속도를 1Mbps로 높인 ‘네피션트 익스프레스’를 출시하면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에듀클, 1318클래스, 카딘 MBA, 이투스, 와우패스, 아이티칭 등 6개 온라인교육 업체들을 잇따라 고객으로 영입했다.웹데이터뱅크도 EBS, 정진학원, 테크빌닷컴 등에 이어 동영상 기반의 온라인 교육업체들을 공략하고 있다. 배움닷컴, 에듀키스닷컴 등에 CDN 서비스를 제공하는 필라민트네트웍스 역시 온라인 교육업체 쪽에 주력하고 있다.이는 기존의 300Kbps에 지나지 않던 전송 속도를 1Mbps 급으로 올리고 DVD 수준의 동영상을 대형 화면에서 안정적으로 볼 수 있는 상품들을 선보이며 온라인 교육업체들의 CDN 서비스 도입을 부추기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교육업체들 역시 서버 구축과 스트리밍 서비스에 필요한 대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투자비용을 대폭 절감할 수 있는 이점이 있다.올해부터 콘텐츠 유료화가 본격화하면서 좀더 안정적인 전송속도 확보가 화두로 떠오른 것도 CDN 서비스 확산을 이끌고 있다. 또 CDN 서비스는 단순한 전송품질 개선에서 벗어나 인프라 확보, 보안 및 빌링 솔루션 등의 토털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매력이 있다. 앞으로 더욱 CDN 시장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업계에선 예상하고 있다.Interview 고사무열 사장“직원들의 팀워크, 최고입니다”“CDN 서비스는 피자 배달하는 ‘1588서비스’와 비슷해요.”고사무열 씨디네트웍스 사장(37)은 이처럼 CDN 서비스를 ‘피자’에 비유해 쉽게 설명한다. 피자라는 콘텐츠가 최상의 상태로 고객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고객과 가까운 곳에서 피자(콘텐츠)를 제공하는 ‘지점’을 두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얘기다.고사장은 비록 학부 때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업계에서는 인터넷 기술과 인프라에 관한 한 엔지니어만큼이나 전문지식이 풍부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고사장은 지난 91년 LG-EDS에 입사해 5년간 일하면서 온라인 시스템 프로그램을 만드는 기술을 습득해 본격적으로 경영학도에서 엔지니어로의 변신을 시도했다. 96년에는 데이콤으로 옮겨 사내벤처 1호인 ‘빌테크’의 멤버로 일했다. 이후 99년 한국인터넷데이터센터(KIDC)의 실무를 총괄하면서 인터넷 서비스에 대한 고객의 불평을 직접 들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이 사업을 시작했다.콘텐츠 운영을 전문적으로 하는 업체가 있으면 인터넷 이용자에게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고, 콘텐츠 제공업체에게도 비용절감효과를 줄 수 있다는 그의 생각이 적중한 것이다. 콘텐츠 제공업체가 운영시설 마련하는데 드는 구축비용을 대신해 서비스를 제공해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이 사업은 인프라 구축비가 많이 드는 사업입니다. 통신사들 가운데서 중립성도 필요하고요. 그래서 우리나라 통신업계 3대 업체인 한국통신, 하나로통신, 데이콤아이엔 등에서 공동출자를 받아야 했지요. 그 과정이 어려워 포기하고도 싶었지만 제 사업 아이템에 자신이 있었어요.”끊임없는 설득 끝에 6개월이라는 조정기간을 거쳐 결국은 공동출자를 받아냈던 것이다.고사장은 또 “설립 초기부터 이어온 초심을 계속 간직해 인터넷 이용자와 사업자 모두에게 만족을 주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전직원이 항상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며 직원들의 팀워크를 자랑하기도 했다.고사장은 “앞으로 탄탄한 수익구조를 기반으로 고객에게 최상의 서비스를 제공해 업계에서 선도적인 위치를 지킬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