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의 신종 ‘바이러스’라고 불려지는 스팸 메일이 날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지난해 초만 해도 수신 메일 수가 많을수록 디지털화에 앞선 사람으로 인정받았다. 그러나 지금은 수없이 들어오는 스팸메일로 네티즌의 분노는 극에 달하고 있다. 특히 무차별적인 성인물 광고로 아이를 둔 부모들은 경악을 금치 못하고 있다.공해성 스팸에 대한 문제 의식과 근절에 대한 필요성은 누구나 다 인정하고 있다. 그런데 특이한 것은 스팸 방지에 소극적 태도를 보일 것 같은 e메일 마케팅 업체가 적극적인 규제를 원한다는 사실이다. 반면 적극적 규제를 원할 것으로 예상됐던 행정부나 시민 단체에서는 적극적 규제를 주저하는 것 같다는 인상이다.이는 당장의 적극적 규제가 소비자와 네티즌에게 장기적 관점에서 오히려 부적절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아직 성숙되지 않은 인터넷 시장에서 새로운 사업자나 아직 성장하기 전인 업체를 보호하기 한 것으로 풀이된다.e메일 마케팅 업체가 먼저 규제에 나서지난해 10월 한국광고단체연합회와 한국인터넷마케팅협의회 주관의 2001 KNP(한국네티즌현황) 인터넷 사용자 조사 발표 자료에 따르면, 일일 평균 수신하는 광고 메일은 3∼6통이라고 응답한 이용자가 전체의 50%로 가장 많았다. 이 가운데, 이용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스팸메일은 10∼20%인 것으로 조사됐다(도표1).하지만 조사 시점이 6∼7개월 지난 최근의 각종 조사 자료들은 이를 훨씬 웃돌고 있다. 함께하는 시민 행동과 사이버커뮤니케이션즈가 올해 초 공동으로 조사한 자료에서는 일일 평균 수신하는 스팸메일이 10∼20통인 것으로 네티즌들이 응답했다. 검색서비스 업체인 네이버는 전체 메일의 약 30%가 스팸메일이라고 발표했다.2006년 스팸메일 연 1500통 상회또 미국 브라잇메일사의 ‘반스팸메일기술’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부터 올 1월까지 전체 미국내 e메일의 증가는 14%였으나 스팸메일의 증가율은 46%인 것으로 밝혀졌다.인터넷조사기관인 주피터미디어메트릭스는 지난 한 해 미국인들은 연간 약 571개의 스팸성 메시지를 받았으며, 지금 상태로 지속된다면 2006년에는 1,500여통의 스팸메일을 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이러한 스팸메일의 증가는 여러 측면에서 해석될 수 있지만 국내의 경우 지난해 9∼10월 사이 e메일추출기가 본격적인 시장을 형성한 것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특히 광고 메일의 규제를 둘러싼 ‘정보 통신망 이용 촉진 및 정보 보호에 관한 법률’의 규정이 이용자의 동의를 얻지 않은 상태에서도 1회의 발송을 허용하자, 오히려 합법적인 영역의 스팸메일이 더욱 기승을 부리게 된 것으로 보는 견해도 있다.한편, 닷컴기업을 비롯한 많은 업체들이 발송하는 e메일에 대한 반응률(개봉)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점차 낮아지더니 최근에는 평균 10%에 머무는 낮은 개봉을 보이고 있다.국내 e메일 마케팅 업체의 자료에 따르면 온라인 업체들의 뉴스레터와 수신자의 허락을 받은 사업성 정보 메일에 대한 반응률 차이는 별로 없는 상태에서 전체적인 반응률 하락을 가져온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스팸메일로 인해 정상적인 퍼미션 e메일 마케팅 시장이 크게 위협받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도표 2).자료제공·ktinternet www.ktinternet.com